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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17화 공장에서 사고래!
달려오는 사람들
제17화 공장에서 사고래!
1980.03.17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열일곱 번째.

(음악)

- 나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지?

- 아아, 비서실에서 찾아주더군요.

- 음, 하아. 그 사람들 헛밥은 먹고 있지 않군.

- 같이 식사하던 분들은 다 가셨나요?

- 아니다, 이 호텔 회의실에서 모임이 있는 날이야.

- 아버진 안 가셔도 돼요?

- 니가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 얘기할 게 있어서 말이야. 서 사장은 없지?

- 공장에 나갔어요.

- 비가 오는데 공장은 무슨 공장이야. 그 공장 이름만 들어도 골치가 아파지려는데.

- 그 사람 그래도 밤낮 공장이에요.

- 아까 서 사장한테 얘기를 좀 했는데 통하지가 않더라.

- 무슨 얘기를요?

- 회장으로서 얘기한 게 아니라 장인으로서 얘길 했는데 오히려 반감만 갖더군.

공장 얘기 말이야.

- 뭐라고 하셨어요?

- 난 그 공장 건설은 이 시점에서 중단하라고 했어. 그 공장을 매각하라고 말이야.

- 이미 150이나 들어갔잖아요.

- 그래, 그리고 앞으로 또 100억이 들어가야 된다.

- 그걸 없애버리면 서진은 껍데기만 남게 되잖아요.

- 그래, 그렇지만 이 자금 압박 속에서 벗어나게 된다. 도산되는 기업이 가장 빠지기 쉬운 늪,

거기에 서진도 걸려들었단 말이야. 회사가 좀 커지니까 비약과 안정을 위해 무리한 시설 투자를 하고

오히려 그 때문에 여태까지 지켜왔던 탑이 무너진단 말이야.

- 아... 공장을 매각하면, 그럼 모든 것이 해결되나요?

- 그렇지.

- 그렇지만 공장을 매각한다면 그 자체로서 서진은 이미 도산된 거 아니에요?

- 그래, 하지만 완전히 도산하는 것보담 낫지 않으냐. 능력과 희망은 살아남을 수 있지 않니.

비록 야심과 과대한 욕망은 팔아 치워버릴 망정.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아니, 왜 이렇게 공장이 조용한가?

- 글쎄요, 비가 오니까 작업을 중단한 거 아닐까요?

- 아니, 이 사람들이. 이봐!! 이봐요!!

(발자국 소리)

- 예, 사장님.

- 공장장 어디 갔나?

- 사무실에 계신데요.

- 오라고 그래!

- 네.

(발자국 소리)

- 비가 많이 가신 것 같습니다만.

- 흠...

- 아, 저기 공장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발자국 소리)

- 사장님, 나오셨습니까?

- 지금 뭘 하는 거요?

- 네?

- 왜 작업을 중단시켰느냔 말이야!!

- 네, 비가 심하게 와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 말인가?

- 오전부텁니다.

- 언제까지?!

- 네, 비가 완전히 개이고 그리고 잠시 건조된 다음에라야-.

- 그러니까 비가 한번 오면 이틀은 작업을 할 수 없단 말인가?!

- 저, 종래에도 가끔씩-.

- 이봐요!! 공장장!!

- 네.

- 내가 뭐 하러 여길 매일 나오는지 아시오?

- 압니다.

- 공장 준공이 24시간 늦어지면 그 24시간 동안 우리 전체기업이 어떤 타격을 받는지 생각해봤어요?

- 네, 압니다. 그렇지만 저...

- 이따위 잔비에 이틀씩이나 일을 중단하겠다니, 여긴 미국이 아니오!! 철야하고 한밤중에 화물을

선적하던 생각 안 납니까?

- 죄송합니다. 곧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음악)

- 아하하하, 사모님. 방금 보신 것은 어떠십니까?

- 아, 글쎄요. 저 위치가 좀 마음에 안 드는 거 같애요.

- 잘 보셨습니다. 에, 부동산은 첫째, 위친데 한 구역에서도 건물의 방향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죠.

그 건물은 위치와 방향에 문제가 있어서 내놓은 지 한 몇 달 된 겁니다.

- 굳이 이 부근에서만 고르려들지 말아요.

-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아주 수원 쪽까지 가보려는데 괜찮으시죠?

드라이브 겸 해서 뭐, 차가 좀 안 좋습니다만.

- 그럴려고 나온 거 아니에요? 염려 말아요.

- 사모님,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오시는 걸 보니까 자금은 자신이 있으신가 보죠?

- 돈 없이 부동산을 봐 달랠 사람이 있겠어요?

-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

- 하하하하하.

(음악)

(전화벨 소리 및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네, 비서실입니다. 네? 뭐라구요?!! 예, 알았습니다!! 네네!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뭐예요? 왜 그렇게 당황해요?

- 사고 났어.

- 네?!

- 빨리 관리상무, 기획실장한테 연락해줘. 난 회장님, 부사장님 찾아볼게.

- 아, 저, 뭔데...?

- 공장에서 사고래!

- 사고? 무슨 사고-?

- 사람이 다쳤대나 봐.

- 다쳐요?! 다친 것뿐이에요?!

(음악)

(차 멈추는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어땠나?

- 병원에 닿기 전에 한 사람은 죽었습니다.

- 나머진?

- 네, 한 사람은 가망이 없는 거 같고, 또 한 사람은 살아날 가능이 있다고 합니다.

- 아하...

- 죄송합니다, 사장님.

- 왜 그 무거운 철주가 천정에서 갑자기 떨어졌지?!

- 저,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만 비 때문입니다.

- 비 때문이라고?!

- 비 때문에 연결부분이 미끄러워 있었는데 그걸 잘못 건드린 때문에...

- 아니, 그럼 사고원인은 비 때문이란 말이야?! 그리고 비가 멎지 않았는데도

작업을 강행시킨 나 때문이란 말이야...

- 아닙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 아... 음...

- 본사로 들어가십쇼. 곧 경찰에서 사람들이 나올 겁니다.

- 사고현장에 내가 있었는데 저걸 보기만 했소.

- 사무실로 가셔서 그럼-.

(음악)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공장 시작한 지 1년이 다되는데 안전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잖아.

- 그렇습니다, 회장님. 이번 사고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만.

- 말썽이 시작되는군, 아니, 무르익는군.

- 딱 그런 거 같습니다.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어디서 오나? 공장장,

- 방금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만.

- 어떻게 됐어?

- 한 사람 또 운명했습니다.

- 그럼 한 명은 괜찮은가?

- 수술을 해봐야 된다는데 뇌진탕이라 알 수가 없답니다.

- 사장은 어디 있나?

- 현장에 계십니다.

- 자급 지시를 내린 사장이라는 게 사실인가?

- 네, 본래 비오는 날 철골공사는 손을 대지 않는데 사장님이 화를 내시는 바람에...

- 미스야, 미스. 겨우 여기 와서 감정을 발산시키려 해서 되나. 애꿎은 사람만이 셋이나

다치게 하구.

- 문제가 뭐지?

- 유가족 측과는 합의를 원만히 볼 수 있고 작업 중 과실이기 때문에

다른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신문은?

- 네??

- 머리가 얕아서 거기까진 생각들을 못하는군! 신문마다 대문짝만하게 나면 어쩔 거냔 말이야?!!

가뜩이나 구설수에 올라 있는데!!!

(음악)

(쇠문 여닫는 소리)

- 어머, 언니 지금 오세요?

- 으응...

- 아, 비를 많이 맞으셨네요.

- 그래, 공연히 갔었나 봐. 바람이 불어서 비를 안 맞을 수가 없었어.

- 아, 여기 수건.

- 아, 그래.

(기침 소리)

- 늦으시길래 걱정했어요.

- 이런 날 그림 그리겠다고 바닷가에 간 내가 좀 이상했나 봐? 그렇지?

- 호홋, 언니는 비 맞으니까 더 멋진데요. 뭐.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설영범, 이기전, 안경진, 양미학, 신성호, 장광, 유해무, 서지원, 전기병.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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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열일곱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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