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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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14화 말 따윈 안 믿어요. 다 거짓말이에요.
바람때문이야
제14화 말 따윈 안 믿어요. 다 거짓말이에요.
1979.04.14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어디로 갈까?
- 오늘은 가셨는 줄 알았어요.
- 왜?
- 그저요.
- 하루 종일은 못 기다릴것 같은가?
- 아니요.
- 그럼?
- 아저씨.
- 어허. 또 그 놈의 아저씨 소리.
- 좋아요. 그럼 윤선생.
- 그 호칭도 마음에 썩 안드는데.
- 나 말이죠. 할 말이 있어요.
- 말해봐요.
- 아저씨. 아니 윤선생. 나 좋아하세요?
- 물론.
-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 있어야죠. 뭐든 좋은데가 있으니까 좋아하는거 아니에요?
- 저 어디가 좋으세요?
- 지영인 내 잃어버린 모습을 닮았다고 하지 않았나.
- 그래서 날 좋아해요?
- 또 이유가 필요한가?
- 아니요. 그거면 됐어요. 어떤 이유든 날 좋아하시기만 하면 되요. 가요.
- 어디로?
- 막 달려보세요. 아무데구요.
- 좋아. 막 달려보지.

- 부산하고 똑 같네요.
- 아. 인천도 항구니까.
- 불을 키고 바다에 떠 있는 배들은 좋아요.
- 그렇구만.
- 나 있죠. 딸 애 만나고 오는 거에요.
- 딸?
- 솔잎이요.
- 그 고아원에 지영이 딸이?
- 그럼 지영이가 엄마?
- 아저씨.
- 아 윤선생.
- 윤선생님. 언젠가 윤선생님이 말씀 하셨죠. 옛날에 지영이란 여잘 좋아했었는데 윤선생님이 그 여잘 버렸다구요. 그래서 지영이란 여잔 죽었다구요. 아저씬 날 보면 그 여자가 생각나죠?
- 지금은 안 그래.
- 아니에요. 생각나실 거에요. 생각나야 하구요. 지난 일이라고 다 잊어 버리면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 되는 거에요. 생각난다고 그러세요. 고아원에 가면요. 솔잎이라는 애가 있어요. 아주 못생긴 애죠. 언제나 아프고 그래요. 그 애가 꼭 그 애 같애요.
- 아니. 무슨소리야.
- 내 애 말에요. 죽었지만.
- 그럼 솔잎인...
- 윤선생님이 절 보면 윤선생님이 버린 지영이란 여자를 생각 하듯이 난 솔잎이를 보면서 내 아이를 생각하는 거에요.
- 그런 일은 잊어버려요.
- 잊어버리라구요?

- 그만 서울로 돌아가요.
- 뭐 아직 시간은 충분해요. 자 이제부터 우리 얘길 좀 하자구.
- 우리 얘기요?
- 그래. 우리 얘기를 좀 해보자고.
- 그런것도 있어요?
- 미스 민은 아무것도 안 믿나?
- 딴건 다 믿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요. 저런 어두운 바다 불 키고 있는 배. 뱃고동. 거기에 나란히 앉아있는 선생님과 나. 이건 전부 거짓말이에요.
- 어째서?
- 이런 것들은요. 사람을 속이거든요. 윤선생님. 시동거세요.
- 지영이.
- 시동거세요.
- 오늘은 결코 보내지 않을께.
- 내일은요? 내일도 안 돌려 보낼 수 있을 거에요. 어쩜 모래도. 그렇지만 결국은 난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요. 내 집 따윈 없지만 난 돌아가야 되구요. 선생님도 물론 돌아가야 되구요.
- 내 말은 무조건 믿지 않는군.
- 말 따윈 안 믿어요. (뱃고동 소리) 저런 소리도 안 믿구요. 저건 다 거짓말이에요. 시동거세요. 힘껏 밟으세요.

- 아. 잠깐. 내가 행동으로 증거를 보이면 날 믿어주겠어?
- 뭘 믿어요?
- 내...
- 진심이요? 사랑이요? 아니면 윤선생님의 죄의식이요? 어떤거요?
- 그 모든 것을 다.
- 조심해 가세요.

그 사람은 알 수가 없었지. 사실 난 말이지. 손가락만 갖다 대도 쓰러질 것 같았거든.

- 또 뭐가 모자라서 지키고 섰어?
- 니 참말로 나쁘데이. 또 그 자식 만났나?
- 니 소원대로 그 집에서 쫒겨났잖아. 뭘 더 바래?
- 마 바라는게 뭐 있겠노. 옛날처럼..
- 옛날같은 소리하네.
- 아니. 내 계획을 들어보그라. 이래하면 안 되겠나. 나 말이다 마 취직할기다. 마 공장이나 그런데. 그래갖고 또 한 번 계획을 해 갖고...마. 안되겠나?
- 잘 해보라고 했잖아. 잘 해 봐.
- 니 고소한데이. 그 놈아 자꾸 만나면. 알제!

- 읽어봐. 이거 써 놓고 가드라.
- 누군데?
- 내가 아니?
- 서울에 나 아는 사람 없는데.
- 서른 한 둘쯤 됐겠드라. 먼 친척뻘 된다고 그러던데?
- 그래요?

아가씨. 내가 누군간 만나보면 알꺼야. 내일 열두시에 버스정거장에 있는 지희 다방에서 기다리고 있겠어요. 내가 아가시 얼굴을 아니까 나오기만 하면 됩니다.

- 누구니?
- 모르겠네.
- 혹시...
- 혹시 뭐?
- 아니다. 그만 자자.
- 누굴까?

- 실례합니다.
- 네?
- 민지영씨죠?
- 네.
- 앞에 좀 앉아도 될까요?
- 네.
- 나 모르시겠죠?
- 아. 어제 편지 적어놓고 가신...
- 네. 제가 편지로 무례를 했습니다.
- 아니에요.
- 저. 뭐 마시죠. 아가씨! 난 오렌지 쥬스 주세요.
- 전.
- 응. 오렌지 쥬스 두 잔 갖다 주세요.
- 내가 누군지 궁금하시죠?
- 네.
- 윤상도씨 아시죠?
- 네?
- 제 남편입니다. 이젠 아시겠어요?
- 사모님이시군요?
- 그렇게까지 어려워 할껀 없어요. 여기까지 와서 아가씰 만나자고 내가 먼저 청할 땐 이쪽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에요? 전적으로 아가씨 잘못만이 아닙니다. 잘못은... 네 그렇죠. 세사람 모두에게 있다고 해야 옳을 것 같군요.
- 무슨 말씀이에요?
- 난 남편관리를 잘 못한 잘못이 있구요. 제 남편은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다닌 잘못이 있구요. 그리고 아가씬 가정이 있는 남자와 필요 이상으로 친해진 잘못이 있구요. 안 그렇습니까?
- 전 전 상관이 없는 문젠데요?
- 그래요? 아. 차가 왔군요. 마시고 얘기하죠.

제13화 잃어 버린 내 순진함을 통곡하기 위해서... 제15화 그 사람하고 진짜 연애 하겠다?b>


(입력일 : 200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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