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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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5화 이게 올바르게 사는거란 말인가?
바람때문이야
제5화 이게 올바르게 사는거란 말인가?
1979.04.05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언니예. 민자 언니예. 이옷 어떻습니까.
- 너 변했다.
- 어울리는교.
- 좋구나.
- 저 3천원주고 산깁니다.
- 3천원?
- 저 리어카에다 싣고 다니면서 팔데예. 밝은 대낮에 보면 우스워도예. 여긴 불빛이 침침하고 불그레 하니까 3천원 짜린지 모를깁니다.
- 좋겠다.
- 언니예. 언니예. 만길씨하고 내하고는 약속을 했는기라예. 구멍가게 하나 낼 때까지 맞벌이 할 끼라요.
- 만길이?
- 예. 만길씨 하고요.
- 화장실 당번하던 녀석 말이냐?
- 웨이터가 됐다카데요.
- 체.
- 와 코웃음 치는교?
- 돼먹지 못한년.
- 예?
- 이 바닥이 어떤 바닥인데 발 데자마자 연애부터해?
- 그게 무슨 말인교?
- 정신차려 이것아.
- 이것저것 다 뺏기고 버리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 지는 이해가 안되네예.
- 만길이 녀석하고 손 끊으라고.
- 지는 만길씨 사랑합니더.
- 사랑? 하하하하하.
- 만길씨도 지를 사랑하고예.
- 사랑 좋은거지. 세상에서 제일 좋은게 사랑이란 놈이다.
- 맞습니더. 사랑 없이는 못사는 기라예.
- 시끄러워. 사랑? 하하하하하.

- 지영아.
- 경잡니더.
- 그래. 그래. 경자야. 니 내말 잊어먹으면 안된데이. 남자라고 생각하면 안되는기라. 어떤 머슴아가 아니라 마 막대기라고 생각하그라. 막대긴데 그냥 마 내버려두면 돈을 평펑 쏟아대는 막대기다 그래 생각하란 말이다. 알겠제?
- 잘 압니다.
- 자 그러면 명심하고 들어가 보그라.
- 알았습니다.
- 만길씨.
- 아니 와?
- 내하고 한 약속 까먹으면 안됩니더.
- 알았어.
- 엄마야.
- 왜 놀라나 아가씨.
- 또 오셨는교.
- 맞지. 아가씨가 맞지?
- 아닙니더.
- 왜 날 피할려고 하나.
- 피하는게 아니라예.
- 민지영. 그게 아가씨 이름 아닌가?
- 지는 이경잡니더.
- 앉아. 앉아서 얘기 좀 하자구.
- 아저씨. 아이 와 이라십니까. 이래 자주 만나면 어색합니다. 지는요. 아저씨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갈데 없고 허기져서 쓰러질 판인데 아저씨가 밥 먹여주고 재워주고 안했습니까. 그라고 아저씨 같은 남자 믿지 말고 올바르게 살라고 안하셨습니까.
- 그래서 찾아오는게야.
- 지는 올바르게 살고 있습니다.
- 이게 올바르게 사는거란 말인가?
- 뭐가 어때서예?
- 미스 민. 내가 그날 밤.
- 아이 그 얘기는 그만 하이소예.
- 글쎄 내 얘길 들어보라니까. 난 어려서 무진 고생을 하면서 자랐어. 국민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내손으로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됐어. 몇 번인가 나쁜길로 들어설뻔도 했어. 하지만 난 잘 견뎌냈어. 고학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다 졸업하고 대학까지 들어갔어. 그렇기때문에 난 미스민을 이해할 수 있었던거야. 그래서 보호해 주고 싶었고. 영도다리에서 미스 민을 처음 봤을 때 난 어렸을 때 내 모습이 생각났어. 그런데 이런곳에 나와있다니.

- 아저씨. 지는요. 결심을 한게 있습니다. 제 결심만 좋으면 술집이라고 나쁜게 아닙니다. 여기도 직장이라예. 일하고 일하는 댓가로 돈을 버는 것이라예. 그런데 뭐가 나쁩니까?
- 정말로 순진하구만.
- 아저씨 그라지 말고 여긴 다신오지 마이소. 내 결심이 흔들립니더. 오지 마이소.
- 알았어.
- 실례합니다.
- 앉아. 손님으로서 명령하는게야.
- 명령이요? 지는 남의 명령 안듣습니더.

- 얼마 벌었노?
- 오늘은 한푼도 못 벌었는기라.
- 니 거짓말 하나?
- 거짓말 아니예.
- 딴 테이블 안들어갔나.
- 기분 나빠서 그냥 나와버렸는기라.
- 기분이 나빠?
- 미안합니더.
- 보그라. 내가 뭐라캤나. 인간이 아니라 막대기라고 생각하라 안했나.
- 그래 생각 했는기라.
- 아, 그런데 뭐가 기분나쁘단 말이고.
- 그런일이 있어예.
- 니 명심하그래. 오늘은 내 특별히 봐줄끼라. 하지만도 마 또 이런일이 있으면 마 그 땐 니꼴 안 볼끼라. 알았제?
- 알았어예. 열심히 돈 벌끼라.
- 자 불끄고 그만 자자. 아 불끄라카이 뭐하노?
- 예.

- 엄마야.
- 음. 얘기 좀 할까?
- 참말로 와이라는교. 아저씨.
- 내일이면 난 서울로 올라가요. 오늘밖에 시간이 없어.
- 그게 저하고 무슨 상관 있습니까.
- 미스 민, 내 꼭 할말이 있어요.
- 시간이 없어예. 5시까지 출근 안하면 벌금 물어예.
- 내가 대신 물어줄게.
- 안돼예.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 자세가 중요한 깁니더. 직장 생활을 그리하면 못써예.
- 아이 저, 미스 민.

- 야, 너 일본 참새가 어떻게 우는지 아냐?
- 몰라요. 어떻게 울죠?
- 째끼노 짹짹짹짹. 째끼노 짹짹짹짹.
- 아하하하. 아유 재밌어.
- 근데 넌 처음보는 애다.
- 얜 여기 온지 며칠 안됐어요.
- 오. 야 너 봉잡았다.
- 중고품이 속 편하다는거 모르냐?
- 어. 말씀 잘하셨어요. 하하하하.
- 몇번이라고 했지?
- 7번예. 미스 리 입니더. 서투른점이 많습니더. 이해해 주이소.
- 얘가 왜이러나 이거 술 맛 떨어지게. 술이나 따라.
- 예.
- 야, 너 그 손님 잘 모셔라. 총각이니까.
- 그런 말씀 하시면 안돼예.
- 뭐라고?
- 멀쩡한 사모님 죽으라고 고사 지내느거나 마찬가집니더.
- 음하하하하하하. 고거 재법인데?
- 하하하하하.

- 만길씨.
- 와 먼저 안가고 있노?
- 뭐하러 택시값 배로 들입니까.
- 남의 이목이 안있나. 넘버씨가 눈치채면 쫓겨난데이.
- 보소 만길씨. 이것 좀 보소. 돈 벌기 쉽데예.
- 집어 넣거라.
- 만길씨가 갖고 있어요.
- 아하 집에가서 계산하제. 택시잡게 여기 서있거라. 영동~ 영동 갑시데이. 영동.
- 희망이 보이는기라. 이래 돈이 벌리면 희망이 보이는기라.
- 미스 민.
- 엄마야.
- 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디로 나왔어.
- 뒷문이 또 있습니더.
- 이 겨우 만났구만. 자, 얘기좀 하지.
- 아이 안됍니다.
- 자꾸 이러면 나 화낼거야.
- 집에 가야 합니더.
- 얘기만 하자니까. 얌전히 얘기만 하는거야.
- 저 놔주이소. 선생님. 이 손.
- 오늘은 안돼.
- 안됍니다. 이손 노소. 안돼는 기라예.


김영식, 유민석, 나병옥, 안경진, 정경애, 김환진, 신성호,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제6화는 파일이 유실되어 서비스가 불가능합니다. 죄송합니다.

제4화 아가씨는 이런데 처음 나왔소? 제7화 와 사노. 사는 목적이 뭐꼬?


(입력일 : 200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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