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11화 이러시는게 귀찮게 하는 거에요.
바람때문이야
제11화 이러시는게 귀찮게 하는 거에요.
1979.04.11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일찍 나왔군.
- 친구하고 약속이 있어서요.
- 미안해. 뒤를 밟지 않겠다고 약속한걸 어겨서.
- 아무래도 상관 없어요.
- 그 술집에 들어가 볼까 했지만 지영이가 싫어할 것 같아서 그래 집을 알아두고 아침부터 기다리는 중이야.
- 그러세요?
- 어디까지 가는지 태워다 주지. 그 동안만 얘길 좀 하자구.
- 아저씨. 전 버스타고 가는게 편해요.
- 할 얘기가 있다니까.
- 전 할 얘기가 없어요.
- 귀찮게 안 할 테니까.
- 이러시는게 귀찮게 하는 거에요.
- 지영이.
- 비켜 주세요.
- 좋아. 그럼, 여기서 얘기하지.
- 빨리 해보세요.
- 난 내 아내와 헤어지기로 했어.
- 그러세요?
- 거짓말이 아니야.
-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 상관이 있고 말고.
- 아저씨. 나는요.
- 물론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건 알고있어. 또 그걸 강요할 자격도 나한텐 없지. 하지만 우리 시작을 해보자고. 난 지영이 같은 여자가 필요해.
- 아저씨가 필요하면 좋아하지 않아도 연애를 하고 그래야 하나요? 재밌는데요. 할 얘기 다 하신거에요?
- 음.
- 그럼 실례해요.

- 미친 녀석이구나. 그 녀석.
- 하긴 불쌍하긴 해.
- 뭐가 불쌍해. 자가용까지 타고 다니는 녀석이.
- 언닌 그저 세상 만사를 돈에다가 맞추려고 드는군.
- 너, 그런 녀석한테 속으면 안된다. 널 닮은 옛날 여인이 있었다느니 그 여자가 불쌍하게 죽었다느니 그게 다 삼투 수단이야. 그런 말에 속아서 나도 요꼴 요모양이 된거다.
- 언니 꼴이 어때서. 언닌 언니 자신이 그렇게 만든 거라구.
- 내말 명심해. 중년 사내들이란 다 그런거야. 자기들만이 불쌍한 것처럼 궁상을 떨고 다니지. 자기 여편네를 악처로 만들어서 너 같은 애들 동정을 살려고 든다구. 정말 불쌍한건 여자지. 에휴.
- 한숨 쉬지마 언니. 그놈의 한숨소리 몸서리 난다.
- 5번.
- 난 오늘도 공인가보다.
- 한숨이나 쉬고 앉아 있구려.
- 데려왔습니다.
- 어, 수고했데이.
- 재미 많이 보십시오.
- 오야 오야. 앉그라.
- 기가 막혀서.
- 와. 마 도둑이 재발로 들어왔단 말이지. 어제는 미안했는기라. 마 그 같이 온 친구가 사업상 머꼬 거 뭐 긴밀한 관계가 있는기라. 나 그래갖고 그래 된기라.
- 요점이 뭐야. 내 돈을 갚아 주겠다는 거야. 못 갚겠다는 거야.
- 아니 돈이 문제가? 마 돈이라 카는것은 있다가도 없는기고 없다가도 있는기고.
- 말씀 한번 잘 하시는군.
- 지영아, 내 부산에서 미안하게 됐데이. 마 내 본의가 아니제.
- 온다 간다 말 한마디 없이 저금통 깨가지고 내빼버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명보한테 날 팔아넘겨?
- 그거는 니 오핸기라. 마 명보 그자식이 내한테 바가지를 뒤집어 씌운기라. 내도 그런적 없데이. 명보 그 놈은 전달에 만나갖고 내 혼을 안내줬나. 으이?
- 좋아. 옛날 얘기는 그만해두지. 그딴 돈 안 받아도 좋아. 그렇지만 추근추근 쫓아다닐 생각이나 말어.
- 어허 지영아, 니 나하고 한 약속 잊어버렸나.
- 무슨 약속.
- 마 돈 모아갖고 결혼식 올리자 안했나.
- 정말 옛날 얘기 하시는군.
- 마 내는 한시도 그 약속 잊어 본적 없데이.
- 만길씨. 그 얼굴에 침 뱉기전에 어서 일어나서 나가시지.
- 좋다. 마 니가 내말 안 믿어줘도 좋데이. 마 내만 진심이면 되니까네. 그건 그렇고 요즘 어째 사노.
- 그걸 몰라서 물어?
- 아이고 뭐꼬. 고마 아는 어찌됐노.
- 애? 허허허.
- 웃지 말그라. 그건 내 아도 되는기라.
- 정말 나쁜 사람이군. 만길씨.
- 하하하. 마 그동안 고생좀 해갖고 요즘은 살만한기라. 미군부대에 납품을 하는데 마 이게 마 돈 방석 인기라. 아는 우쨌나. 어이? 아니 니 뗐나? 뗐고마.
- 그럼 그 꼴로 그 앨 낳아서 어떡할거야.
- 에헤. 거 몹쓸짓했네. 인간으로서 우째 그런 일을 할 수가 있나. 지영아, 니 나쁘데이.
- 기가막혀서.
- 아이 기가 막힌건 나지 우째 니가 기가 막히노. 하하 나 이거.
- 만길씨. 그거 물어보러 날 찾아 오셨어?
- 다시 시작하자 않카나.
- 꼬락서닐 보니까 내 돈 받긴 다 틀렸어. 단념 했으니까 다신 찾아오지 마.
- 니 나한테 원한이 많고만. 마 알겠다. 내가 잘못한건 한기고 하여간 난 니하고 약속한거 꼭 지킬거니까 그리 알그래이. 자 뭐 계산서 갖고 오라. 마 팁도 달라면 줄끼고.
- 물론 받아야지. 그럼 안 받을 줄 알았어?
- 하하하하하. 이쁘네. 니는 그래 화낼때가 더 이쁜기라. 하하하하하하하.

- 그 자식 또 나타났었단 말이지?
- 약속을 지키러 오셨다는군.
- 무슨 약속?
- 나하고 결혼하기로 한 약속.
- 편리한 양반이시군.
- 오히려 홀가분해. 막상 보니까 미움도 사라져 버리고.
- 너 또 그 녀석한테 끌리는거 아니냐?
- 끌려? 하하하하하.
- 정신차려.
- 그 사람 벌써 오래전에 내 마음속에서 죽어버렸어. 어머나.
- 왜 그러니?
- 아 아니야. 언니 먼저가.
- 아 왜그래?
- 글쎄 언니 먼저 가라니까.
- 만길이냐?
- 아니야. 먼저 가라니까. 곧 따라갈게 언니.
- 빨리 와.

- 아저씨. 정말 자꾸 이럴거에요?
- 난 지영이가 필요해.
- 난 아저씨가 필요하지 않다니까요.
- 날 이해해 달라고. 날.
- 정말 딱한 분이시네요.
- 내 집까지 바래다 주지.
- 싫어요.
- 오늘만은 내 말을 들어요. 자, 가자구. 타요.
- 참...
- 타라구.
- 에이 좋아요. 타죠.

- 어디로 가는거죠? 그쪽은 반대방향 이잖아요. 차 세우세요. 내려야겠어요. 안세워요? 그럼 문 열고 뛰어내릴거에요.
- 나쁜짓은 않겠어.
- 나쁜짓이요? 봐주시는군요.
- 내 얘길 들어 달라고. 난 할 얘기가 많아요.
- 아저씨. 몇 번 말씀드려야 알아 들으세요. 난 아저씨하고 할 얘기도 없구요. 아저씨 얘기 듣고 싶지도 않다구요.
- 음.
- 여기가 어디예요.
- 내려.
- 어딘데요.
- 내 친구 아파트야. 하루만 빌리기로 했어.
- 용의주도 하시네요.
- 내려. 자 내리라구.


안경진, 김영식, 유민석, 나병옥, 장광,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석.


제10화 원한 갖고 살고 싶지 않아
제13화 잃어 버린 내 순진함을...


(입력일 : 2007.05.30)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