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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31화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달려오는 사람들
제31화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1980.03.31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광고)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서른한 번째로 마지막회.

(음악)

- 뭐예요?! 왜 때리는 거예요?!

- 이 어리석은 여자!!

- 뭐라구요?! 나보다 당신이 더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 그래. 당신의 안목으론, 당신의 사고방식으론 난 어리석은 사람이야!

아니, 누가 보더라도 난 어리석어!

- 왜 나를 탓해요?! 당신이 해놓은 게 뭐 있냔 말이에요?!

회사에서, 이 집에서 떠난다면 내일 아침부터 당신은 어떤 방법으로 살아가시겠어요?!

- 그래! 그 때문에 나와 우리 가정을 위해 당신은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

- 솔직히 말하죠. 당신만을 위해서는 아니에요! 나를 위해서예요!!

- 그래, 그렇다고 합시다. 하지만 난 그전부터 생각을 해왔어. 이 기업이 도산한다면

난 기꺼이 우리 수위실의 수위 노인과 같이 맨손으로 돌아가리라, 맨손이 되어 다시 한 번

일어나고 말리라!

- 감상적인 얘기 마세요. 당신 나이는 서른이 넘었어요!

- 감상적인 얘기 아니야, 기업인으로서 멸망한 날 당신은 인간적으로서도 멸망시키고 말았어.

- 왜요?! 내가 부동산을 빼돌려 놓았다고 해서요?!

-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살아남는다! 난 그 말을 증오해왔어! 배가 가라앉은 뒤 살아남은 선장이란 없었어.

- 왜 없어요?!! 많이 있어요!!

- 전쟁에서도 말인가?! 자기 배와 부하를 잃고 살아남은 선장이 있었나?!

- 그런 얘기 할 시간이 없어요! 며칠 피했다 오겠어요.

지금 당장 불려 다니고 조사를 받기 시작한다면 난 자살해버리든지 미쳐버릴 거예요! 흐윽!

-떠나시오.

-파산한 건 당신뿐이 아니란 걸 아세요. 나도 더 심해요!!

(음악)

(발자국 소리)

- 사장님?

- 아니, 미스 오?

- 사장님이 댁에서 나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모님, 아까 떠나셨죠?

그분이세요?!

- 그렇소...

- 사장님?

- 왜 그래, 미스 오?

- 지금...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 모르겠소. 하지만, 자, 차에 올라요.

(차 문 여닫는 소리 및 차 달리는 소리)

- 미스 오.

- 네?

- 왜 오늘 아침 갑자기 돌아왔지?

- 사장님이 걱정이 돼서요.

- 내가?! 아하하하...

- 회사에서도 봤어요. 벌떼처럼 기자들이 에워싸고 있는데 사장님은 혼자셨어요.

아무도 곁에 없었어요.

- 일부러 그렇게 시킨 거야.

- 거짓말 마세요. 구경하는 직원 몇 명뿐이었어요. 그것이 사장님 회사의 직원들이었나요?

- 그 사람들 탓을 하지 말아요. 이젠 내 부하직원들이 아니야.

- 사장님, 그래요. 다 잊어버리세요. 그 사람들 생각하지 말아요.

- 미스 오, 어젯밤에 오지 않기를 잘했어.

- 왜요? 어젯밤 절 만났더라면 어쩌실 뻔했어요?

- 위험한 생각을 했었소.

- 어떻게요?

- 도피, 절박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도피.

(차 멈추는 소리)

- 왜, 왜 차를 세우세요, 사장님?!

- 내려요. 미스 오.

- 네?

- 혼자 가고 싶은 데가 있어. 미스 오, 내려.

- 안 돼요! 같이 가겠어요.

- 내리라니까. 미스 오. 여기까지 같이 왔으면 우린 됐어. 더 이상 갈 수 없어.

명령이야, 미스 오.

- 사장님!

- 제발 어서...!

- 같이 가기 싫으시다면 내리겠어요.

- 고마워... 미스 오.

(차문 여닫는 소리)

- 미스 오, 잘 가요. 안녕히...

- 사장님.

(차 달리는 소리)

- 사장님!

(음악)

(라디오 켜는 소리)

- (라디오 음성)관련 정보 일체를 압수당한 서진그룹은 어음부도가 이틀 사이에

300억 이상 연쇄 발생함에 따라 재기불능의 상태이며 탈세와 공금유출 등 회사 중역진들의

연관심증을 굳히고 본격수사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라디오 끄는 소리)

- 아...

(음악)

- 아하하하하... 이것이 내 젊음의 보답이란 말인가. 난 이것을 위해 오늘까지

노력을 해가며 살아왔단 말인가?! 달리자...! 달려야 한다!!!

(음악)

(차 급정거하며 부딪치는 소리)

(음악)

(발자국 소리)

- 어떻습니까? 박사님.

- 네, 생각보단 상태가 양호합니다.

- 생명에는 결코 지장이 없겠죠?

- 안심하십쇼.

- 고맙습니다.

- 기적일 겁니다. 일백이 넘는 시속으로 질주하다가 일어난 추락사곤데 이 정도로 그치다니요.

- 하늘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준 것이 아닐까요? 저... 환자와 얘기할 수 있습니까?

- 간단히 부탁합니다.

- 네.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

- 아버지!!

- 응? 아니, 너?!

- 어떻게 됐어요?! 방송 듣고 알았어요!! 아아...

- 안심해라. 위험하진 않으니까.

(흐느껴 우는 소리)

- 들어가자.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여보...!!

- 오...

- 저예요, 여보!!

- 당신... 돌아왔군...

(흐느껴 우는 소리)

- 당신, 뭐예요?!!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하셨어요?!

- 얘, 이제 정신 차린 사람한테 야단을 치면 어떡하니...

(흐느껴 우는 소리)

- 아니에요!! 야단을 쳐야 해요!! 전 이분의 아내예요!! 흐흐흐흑!!!

- 당신...

(문 여닫는 소리)

- 사장님.

- 서 사장.

- 오... 두 사람...

- 밖에서 의사한테 얘기는 다 들었어. 정말 다행이네.

- 이런 꼴을 보여서 미안해. 난... 난 말일세.

- 여보, 지나간 일은 걱정 말아요. 잊어버리세요. 제가 이젠 나설게요.

당당히 조사를 받고 처리할 건 처리하고 정리를 해내겠어요.

- 아... 당신이...?

- 아버지, 이번엔 절 좀 도와주세요. 이제 전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 물론, 물론이다.

- 사모님, 그처럼 용기를 보여주시니 정말 고마워요.

- 누구신지...?

- 화가 오지연 씹니다.

- 아...?! 오지연 씨...

- 아니, 그럼 미스 오?

- 내가 고난에 처했을 때, 어떤 의미에선 내게 가장 많은 용기를 주었던 사람들이야. 아...

- 죄송해요. 여보.

- 하지만 당신이 돌아와 주어 기뻐요.

- 우린 다음에 다시 오죠. 환자가 좀 쉬어야 할 테고.

- 와주셔서 고마워요...

- 사장님.

- 잘 가요. 미스 오.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이 기자님, 어쩐지 눈물이 나오려고 해요.

- 괜찮아요. 미스 오, 이것이 우리들의 젊은 날이니까. 자!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나갑시다!!

바깥 거리로!!

(발자국 소리)

(음악)

(광고)

(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서른한 번째, 마지막회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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