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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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22화 남의 이름 다정하게 부르지 마세요
바람때문이야
제22화 남의 이름 다정하게 부르지 마세요
1979.04.23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아부지. 그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이름이지만 난 눈물이 왈칵 치솟았어. 아부지 만나면 다 집어 치우고 시골 집으로 내려가자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 지영아.
- 응?
- 니 아부지다.
- 어디. 어머?
- 맞제.

- 아부지였어. 허름한 옷차림에.

- 아저씨예.
- 으이?
- 지영씨 아부지 아니십니꼬.
- 아이 니는.
- 저 만길입니더. 저 문골살던.
- 아, 만길이.
- 맞습니더.
- 서울 와있노?
- 아 예. 마 지영이도 안왔습니꼬.
- 지영이?
- 저, 지영아. 이리 오그라.
- 아부지예.
- 니 지영이고?
- 예. 아부지.

- 와 그만 잡수시는교.
- 배부르다.
- 더 드이소.
- 많이 묵었데이.
- 마 지영이 돈 잘 법니다. 고마 맘놓고 잡수시소.
- 뭘 해서 돈을 버노.
- 뭐 장사 합니더.
- 아, 그래?
- 아주머니요. 여기 저 수육 좀 더 갖다 주소.
- 아아. 됐다. 됐다. 배부르다.
- 마 한잔 하셔야지예. 마 지도 좀 묵고요. 아주머니요. 퍼뜩 가져오소. 마 소주 한병하구요.
- 어무인 잘 있나.
- 어무이요.
- 고생들 만제?
- 어무이는 돌아가셨습니더.
- 음...
- 제작년에예.
- 죽었나. 고생만하드니.
- 아부진 뭐 하는교.
- 나. 그저 그렇지.
- 직업이 뭔교.
- 이거저거 한다.
- 고생 많겠네예.
- 마 일이 뜻대로 안되는고마. 돈 좀 모이면은 집에 갈라 했더니. 느그 어머닌 죽었고마. 느그 동생은.
- 이모집에 있습니다. 학비는 붙여주고예.
- 니가 고생이고마.
- 아부지, 집으로 돌아가입시더. 예?
- 차차 모여 살제이.
- 와예.
- 고생한김에 벌어야제.
- 아버지 행색 본께 돈벌긴 다 글렀습니다. 집으로 가입시더.
- 무슨 면목으로 이래 돌아가나.
- 자, 아저씨예. 마 지영씨 말대로 하입시더. 마 지도 그만 시골집에 내려갈 참 입니더. 마 농사 짓는게 백번 낫습니다. 마 지하고 지영씨하고 힘을 합치면 굶기야 하겠습니꼬.
- 아이, 니캉 지영이캉 그래 됐노.
- 예. 마 그래 됐습니더.
- 잘 됐고마.
- 저, 아저씨요. 아니 저 아버님요. 앞으로 마 걱정 탁 노이소. 마 지하고 지영이하고.
- 니는 좀 가만있그라. 아부지 우짤랍니꺼.
- 지영아이, 내 걱정 말고 니 계획대로 살아가그라. 아부진 일이 잘 되면은 고향으로 돌아갈낀께.
- 아, 참 그 아저씨도.
- 알았습니더. 아부지 마음대로 하이소.
- 아니, 니 뭔 말을 그래하노. 아부지 모시고 고향으로 돌아가야 안되겠나.
- 아부지 갈랍니다. 아부지 보고싶으면 또 찾아올께예.
- 아니, 지영아. 지영아.

- 니, 무정하데이. 마 아부지한테 그 무슨 태도고.
- 나 상관마.
- 니 아부지 고생 되게 하는 모양이데. 마 니가 잘 이야기를 해갖고 모시고 살아야 할거 아니겠나.
- 난 상관 말라고. 아부지가 집버리고 나간건데 고생해도 할 수 없지. 아부지 마음대로 살아가시게 모르척 해드리는게 약이야.
- 마 니는 인정도 없구마.
- 인정? 너는 인정있니?
- 과거지사 또 따질끼가.
- 그래. 과거지사니까 추근추근 따라다니지나 말란 말이야. 알겠어?
- 아이 니는 아직도 날 못 믿나. 마 그렇겠제. 과거에 내가 한 짓 생각하면 마 내가 생각 하기에도 나쁜 놈인기라. 하지만 내는 옛날의 만길이가 아니데이. 마 진실되게 이 세상 살아갈라카는게 아니겠나.
- 난 돈 벌거야. 귀찮게 굴지마.
- 웃음 팔아갖고.
- 남이야.
- 그래 돈 벌어선 마 소용이 없는기라. 마 낼 보그라. 마 그래 돈 버니까 남는게 뭐꼬. 마 이래 나가다간 내도 사기꾼밖에 될게 없는기라. 그래 마 마음을 안잡았나. 그래 내말 이해가 안되나.
- 우리 아부지 찾아줘서 고맙다. 또 봐.
- 지영아. 니 내 말 잘 생각해 보그라. 만길이, 옛날의 만길이가 아닌기라. 알겠제.

- 5번. 왜 16번 테이블에 안들어 가는거야?
- 다른 아가씨 보내줘요.
- 지명 손님이란 말이야.
- 지명이든 뭐든 난 거기 들어가기 싫어.
- 아니 얘가 갑자기 왜이래?
- 얘라니?
- 너 말 안들을거야. 정말?
- 이게 어따 삿대질이야?
- 어어?
- 아이 그만 둬. 지영아. 그깐 놈 들어가서 만나봐.
- 야, 너 왜그래?
- 말 조심해. 술집이 여기 뿐이야?
- 뭐야?
- 미스터 리.
- 넌 좀 빠져.
- 이 자식 봐라?
- 이 자식? 아니 이것들이 누굴 식어빠진 팥죽으로 아나 정말. 니들 맛 좀 보고싶어?
- 니가 날 칠래?
- 늙은게 그냥.
- 아 들어갈께.
- 관둬. 니들 당장 그만 둬.
- 들어가면 되잖아.
- 조심해 너. 나이살이나 쳐먹었다고 봐줬더니.
- 고맙다. 봐줘서.

- 취미가 묘하시네요. 이런 술집에 혼자 오는게 취미세요? 친구분도 없으신가봐. 어머 그러고보니 선생님 무척 고독해 뵈시는데요? 무슨 사연이 있으세요. 어디 좀 들려 주세요. 재밌겠는데요? 무슨 사연이죠?
- 지영이.
- 남의 이름 다정하게 부르지 마세요. 아니 난 지영이가 아니에요. 경자에요. 윤경자. 그 이름 맘에 안드세요? 아, 영숙이라고 할까요? 황영숙. 어때요? 괜찮아요?
- 내 말을 믿어줘. 늦어도 한 달 내로 해결을 할게.
- 뭘 해결을 해요?
- 아내는 날 사랑하는게 아니야. 그 여잔 자존심 때문에 날 안놔주는게야. 자존심만 충족되면 그 땐 날 버릴거라구.
- 어무나 선생님, 제가 청소차 운전기산줄 아세요? 쓰레기같은 인간이나 치우고 다니게요. 저두요. 먹고 사느라고 아주 고달퍼요.
- 좋아. 어떤 모욕이라도 달게 받겠어.
- 모욕이요? 이것도 모욕인가요? 아 선생님 참 편리하시네요. 선생님은 나같은 여자한텐 아무렇게나 하셔도 괜찮고 제가 투정을 좀 부렸다고 그건 모욕이 되나요?
- 음.
- 하하. 또 심각해 지시네요. 이번엔 한숨. 정말 그럴 듯 하시군요. 선생님, 차라리 배우가 되실걸 그랬어요. 제가 따라드리죠.
- 지영이.
- 5번이에요. 5번 미스 윤. 아니 5번 미스 홍.
- 음.
- 어머, 아이 벌써 가시려구요? 계산 하셔야지요. 계산도 하시고, 제 팁도 주시구요 보조에 차비도 주시구요. 다 외상인가요? 달아놀까요? 천장에다 굴비 달아놓듯이 달아놀까요? 아니, 차라리 날 천장에다 목을 매달아 버리시는게 날거에요. 그 꼴이 뵈기 싫으면 다신 여기 오지 마시구요. 또 한번 여기 오시면 그 땐 정말 선생님 경멸 할거에요. 평생 선생님 경멸하면서 살거라구요.
- 음.

제21화 니 아부질 찾았는기라 제23화 정말 결혼할 생각이란 말이야?


(입력일 : 200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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