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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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18화 그 사람 돌려 보내세요
바람때문이야
제18화 그 사람 돌려 보내세요
1979.04.18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어유.. 어 배고픈데. 저 민선생 밥 다 안됐나?
- 잠깐만 기다리세요. 밥 다 됐어요.
- 응. 하하. 너무 배가 고파서 기절할 것 같애.
- 찬 먼저 드세요.
- 응. 어이구 이거 무슨 냄새가 이렇게 구수해?
- 된장찌게에요. 생전 처음 끓여 보는 건데 맛이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 냄새로 봐선 맛이 기가 막히겠는데?
- 그래요? 헤헤.
- 나두 반찬을 잘하는데. 옛날에 등산다닐때 밥도 해 먹고 그랬어 나도.
- 아이 상 갖구 나가세요. 남자가 부엌에서 얼쩡거리면 안 돼요.
- 내일 부턴 취사 당번을 내가 할께. 실업자 신세에 편히 앉아서 상 받기가 괴로운데.
- 좋아요. 그럼 설거진 선생님이 하세요.
- 설거지? 아이. 아이 난 설거지는 질색인데?
- 편한 것만 찾고 안되겠는데요?
- 그런가? 하하. 자 그럼.

이건 뭐 소꼽장난도 아니고 그래도 난 신이 났어.

- 아유. 이거 맛있는데.
- 너무 짜지 않아요?
- 글세 좀 짠거 같기는 한데.
- 하하. 그럴 거에요.
- 왜?
- 조미료를 친다는 걸 맛소금을 듬뿍 쳤지 뭐에요.
- 아이구 이런 그래서 짰구만.
- 어머 잘만 잡수시고서.
- 난 겨우 참고 먹었는데 그래. 하하하하.
- 아니 왜 그만 드세요?
- 나 좀 나가 봐야지.
- 별 일 없으면 그냥 집에 계세요.
- 아니야. 친구 녀석이 일자리를 알아 봐 주겠다고 했어.
- 그래요?
- 기다려 보라고. 내 좋은 소식이 있을거야.

- 어떻게 지내니?
- 깨가 쏟아지지 뭐.
- 그 여자가 찾아 와서 귀찮게 안 하니?
- 아니.
- 언제까지 여기 나올거야?
- 오늘 누가 취직자리 알아봐 준다고 했다고 나갔어.
- 얼른 그만 둬. 여자가 돈 버는 거 좋은거 아니다. 더구나...
- 윤선생님 취직해도 난 여기 나올거야.
- 뭐?
- 난 말이지 언니. 이게 좋은 직업이라곤 생각 안 해. 하지만 꼭 나쁜 직업이라고 생각진 않아. 자기 처신하기 나름아니야?
-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안 해주니가 문제지.
- 어떤 일이든 세상 사람 모두가 부러워 하고 인정하는 직업이란 없는거야. 또 세상사람들이 뭐라고 그러든 그건 상관없어. 남 때문에 사나? 사는 건 나야. 내가 사는거지.
- 그래. 윤선생이 너 여기 나가는 거 아무 말도 안 한단 말이니?
- 좋아하진 않겠지. 하지만 뭐 자기 좋은 대로만 살 순 없잖아. 난 돈 벌거야. 얼마를 벌어야 충분한 건지 그건 잘 모르지만, 내가 목적하는 만큼만 벌면 그만 둘거야.
- 윤선생이 아무 말도 없다면 그건 좀 불순한데?
- 우린. 언니. 우린 아직 깨끗해. 생활터전이 잡히기 전까지는 방도 따로 쓰고 그러기로 했다구.
- 그런게 문제가 아니야.
- 그럼 뭐가 문제야?
- 내가 남자라면 당장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내가 좋아하는 여자 술집에 나가지 못하게 할거라고.
- 술집. 술집 하지만. 술집이 그렇게 나쁜거면 언니도 그렇지 남의 집 가정부로 들어가든 공장에라도 취직을 해야지. 그러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을 그런 식으로 경멸할 건 없잖아.
- 그게 어디 자랑이니?
- 자랑은 아니야. 하지만 부끄러울건 없는 거야.

- 5번
- 네

- 야. 너 몇살이야?
- 그거 알아서 뭐하실려구요?
- 국 끓여 먹을려고 그런다.
- 아하하. 술이나 잡수세요.
- 계산이나 올리지 무슨 헛소리냐 그거야?
- 술집에 왔으니 술 마시라는데 뭐 잘못됐어요?
- 허허. 너 말 한 번 야무지게 한다. 좋아. 우선 따라. 야.
- 미스 윤이에요.
- 김이든 윤이든 야.
- 좋은 호칭 나두고 야가 뭐에요.
- 알았어. 미스 리.
- 미스 윤이요.
- 아 그래 미스 윤. 나 기분 나쁜일 있어서 혼자서 술마시러 왔는데 너 좀 사자.
- 사다니요?
- 돈 주고 사자 이거야.
- 좋죠. 얼마 주시겠어요?
- 얼마면 되겠니? 5만원? 10만원?
- 사랑 값이 그렇게 싸요?
- 비싸게 나오겠다 그거지?
- 손님.
- 손님?
- 손님 눈엔 내가 어물전에 생선으로 뵈시나요?
- 흥. 그래서?
- 어물전의 생선은 아니니까 흥정하실 생각 마시고..
- 마시고? 그만 잡수시고 집으로 돌아가시라구요.
- 나 돈있어.
- 돈주고 못 사는 것도 세상엔 있어요.
- 그게 뭐야?
- 사랑이요.
- 누가 사랑 사겠데?
- 아... 사랑 말고요?
- 그래 널 사겠다는 거야.
- 여긴 술 파는 덴데요.
- 야. 너 싱글 싱글 웃지마. 날 비웃는 거야?
- 비웃긴요. 손님이 비웃으셨겠죠.
- 내가 언제?
- 선생님은 인간을 비웃으셨잖아요.
- 너 어렵게 나온다. 너 그 따위로 나오면 팁 없어.
- 팁 받는거 이미 단념 했어요.
- 뭐야?
- 손님같은 분 한테는 안 받아요.
- 어. 너 정말 나가는 거야?
- 나가라면서요?
- 앉아.
- 못 앉아요.
- 앉으라면 앉아. 웨이터 불러서 혼내주기 전에.
- 하하 하하하.
- 웃었어 너?
- 내가 왜 자꾸 웃는지 아세요/?
- 왜?
- 그거 뺨 따귀 한 대 철썩 올려 붙이고 침 탁 뱉어주고 싶은데요. 차마 그럴순 없고 그러니 웃어야죠.
- 으응

- 아가씨.
- 어머
- 오늘은 일찍 퇴근 하시는 군요.
- 네. 좀.
- 얘기 좀 할까요?
- 지금요?
- 집까지 데려다 드리죠. 타세요.

뭐 찔끔 했지. 하지만 떨것도 없었어.

- 집이 어느 쪽이지?
- 여기서 말하세요.
-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니까요.
- 수색이요.
- 이기사. 수색쪽으로 가요.

- 아가씨.
- 네
- 그 사람. 같이 있죠? 아가씰 괴롭히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도 사람입니다. 인내하는데도 한계가 있어요.
- 전 무슨 말씀이신지.
- 아가씨. 난 아가씨가 영리하고 경우 바른 아가씨라고 믿고 있었어요. 그런데 가만보니까 아주 무모하네요.
- 저. 아주머니.
- 내 얘기 듣기만 하세요. 아가씨하고 나 하고 싸우겠다면은 할 수 없죠. 하지만 그건 무모하다 그 말이에요. 체면이고 뭐고 다 내던지고 내가 나서면 아가씨 후회할겁니다. 그러니 그 사람 돌려 보내세요.
- 그럼. 헤어지신게 아닌가요?
- 누구 마음데로요? 그 사람 이혼했다고 하던가요? 그래요. 도장을 찍긴 찍었죠. 하지만 그 서류는 아직 내가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 아직 우리는 부붑이다. 이젠 이해가 갑니까? 이기사. 좀 빨리가요. 시간이 없으니까.

제17화 윤상도씨 너무 믿지 말라구. 제19화 “본서방이 왔는데 지가 가야지...”


(입력일 : 200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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