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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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28화 파장된 바닥에 무슨 회의야
달려오는 사람들
제28화 파장된 바닥에 무슨 회의야
1980.03.28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광고)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스물여덟 번째.

(음악)

- 그래요? 그 공장 건설에 대한 자료는 받으셨습니까? 평가만 하십쇼.

얼마만한 값어치가 있는가는 단박 아실 테니. 제 말만 믿으시면 됩니다. 하하하하하. 예예. 알았습니다.

- (전화 음성)부사장님, 회의 참석하십쇼. 다 오셨습니다.

- 어, 알았어. 나가지.

- 아, 여보세요. 아, 예. 그러면 예예. 이런 회의는, 다 파장된 바닥에 무슨 놈에 회의야.

이제 와서 회의한다고 뭐가 될 리가 있나. 허, 참!

(음악)

- 그럼 다 모인 것 같은데 회의를 시작합시다. 오늘 회의는 내가 회장으로서 소집한 거요. 경리 상무.

- 예.

- 자금 상황이 현재 어떤가 숨김없이 말해 봐요.

- 일상적인 자금결제도 잘되지 않습니다. 은행 측에서 의도적으로 방해를 놓는 것 같습니다.

- 이런 상태에서 우리 회사는 며칠 더 버틸 수 있소?

- 그건...

- 2, 3일 정돈가?

- 제가 말씀 드리죠. 2, 3일이 아니라 하루 이틀입니다.

- 서 사장.

- 사실입니다. 회장님.

- 증권거래소에 알아보십쇼. 우리 회사 주식은 액면가의 3분의 1로 떨어진 채로 거래가 전면 중단돼있습니다.

증권가에서 정보가 이렇게 돌아가니 어느 은행이나 단자회사에서 돈을 더 빌려주겠습니까.

- 서 사장.

- 네.

- 사장으로서의 비상대책은 없나? 부하직원들은 다 할 만큼 해본 것 같은데.

- 지방단자회사 한 군데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 아직도 그런 데에 뭔가 기대하고 있단 말인가?! 좀 더 일찍 공장을 매각하고 부채를

정리했더라면은 이런 꼴은 안 당했을 거 아닌가?!

- 회장님은 그걸 항상 주장해오셨죠.

- 이 지경이 되니 공장도 임자가 안 나서질 않나! 제값을 주지 않으려고 말이야!

- 전자회사와 피혁회사를 은행의 권고대로 인수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 사장님께서 결심하실 문제입니다만 그거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호출 전화벨 소리)

- 사장님, 부탁하신 단자회사 나왔습니다.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여보세요. 삼일단잡니까?

- (전화 음성)네.

- 아, 사장님 계십니까?

- (전화 음성)어디세요?

- 나, 서진의 서 사장입니다.

- (전화 음성)아... 사장님은 외출중이십니다.

- 아, 저, 그럼 전무님은...?

- (전화 음성)안 계십니다.

- 아, 상무나 누구, 부장님은?

- (전화 음성)안 계십니다.

- 음...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아무도 없어, 아무도.

(음악)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그래요? 정확합니까? 그래요. 알았습니다. 얼마나 되는데...? 네, 알았어요.

- 아, 이경우 기자.

- 네.

- 어떻게 됐어?

- 사실입니다. 끝장입니다.

- 응? 아니 어떻게?!

- 서진그룹은 지금 부도대전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 음... 사실이야?

- 네.

- 얼마나 돌아가고 있어?

- 2억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 2억이라... 서진그룹 매출액이 얼마였지?

- 2천억입니다.

- 2천 억 장사하던 집이 단돈 2억이 없어서 끝장이야?

- 어음거래소가 아직 폐장하지 않아서 한 두 시간 시한은 있습니다만 확정적입니다.

- 비극적이로군. 설마설마 했는데 그럴 수가 있나. 그 패기만만하던 기업이 이렇게 쉽게...!

- 이경우.

- 네...

- 이 사람아, 힘내! 왜 자네조차 허탈해 있나?! 아직 한 두어 시간 남았다면 기적이 있을 수도 있잖아!

- 기적이요...?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차 준비시켰나?

- 네. 저... 사장님.

- 응, 왜?

- 사장님, 머리를 한 번 빗으세요. 여기 빗 있어요.

- 오... 그런가. 고마워, 미스 리.

- 그리고 넥타이도... 잠깐 제가 해드릴까요? 사장님.

- 아니야, 됐어. 내가 하지.

- 미스 리.

- 네.

- 그동안 나한테 전화 온 데 없었나? 여자한테.

- 없었어요.

- 음...

(발자국 소리)

- 어디 가나? 서 사장.

- 은행입니다.

- 은행? 뭘 기대하고!

- 마지막으로 한번 가보려 합니다.

- 난 먼저 나가겠소. 그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으니까.

- 음... 네. 전 다녀오겠습니다.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미스 리, 미스터 오.

- 네.

- 네.

- 직원들 동태는 지금 어때?

- 그냥 뭐...

-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부분 일손을 놓고 있습니다.

- 으이, 빌어먹을.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저, 은행장님을 좀 뵈러 왔습니다만.

- 기다리세요. 회의중이십니다.

- 오래 걸리시겠습니까?

- 내가 그걸 압니까. 무슨 용건이세요?

- 직접 말씀 드리죠.

- 그러십쇼.

- 음...

- 저, 그리고 서 사장님.

- 네.

- 약속을 하고 오셔야지 행장님을 모시는데 저의 업무에 지장이 많지 않습니까.

- 미안합니다. 전화를 했으나 전화론 도저히 연락이 안 되더군요.

- 그럴 리가... 있습니까?!

(문 여닫는 소리)

- 음음.

- 아, 저 행장님.

- 응? 서 사장, 웬일이시오?

- 전번에 얘기하셨던 기업인수를 포함해서 어떤 조건이라도 좋습니다.

- 무슨... 얘기예요?!

- 도와주십쇼. 자금이 필요합니다.

- 도와달라니? 여보, 서 사장. 여기가 자선사업 하는 곳입니까?

- 안 되겠습니까?!

- 당신은 끝났어요.

- 행장님!

- 여보, 30분 후에 서진그룹은 부도처리가 돼요. 기업에서 부도가 뭔지 아시오? 당신은 부도가 났단 말이요.

(음악)

(발자국 소리)

- 사장님, 사장님.

- 어?

- 어디로 가십니까? 차를 타고 가셔야죠.

- 차, 차를 타고 어디로 가잔 말이야.... 차를 타고 어디로...

- 사장님?

- 먼저 돌아가게. 난 잠시... 잠시 걷다가 갈 테니까.

(발자국 소리 및 차 소리 )

- “이봐, 서 사장. 당신은 끝났어! 끝났단 말이야!! 기업에서 부도가 뭔지 아나? 당신은 부도가 났어!!”

- 으하하하... 부도, 부도라고...

- “서 사장, 내 말을 들었어야 하지 않나! 내 말을 들었어야 한단 말이야!!”

- “상관 말아요! 당신은 기업을 경영할 만한 사람이 못돼요!!”

- “사장님.”

- “어? 그래, 미스 오.”

- “용기를 내세요. 사장님은 이 위기를 이겨내실 수 있을 거예요.”

- 정말 그렇게 믿나?

- “그럼요, 사장님. 저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보세요. 그리고 다짐하세요. 이겨낼 수 있다구요.

이겨낼 수 있다구요. 이겨낼 수 있어요.”

- “아, 미스 오! 미스 오! 어디 있나?!

- “사장님.”

- “미스 오! 어디 있어?! 미스 오!!!”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김규식, 안경진, 오세홍, 설영범, 김환진, 이기전, 정경애, 유해무, 신성호. 서지원, 전기명.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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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스물여덟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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