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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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19화 “본서방이 왔는데 지가 가야지 어짤끼가?”
바람때문이야
제19화 “본서방이 왔는데 지가 가야지 어짤끼가?”
1979.04.19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수색 어디죠?
- 아저씨. 세워 주세요.
- 이기사. 차 세워요.

- 아니. 여긴 수색이 아니잖아요.
- 아주머니. 부탁이 하나 있어요.
- 말해 보세요.
- 저한테 하루만 기회를 주세요.
- 나한테 그냥 돌아가라는 말이죠?
- 전 뭔가 오해를 하고 있었나봐요. 전 윤선생님이...
- 이혼할 줄 알았단 얘기죠?
- 미안합니다. 아주머니.
- 아가씨. 이러면 일이 복잡해 집니다. 아직 모르겠어요? 아가씬 지금 죄를 짓고 있는 거에요. 법적으로 말이죠.
- 네.
- 그만 두죠. 그건 너무 치사하니까. 하지만...
- 부탁이에요. 아주머니. 아저씨하곤 아무 일도 없어요. 정말이에요. 전...
- 날 위로 할 필요 없어요. 그 사람 성격은 내가 잘 압니다. 우유부단하고 잔정이 많죠. 아가씨 이런 일이 한 두번 있은게 아니에요. 벌써 몇번짼줄 모릅니다. 그 때마다 내가 참았어요. 나도 참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달라요. 나도 지쳤어요.
- 저녁때 제 집에 오신다고 했어요. 제가 얘길 잘 드려볼께요.
- 허허.
- 절 믿어 주세요. 아주머니.
- 내가 불쌈하게 뵈나요?
- 전 그런 뜻이 아니라...
- 알았어요. 내리세요. 내일까지 기다리죠.
- 고맙습니다.

- 이기사.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저 아가씨 뒤 좀 밟아 봐요.

- 응. 이제 오나? 어떻게 됐을것 같애?
- 어허... 나 말이지. 나 취직했다구. 뭐 좋은 자린 아닌데 당장 아쉬운대로 일 할만 해. 그 전에 우리가 하청주던 공장이 있는데 거기 일자리가 하나 났어요. 내일부터 지영이 안 나가도 돼요.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 윤선생님. 나 한테 거짓말 시켰죠?
- 무슨 말이야?
- 아니에요?
- 지영이 한테만은 거짓말 시킨게 없는데?
- 딴 사람한테는요?
- 아니 왜 그래 도대체?
- 사모님 만났어요.
- 그 여자가 지영일 찾아왔어?
- 하지도 않은 이혼을 왜 했다고 했어요?
- 뭐라구?
- 당장 일어나서 집으로 가세요.
- 지영이!
- 듣기 싫어요. 저는요 선생님 기분에 희생당하고 싶지 않다구요.
- 그 여자가 그러던가. 이혼 한 게 아니라고.
- 듣기 싫다니까요!
- 음.
- 어서 일어나세요.
- 알았어.
- 지금 몇신데요?
- 집에 가서 해결하고 오겠다고.
- 통행금지 시간 다 됐잖아요. 내가 왜 이렇게 바보 같은지 모르겠어요. 속상해서요 눈물이 막 나올려고 그런단 말이에요.
- 미안해. 그 여자가 왜 그러는지 모르지만. 이미 끝난일이야. 다시 살긴 글렀다고. 겨우 내 진정한 생활을 찾았는데 그걸 포기해? 그렇게 못해. 설사 지영일 잃어 버려도 난 집에 돌아갈 수 없어.
- 그럴 땐 꼭 어린애 같군요.
- 그래. 난 이제 겨우 걸음마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거야. 지금까지는 헛 산거라구. 내 양심을 팔고 남한테 못 할짓하고 사랑도 없이 사랑을 팔고 그러다 결국 지영일 만난거야. 지영일 만나서 참다운 생활에 눈을 뜬거라고. 그런데 어떻게 내가 이 생활을 포기할 수 있겠어. 못해.
- 진심이에요 그 말?
- 지영이가 믿질 못해도 할 수 없어. 지영인 그 여자 앞으로 만날 필요 없어. 만나지 않아도 좋게 해 줄께. 나만 믿어.
- 선생님.
- 지영이. 내 지영이 행복하게 해 줄께. 난 여지껏 행복은 내 자신이 만드는 거라고 믿고 있었어. 하지만 이제야 깨달은 거야. 행복이란 결국 자신이 만드는게 아니야. 내가 남에게 줄 때 나 자신도 행복해 진다는... 난 이제야 겨우 그걸 깨닫게 됐어. 지영이 나만 믿어 맢으로 지영이 내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 지금도 행복해요. 내가 나쁘죠? 남의 가슴에 못치고 그 댓가로 행복을 얻으려고 하는게요. 내가 나쁘죠? 선생님 그쵸?
- 지영이...

솔잎이 생각이 났어. 솔잎이 내 딸. 난 오랜만에 장난감이랑 사 갔구 솔잎일 만나러 갔지

- 어머.
- 계속 가그라.
- 만길이.
- 이제야 겨우 잡았는기라.
- 언제부터 내 뒤를 따라왔지?
- 보그래이. 니 참말로 몹쓸 가시나구마. 여기다 숨겨 놓고 나 한텐 떼버렸다고 해?
- 무슨 말이야?
- 고아원 원장도 만나 봤는기라.
- 무슨 말이야?
- 솔잎이라고 하든가? 니가 맡겼다고 하데?
- 나쁜 자식.
- 맞제? 솔잎이가 내 딸이제? 그렇제?
- 벼락이나 맞아라.
- 드가자. 솔잎인가 꽃잎인가 얼굴이나 한 번 봐야 할 것 아닌가?
- 가! 짐승같은 놈. 가!
- 에헤. 솔잎이 갖다 줄 거 이래 망치믄 되나.
- 그 옆엔 얼씬거릴 생각도 마. 그 앤 내 딸이야.
- 참말로 니..
- 내 말 잘 들어. 또 이따위로 굴면 그 땐 죽여 버릴거야. 너.
- 하하하하하. 마 겁나게 나오네. 하하하하하.

- 너두. 지지리 복도 없다. 차라리 만길이한테 그 애 줘 버리렴.
- 언니.
- 그 자식이 그 애 키우지도 못 해. 키우지도 못 할 주제에 그런 건 목적이 딴 데 있단거야.
- 내가 어떻게 번 돈 인데. 어림없어.
- 거머리 같은 놈이다. 그 애. 섣불리 건드렸다간 큰 일 나.
- 한 번만 더 나타나서 추근대면 그 땐 나도 생각이 있어.

세상 참 기가막히더라고. 일 끝나고 와 보니까. 글쎄 만길이가 와 있는거야.

- 에게게?
- 들어오그라? 와 그래 보고만 섰나? 남의 집이가? 들어와.
- 나와!
- 에헤. 큰소리 치치 말그라. 집안사람 모두 깨우면 마 챙피한 일 아니가? 아이 그라고 섰지 말고 들어와라. 들어와서 마 우리 마 대화적으로다 일을 해결하자. 뭘 두리번 거리노? 어어어.. 마 윤상도씨? 그 아저씬 갔는기라.
- 뭐야?
- 마 아주머니가 와서 데리고 간 기라.
- 누가?
- 내가 집을 알으켜 준게 아니라 나는 그저 마 니를 만나볼라고 왔는데 마 방안에서 싸우고 있데. 마 날 보더니 윤상도씨 멀쓱해갔고 가데. 마 안그라게 됐나? 마 본서방이 왔는데 지가 가야지 어짤끼가?
- 나쁜 자식!
- 아이구야. 그 손 한 번 맵데이.
- 야 이 자식아.
- 허허 허허허허.
- 나가!
- 더 때리그래이. 마 맞으니까 시원하데이.
- 나가라니까 나가!
- 어허. 흥분하지 말그라. 앉아서 우리 차근차근 얘기해 보자. 잉?
- 뭘 더 바라고 이래? 원하는게 뭐야?
- 내는 아무것도 안 바란다. 그저 마 옛날로 돌아가자 그 말인기라. 마 내도 정신차리고 살것인게 솔잎이 데려다가 오손도손 살아보자 그 말이다.
- 자. 이거 갖구 나가.
- 아이. 뭐꼬?
- 내 저금통장. 다 가지고 가라구!
- 저금통장? 허. 허허허허허. 니 내를 돈벌레로 아나? 어이? 허허. 허허허허허.

제18화 그 사람 돌려 보내세요 제20화 선생님이 측은했어요.


(입력일 : 200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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