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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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27화 모든 업무가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달려오는 사람들
제27화 모든 업무가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1980.03.27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광고)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스물일곱 번째.

(음악)

(파도 소리)

- 손님이라뇨? 누가 저를...?

(파도 소리)

- 불청객입니다!

- 어머! 어, 이 기자님!

- 역시... 그림을 그리고 계셨군요.

- 아, 어떻게 여길 아셨어요?!

(파도 소리)

- 네, 화실에 있는 아가씨한테서요.

- 일부러 오신 거예요?

- 이 근처에 출장 올 일이 있었는데 제가 자청을 한 셈이죠. 왜요? 찾아와서 기분이 안 좋으십니까?

- 아이, 참. 아, 어머니. 먼저 들어가세요. 전 얘기 좀 하다가 들어갈게요.

- 아, 그래. 아, 저, 그럼 손님.

- 네. 죄송합니다. 이렇게 늦게 찾아와서요.

- 아이, 괜찮아요. 괜찮으시면 좀 이따 집에 들려주세요.

- 네, 고맙습니다만 읍내에 숙소가 정해져 있어서요. 고맙습니다.

- 아, 그래요? 저, 그럼...

- 네, 다시 뵙겠습니다.

- 고모, 먼저 간다.

- 응, 그래.

(파도 소리)

- 바닷가의 저녁노을이 아주 곱군요.

- 차를 갖고 오셨어요?

- 네. 마을 입구에 세워놨습니다.

(파도 소리)

- 바다 처음 보셨어요?

- 생각보단 침착하시군요.

- 무슨 얘기를 하러 오셨는지 맞춰볼까요?

- 그래주시면 내가 얘길 하지 않아도 좋겠군요.

- 말씀 드려볼까요?

- 관두세요. 내가 먼저 얘길 하죠. 미스 오.

- 네.

- 중요한 일은 피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 그럼 저더러 어떻게 하란 말씀이세요?

- 올라갑시다.

- 왜요?

- 서 사장을 두려워합니까? 정말 두려운 건 서 사장이 아니라 그 사람을 두려워하는 미스 오의 마음입니다.

- 아니에요.

- 돌아가세요. 두려울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파도 소리)

(음악 및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 이게 전부야?

- 네. 대강의 분석은 다 돼있습니다.

(전화벨 소리)

- (전화 음성)사장님, 은행장님 전환데요.

- 어, 돌려줘.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여보세요? 서태진입니다.

- (전화 음성)어, 서 사장. 안녕하십니까?

- 아, 네.

- (전화 음성)아, 그런데 전번에 얘기했던 건 어떻게 됐나요?

- 피혁회사와 전자회사 인수건 말씀입니까?

- (전화 음성)그렇소.

- 네, 그건 아직 검토가 안 끝났습니다. 며칠만 더 기다려주시죠.

기업체 인수를 그렇게 간단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 (전화 음성)아니, 자료는 이미 다 보내드렸고 재무구조나 사업 분석은 빤한 건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립니까?

- 아니, 저... 그런 문제 외에...

- (전화 음성)알았습니다. 관둡시다!

- 아니, 저... 여보세요?! 여보세요!!

- (전화 음성)전화 끊겼습니다, 사장님.

- 음...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그 전자회사라는 게 말이 전자회사지, 앰프 몇 개 조립해내는 형편없는 데 아닙니까?

일본에서 차관으로 설립한 회산데 매년 3억씩 적자 내고 손들어버린 덴데 이런 부실기업을 인수해서 어따 쓰잔 말입니까?

- 피혁은 또 어떻소?

- 거긴 더 형편없는 뎁니다. 매년 20억씩 적자가 발생해서 자본금이 모두 달아나버린 데 아닙니까?

- 그렇소. 그러니 은행에서도 대출해준 돈을 회수할 수가 없어서 골치를 썩이고 있는데

이런 부실업체를 우리보고 인수를 해가라니... 음...

- 얼마간 융자를 얹어준다 하더래도 그런 기업체를 인수해가지곤 지금 난관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 알고 있어, 잘 알고 있어. 그러나 그렇다면 대체 이 고비를 넘긴단 말인가?!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보린.

- 네.

- 서 사장, 자리에 있던?

- 없어요.

- 어디 갔는데?

- 모르겠어요.

- 집에선 무슨 얘기라도 좀 나누었나?

- 얘기, 무슨 얘길 해요? 말 한마디 없이 들어오며 자기 방에 처박히는데요.

- 그래...

- 요즘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예요?

- 나아진 건 하나도 없다. 서 사장한테 한번 터놓고 물어보렴.

- 난 알 필요가 없다는 식 아니에요?! 자존심을 상하면서까지 구태여 알아볼 일도 없구요.

- 하긴, 그건 너뿐 아니고 나 역시 마찬가지야.

- 아버지를 그렇게 대접했단 말이에요?!

- 몰랐었니?

- 왜 그럼 그동안에 그런 말씀을 안 하셨어요?!

- 불평할 수가 없었어. 서 사장이 말이다. 공장에를 오가고, 그리고 이틀이나 행방불명이 되고,

사장실에 혼자 있고. 그런 것도 최근 아니냐?

- 그 전에는 뭐가 얼마나 바빴게요?

- 아침부터 밤까지 외국 바이어들 만나는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랐지. 국내외 기자들이 그처럼

인터뷰 요청을 해왔어도 만난 사람이 몇 없지 않으냐?!

- 바빠서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런 세계에 길들여지지 않아서 그래요.

- 그래, 그럴 런지도 모르지.

- 알아보신다는 건 어떻게 됐어요?

- 오지연이라는 여자 화가가 작은 화실을 하나 경영하고 있다는 데까진 알아냈다. 그러나 지금은 부재중이야. 시골 갔다고 그러더라.

- 그 여자가 무슨 상관이 있는 것 같애요?

- 가능이 있지. 그러나 확증이 있어.

- 운전사는 알 거 아니에요?

- 그게 의심스러워. 운전사는 보기보다도 충직스러운 친구였어. 도통 모른다고 하니까 말이야.

- 흥, 그렇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대신 뒷조사 시켜놨어요.

- 행선지를 일일이 뒤따라 다니게 해놨어요.

(음악)

(발자국 소리)

- 사장님 계시나?

- 외출중이신데요.

- 회장님은?

- 사모님이 오셔서 같이 나가셨어요.

- 부사장님은?

- 계세요.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부사장님!

- 아니, 정 상무. 왜 그리 급히 설치는 거야. 아, 잠깐만.

- 아... 여보세요. 아, 예. 그러면은 잘 알겠습니다. 예예, 다시 연락드리죠.

아하하하하하... 예, 고맙습니다. 아니, 왜 그래?!

- 일이 터졌습니다.

- 터지다니... 무슨 말인가?

- 모든 업무가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은행에서 각종지급보증을 중단시켰습니다.

- 음... 그래?

- 은행장의 별명이 있을 때까지 우리 회사에 대한 모든 대출을 중단시키라는 지시가 내린 것 같습니다.

- 정 상무.

- 네.

- 알고 있었던 일이야.

- 네?!

- 그것보다도 그 사장 부인한테 10억을 내준 게 지난달... 8일이 분명한가?

- 왜 그러십니까?!

- 날짜 말이야, 날짜!

- 네... 그건... 지난 8일 토요일... 네, 맞는데요?

- 됐어!

- 뭐가 말입니까?

- 자넨 침묵하고 있으면 되네. 알겠나? 침묵!!

(음악)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이경우 기자.

- 네.

- 모든 조간신문이 서진그룹을 다루었군.

- 네.

- 지금까지 몇 개의 보도는 단편적인 루머를 다룬 것이었는데 이건 그게 아니잖아.

- 그렇습니다.

- 융자는 전혀 안 되고 사채시장에서도 자금이 동결되고 돈을 빌려줬던 단자회사는

돈을 받으려고 경리창구를 점령했어. 서 사장 요즘 만나본 일 있나?

- 요 며칠 사이엔 없습니다.

- 젊은 친구 잘 나가나 싶었는데 안됐군.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김규식, 오세홍, 안경진, 설영범, 유근옥, 김환진, 이기전, 신성호, 전기병, 홍경화.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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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스물일곱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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