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8화 앞으론 제발 지를 찾지 마세예.
바람때문이야
제8화 앞으론 제발 지를 찾지 마세예.
1979.04.08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미스 민, 많이 변했구만
- 변해야지에. 세월이 갔는데.
- 어엿한 숙녀가 됐어?
- 숙녀예? 놀리지 마이소.
- 놀리다니. 하하하. 영도다리 밑에 우둑허니 서있는 미스 민 뒷모습을 보면서 난 또 왠 영화배우가 촬영을 하고 있나보다 했었는데.
- 아하..아저씨 싱겁네예.
- 그렇게 되나? 하하하. 지영이.
- 네?
- 뭐 걱정되는게 있나?
- 아닙니다.
- 걱정이 있어 뵈는데.
- 아이라니깐예.
- 그럼 다행이구만.
- 그란데 무슨일로 부산에 내려오셨는겨?
- 출장.
- 회사다니십니꺼?
- 조그마한 회사하나 가지고 있지.
- 옴마야. 그라믄 아저씨 사장님이시네에?
- 사장?
- 회사를 갖고 있으면 사장님 아닙니까?
- 거 내 회사도 아닌걸.
- 그게 무슨 소린데에?
- 장인이 물려준 건데. 아 뭐 그런 얘기는 그만 하고. 미스 민 오늘도 거기 나가야 하나?
- 그래야지예. 직장인데예.
- 하루 좀 빠지면 안되나?
- 곤란합니다. 하루라도 빠지믄 명보씨가..
- 어허. 거기다가 목 맨 것도 아닌데 뭘. 그렇지?
- 지는 사정이 특수합니더.
- 왜?
- 자세한 말씀 드리기 거북합니더.
- 머 빚진거라도 있나.
- 옴마야. 아이 아저씨가 그걸 어찌 압니까?
- 내가 바로 맞췄구만. 허허.

- 이라믄 안되는데예.
- 걱정말아. 내가 낼 저녁에 미스 민 있는데 가서 명보한테 얘기를 해줄테니까.
- 거긴오지 마이소.
- 아니 왜 펄쩍뛰는거야.
- 아이 말입니더. 아저씨하고 내하곤 이래 만나면 안 됩니더. 이래 자꾸 만나면 정들어예.
- 아니. 정들면 안 되나?
- 말씀 안 드렸습니꺼? 지는예 아저씨가 남같지 않습니더. 지 아버지 같은 생각이 드는기라예.
- 아이고. 이거 야 완전히 망했구만. 하하. 난 이제 겨우 서른 여섯인데.
- 맞습니더. 우리 아버지가 서른 여섯에 집을 도망가셨습니다. 그랑께 지 머리속엔 서른 여섯살 먹은 아버지 모습만 들어 있는 기라예.
- 오... 그거 재미있는 얘기구만. 그럼 날 아버지라고 생각을 해요. 대신 내가 아버지처럼 지영일 돌봐줄테니까. 거절하면 안돼요. 알겠지?
- 에이. 곤란합니다.
- 밤바다가 보기 좋구만. 어둠속에서 출렁이는 파도가 신비롭기까지 하잖아?
- 옴마야. 아저씨 소설갑니까?
- 소설가? 하하하. 지영이.
- 아저씨 이 손...
- 내가 왜 또 부산에 내려왔는지 아나?
- 예?
- 난 지영일 만나러 온게야.
- 에이. 어데예.
- 지영이. 날 좀 도와줘. 난 죄의식 때문에 견딜수가 없어.
- 지하고 닮은 그 지영씨 때문이라예?
- 그래. 지영인 나 때문에 죽은게야. 난 출세에 눈이 어두워서...
- 아저씨. 와 자꾸 그런 말을 하는교. 자기 자신을 나쁘다고 생각하고 살면 안됩니더. 자신을 갖고 살아야지예.
- 그래서 지영일 찾아 온거야. 원하는 건 뭐든디 해줄께. 그저 날 가끔만 만나주면 돼. 나하고 서울 같이 가자구.
- 갈수 없습니더.
- 살 집도 내 마련해 주고 뭐든지 내 다해 줄께. 일주일에 한 번 아니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좋아 날 만나주기만 하면 그 밖에는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어. 그저 지영이 얼굴만 가끔 보면.
- 지는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기라예. 죄송해요 아저씨 아저씨 진심은 나도 알아예. 하지만도 죄송합니더.
- 그 이유를 말을 해봐요.
- 안 돼예.
- 말을 해 보라니까.
- 말 할 수 없어예.
- 내 진심을 잘 모르는 군. 지영이가 그 이유를 말해서 납득이 안 되면 난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게야.
- 아저씨. 아저씨가 자꾸 그러시면 지가 괴로운 깁니다.
- 그래도 할 수 없어.
- 싫어에. 앞으론 제발 지를 찾지 마세예.
- 저 지영이!

- 어?
- 있었구나?
- 민자언니?
- 난 또 어디로 냅뺏던지 아니면 약이라도 먹고 죽었나 했지.
- 아이. 그게 뭔 이야깁니까.
- 들어오라는 말도 안 하니?
- 들어오이소.
- 그것도 직장이라고 하루도 빠지지 않던 얘가 왠일이니? 어디 아팠니?
- 예 좀. 명보씨가 가보라고 해서 왔습니꺼?
- 그 녀석 반쯤 미쳐가지고 숨 넘어가는 소리를 꽥꽥 지르더라.
- 치. 빚을 다 갚고 그만 둬도 그만 둘겁니더.
- 몸은 어때?
- 괘안슴니더.
- 앤?
- 큰일 났으예. 배가 자꾸 불러와서 일도 못 나갔으예.
- 그만 둬.
- 빚은 어쩌구요?
- 빚? 무슨 빚?
- 만길씨가 떼먹고 도망친 빚 말입니더. 드럽어서 지가 다 갚아 예.
- 미치겠군 정말. 애 지영아. 너 그거 진짜로 알아 들었니? 그 명보 자식이 어떤 놈인데? 만길이가 수금한 돈 떼먹고 도망가게 내버려 둘 것 같으니?
- 그러믄요?
- 그 녀석들 수법 뻔하지. 만길이가 널 팔아먹은 거야 이 미친것아.
- 팔아묵어요?
- 돈 십만원이나 받았으면은 잘 받았겠지.
- 지는 무슨 얘긴지 잘 모르겠으예.
- 이것아. 만길이가 돈 몇 푼 받고 널 명보 자식한테 팔아 넘긴 거라구.
- 만길씨가 수금한 돈 갖고 내뺏다고 펄펄 뛰든데예?
- 저런 쑥맥들이 있으니까 그런 녀석들이 아직 세상에 남아있지.
- 아닙니더. 설마하니.
- 맘대로 해라. 난 모르겠다. 난 그만 가봐야 겠어.
- 언니예. 민자 언니예. 그게 참말인교? 만길씨와 명보씨가 짜구서.
- 정신차려.
- 시상에.
- 나 오늘 낼 중에 여길 뜰꺼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서울로 올라가 봐야 겠다. 너도 생각 있으면은 나하고 같이 올라가자.
- 흑...
- 짜지 말고. 명보 자식 만나서 내가 니 대신 따져 줄테니까. 짐이라도 꾸려놔. 그만두는 마당에 그 녀석. 내가 버릇을 고쳐 줄꺼야.

- 만길이. 참말로 니 니 그랬노? 날 팔아 묵읐나? 만길아. 참말로 니가 그랬나?
- 내만 믿그래이. 일 년만 고생하믄 구멍가게 만들면 안 되겠나? 그래 갖고 우리 둘이서 독립하는 기라. 독립해 갖고 폼나게 사는 기라. 결혼식도 올리고 알았제? 일 년만 참그라.
거짓말이제. 만길씨. 내를 팔아먹은게 아니지예?
- 미쳤구마. 아를 나서 우짤끼고. 돈도 뭣도 없는 놈이 아를 무슨 수로 키우노. 병원 가그라. 안 그믄 죽이삘끼라. 알았제.
- 아이다. 아이다. 아인기다. 만길이 니는 그런 사람 아닌제? 니 나쁜 사람 아니제? 나는 믿을수가 없데이. 만길이 니가 그래 나쁜 인간이라믄 이 얼라는 어찌되나. 이 얼라 아버지가 나쁜 인간이라믄 얼마나 불쌍하노. 그라믄 안 되는 기라. 만길이 니는...

- 어... 어머나. 언니요. 민자언니. 와 그라는교? 민자언니예? 옴마야. 이 피봐라. 민자언니 이 왠 핀굔?
- 나쁜자식. 단물 다 빨아먹고 날 때려? 내가 내가 이대로 죽을줄 아니? 내가 아하하하 아하하하
- 어찌된기라예. 언니예. 민자언니. 말 좀 해 보소. 말 좀. 흑흑



제7화 와 사노. 사는 목적이 뭐꼬? 제9화 인생에 달관한 여자.


(입력일 : 2007.05.25)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