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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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13화 잃어 버린 내 순진함을 통곡하기 위해서...
바람때문이야
제13화 잃어 버린 내 순진함을 통곡하기 위해서...
1979.04.13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뭐 그렇다고 해서 만길이가 추근거린다고 내가 그 녀석을 죽여버리고 싶다던지 하는 그런 충동을 느낀 건 아니야. 그런 인간은 저 하고 싶은데로 하게 내버려두는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어? 그런데 이건 또 웬 날벼락이냐 말이지.

- 마. 실례라고 하는걸 좀 합시데이. 마 내가 누구냐. 마 모시다시피 와이샤스 빨아입고 나비 넥타이르 맺십니다. 내는 오늘부터 3번 웨이터 보조로서 새출발을 다짐한 만길이라는 사람이요.
- 어~
- 허허. 언니들요. 마 이뻐해 주시고 마 테이블에 들어가서는 차비 잊지 말고 타 주이소이.
- 하하하. 되게 웃기네.
- ...한 번 멋들어지게 한다. 만길이 너.
- 아이. 누군교?
- 누구?
- 아이구야 민자언니요. 아니 남포동 바닥에서 기어다니더니 언제 무교동 바닥으로 진출을 했노? 어잉?
- 얘들이 저 자식 조심해라. 찰거머리 같은 녀석이니까.
- 허허. 빨아먹을 피나 있나 아 삐짝 말라갔고 너무 그라지 마이소 민자언니.
- 어이구. 저것도 인간이라고.
- 마 내는 인간이 아니라 쓰레긴기라. 마 니나 나나 똑같은 쓰레기 신센기라. 언니들요 마 만길이 우습게 알다간 골탕을 좀 먹을것이요이. 그러니 마 벨 꼴리는 대로 들 해 보소. 흐흐흐.

- 아이. 묵으라. 와 안 묵노.
- 어쩔려고 그래.
- 아. 뭐를 어째.
- 쫒아다니는 이유가 뭐냐구.
- 니 건망증 심하구마.
- 뭐?
- 아이. 법적으로 알아봤다 안카나. 니는 내캉 사실상의 부부인기라. 마 알겠나? 크림빵 묵어 봐라. 맛있구마.
- 만길씨. 우리 관곈 끝난거야. 그걸 몰라?
- 흐흐. 니 맘대로 끝나나.
-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어?
- 니는 모른데이 지영아. 니는 내 맘을 모른데이.
- 뭘 몰라.
- 내가 도망치고 싶어서 도망쳤는줄 아나? 마 맴바 그 자식하고 사건이 있은기라.
- 무슨 사건?
- 니는 말을 해도 이해가 안 간다. 마 남자들에겐 남자들만이 아는 세계가 안 있나. 마 그래서 마 피치 못해 피한기라.
- 내 돈은 어떻하고?
- 돈 돈 좀 하지 말그라. 돈은 벌어서 갚아주면 안 되나.
- 필요없으니까 따라 다니지 말라카이.
- 하 하이. 답답하구마.
- 뭐라꼬?
- 내는 니를 사랑한다 안 카나. 지영아. 니 그걸 모르나?
- 사랑해?
- 내는 니를 마 한시도 잊어본적이 없데이. 마 서울와갔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아노? 내는 돈 한 푼없이 올라온 기라. 마 니 돈 벌기전에 니를 만나러 갈 수도 없는거 아니겄나? 마 별일 다 했데이. 마 목욕탕에서 남의 때도 밀어줬고. 마 이 나이에 구두통도 안 맺나.
- 그럴듯 하군.
- 참말이데. 그게 내 진심인기라. 난 결코 니를 포기한 적이 없데이.
- 그래서? 끝까지 내 뒤를 따라 다니겠다 그 말이야?
- 내 행동을 나쁘게만 생각지 말그라. 이거 마 순전히 사랑해서 나오는 행동인기라.
- 잘해 봐.
- 아 아이! 지영아! 크림빵 먹고 가그라. 아 가시내야! 크림빵!

- 뭐냐. 또.
- 실례. 실례 좀 합니데이.
- 이것 봐. 부르기 전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 술이 더 필요하지 않나 해서 왔습니다.
- 필요없어.
- 아이구야. 이 이.. 재털이가 마 수북하네에. 아이구야 이 담배를 많이 피시네에.
- 야. 너 몇 번 보조야?
- 지요? 마 3번 보좁니다.
- 3번 웨이터 좀 오라고 해.
- 와에?
- 임마! 술 맛 떨어지게 왜 자꾸 들락거려? 생쥐 새끼냐 너?
- 생귀라뇨?
- 생쥐는 기억력이 3초 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꾸만 잊어 먹고 수채구멍을 자꾸만 들락날락 거린다는 거야. 짜식이 이게.
- 아. 손님요. 마 어딜 치십니까?
- 아니 이 자식이 이거.
- 나가있어요.
- 아니 니 안 봤나? 아이 사람을 안 치나.
- 도대체 왜 그래 너?
- 아니. 너라니?
- 뭐 이런 자식이 다 있어 이거? 미친놈 아니야?
- 미쳐에? 그래 나 미쳤다 와? 아이 내가 안 미치게됐노 말이다. 내 마누라가 여기 들어와 있는데 들락날락 안 하게 생겼노말이다.
- 뭐 뭐야?
- 내 마누라가카이.
- 하하. 뭐 이런것이 있어 정말.
- 기가 막혀서.
- 지영아 나오거라.마 이런 놈한테까지 우리가 웃음을 팔 필요성이 없는기라. 마 굶어죽었으면 죽었지 마 안 된다. 나오그라.
-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 딴 데로 옮긴다고 그 녀석이 안 쫒아 다닐 것 같으니?
- 그럼 어떻게 해. 경찰에 고발을 할 수도 없고.
- 아직도 정이 남았어?
- 그런게 문제가 아니야. 만길인...
- 만길인 뭐...
- 하여간 내가 피하는 수 밖에 없잖아?
- 그 녀석 노리는게 뻔해.
- 돈?
- 널 귀찮게 하면 뭔가 나올 것 같으니까 그러는 거지.
- 줄 것도 없고 주지도 않을꺼야. 정말 연애나 해버릴까?
- 또 그 사람 얘기냐?
- 아파트도 사준대고 얼마나 좋아.
- 평생 이 짓 할꺼야? 얼른 발 끊고 시집이나 가야지.
- 시집? 하하하.
- 아니 왜 웃어?
- 농담 마 언니.

- 미스 민. 고아원 가는 길인가? 타요. 데려다 줄께.
윤상도씨. 언제나 친절했어.
- 고아원 가는 길 맞지?
- 네
- 장남감 안 사나?
- 오늘은 돈이 없어요.
- 그럼 내 사줄까?
- 아이 그럴 필요 없어요.
- 왜 일요일마다 거길 가나?
- 가고 싶어서요.
- 그런다고 뭐가 위안이 되나?
- 자선사업 하는 기분으로 거기 가는거 아니에요.
- 그럼?
- 따지지 마세요.
- 얘길 해 봐요.
- 내 죄의식 때문인지도 모르죠.
- 죄의식?
- 난 하마트면 엄마가 될 뻔 했었거든요?
- 음..
- 놀랬어요?
- 아니야. 뭐 조금은 짐작을 하고 있었지.
- 고아원에 가는 이유는요.
- 말하지 않아도 돼요.
- 대단한 비밀도 아닌데요 뭐. 거기 가는 이유는요. 잃어 버린 내 순진함을 통곡하기 위해서 가는 거라구요.
- 말이 묘하구만.
- 사는게 묘한데 말인들 묘하지 않겠어요?

- 다 왔어요. 차 세우세요. 고마워요.
- 여기서 기다리는 건 자유겠지?
- 맘대로 하세요.
- 그럼 다녀와요.

잃어버린 내 순진함. 뭐 그래. 사실 난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 온 이래 정신없이 살았어. 닥치는 대로 아무렇게나 살았다구. 하지만 정신 차려야지. 왜냐구? 난 엄마니까. 솔잎이 엄마니까.

제11화 이러시는게 귀찮게 하는 거에요. 제14화 말 따윈 안 믿어요.


(입력일 : 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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