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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15화 재산을 빼돌린 셈 아니에요?
달려오는 사람들
제15화 재산을 빼돌린 셈 아니에요?
1980.03.15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열다섯 번째.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사모님, 저 찾으셨습니까?

- 네, 앉으세요. 정 상무님.

- 네.

- 요즘 지내기 어떠세요?

- 네, 뭐... 마찬가집니다.

- 바쁘실 텐데 용건만 말씀 드리겠어요. 제가 전번에 말씀드린 그 건-.

- 사모님.

- 더 끌 수는 없어요. 결론만 들려주세요.

- 어렵습니다. 사모님. 지금 매일 부도의 위기 속에서 간신히 매일을 넘기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10억은...

- 도저히 안 되겠단 건가요? 정 상무님.

- 어렵습니다, 사모님.

- 사모님, 사모님 하지 말고 우리 한번 따져볼까요?

- 뭘 말입니까? 사모님.

- 이 회사의 주인은 누구죠?

- 그거야 물론... 서 사장 아닙니까?

- 그래요. 이 회사를 일으켜 세웠고, 오늘날까지 움직여오고 있는 사람은 서 사장이에요.

- 그렇습니다만...

- 우리집 한 번 와보셨죠?

- 네.

- 그 집은 회사의 사택 형식으로 돼있어요.

- 알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 회사의 주인은 지금 재산이랍시고 손에 가지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단 말이에요.

- 네, 그, 그건...

- 서 사장, 정 상무 모두 맨손으로 방 한 칸 없던 시절에 이 회사를 설립하신 거 아니에요?

- 그렇습니다.

- 그러면, 우리가 이렇게 빈털터리 사장이라면 정 상무나 다른 사람도 모두 같아야 할 거 아니에요?

- 네, 저...

- 정 상무님, 사모님께서는 따로 차를 한 대 굴리시더군요?

- 아이, 저 그건 친정에서 하나 사준 겁니다.

- 애가 하난데 부부 살림에 가정부가 둘이라면서요?

- 하나는 가정부지만 하나는 그거 친척...

- 네네, 됐어요. 그걸 따지자는 게 아니에요. 따질 건 따로 있어요.

(종이 넘기는 소리)

- 보세요.

- 뭡니까?

- 이 회사에 손을 대기 전엔 정 상무님, 단칸 셋방에 살으셨죠?

- 네?!

- 아, 여길 보세요. 주민등록표 사본이에요.

- 네, 그렇...습니다.

- 그런데 4년 동안 세 번 이사한 뒤에 정 상무님 지금 저택은 시가 1억이더군요?

- 아닙니다, 못됩니다.

- 게다가 그런 집이 또 하나 있어요. 부인 명의로 된 영동의 2층집 말이에요.

- 사모님, 어떻게 그걸?!

- 그게 당신들의 속셈이었나요? 서 사장은 일을 하느라고 빈털터리로 남아 있는 사이에

당신들은 4년 사이에 몇 억씩 재산을 빼돌린 셈 아니에요?

- 빼돌리다뇨?! 오해십니다.

- 유치한 변명 말아요! 정직하고 근면히 저축해서 그 재산을 모았단 말인가요?

그 돈이 다 어디서 났어요?! 처가에서 사줬어요?

- 사모님!

- 아... 서 사장은 아직 이걸 모르고 있어요.

- 사모님, 부탁하신 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음악)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아, 이거 봐. 이경우 기자.

- 아, 네.

- 어, 이거 좀 봐. 이거 뭐지?

(종이 만지작거리는 소리)

- 아, 아?

- 서진그룹의 심각한 갈등. 창립기념행사 싸고 사장과 회장 갈등.

사장은 기념식 참석도 거부한 채 행방불명.

- 아니, 이 친구들!

- 물론 이거, 이 통신기사 말야. 유치하고 모략만 전문으로 삼는 곳이지만 전혀 근거 없는 소린

아닐 것 같은데.

- 갈등이 없을 리 있겠습니까만 그날 밤 서 사장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건 몸이 좋지 않아서였습니다.

- 확실한가?

- 물론입니다. 제가 직접 참석했지 않습니까?

- 그럼 이 통신기자, 협조라도 얻으려다 거절당하니까 악담을 써 갈긴 걸까?

- 아마, 그럴 겁니다.

- 만약 사실일 경우엔 자네가 책임져.

- 네.

- 이 통신기산 우리 신문에 받을 겁니까?

- 자넬 믿고 관두겠어.

- 다른 신문엔 나지 않을까요?

- 인신공격의 냄새가 심해놔서 아마 내지 않을 걸?

- 고맙습니다.

- 뭐가?

- 아, 아닙니다.

(음악)

- 음... 그랬어?

- 네, 부사장님. 이런 식으로 사생활의 뒷조사를 해낼 줄은 몰랐습니다.

- 여우같은 계집이로군. 그렇다면 말야, 만약 정 상무의 4년 전 축의 이동을 모두 빼왔다면

그건 자네 혼자만은 아닐 텐데?

- 글쎄요...

- 아마 틀림없이 내 뒷조사도 해냈을 거야.

- 부사장님도 다른 부동산을 좀 갖고 계십니까?

- 아, 이 사람아. 내가 공직에만 얼마를 있었는데. 아, 여지껏 그럼 셋방살이를 하란 말야?!

- 네, 그러시겠죠.

- 대학 다니는 내 딸에게 이번에 차를 하나 사줬는데 그런 거 저런 거 해서 몽땅 빼돌렸겠는데.

- 이러리라곤 전혀 뜻밖입니다. 며칠 전 우리 동네 가에 서서 어떤 수상한 사람이 우리집 얘기를

묻고 가더라는데 그놈이 모두 이번 일을 해낸 것 같습니다.

- 이 사람, 걱정 말어. 아, 그런 것 가지고 떨고 있나?

- 떠는 게 아니라 뒷맛이 좋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 괜찮아요, 괜찮아. 또 막말로 좀 챙겼으면 어떤가. 자넨 이 회사 창립공신으로서 당연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

- 만약 이번에 돈을 해주지 않았다간 그런 꼬투리를 가지고 표면화할 건 빤한 사실인데.

- 10억을 내놓으라는 거지?

- 그렇습니다.

- 빼낼 수 있나?

- 이번 은행에서 50억이 방출이 되면 거기서 내오는 수밖에 없는데요?

- 그럼 해줘.

- 네?!

- 해주라구, 생각이 따로 있으니까.

(음악)

(발자국 소리)

- 앉으세요, 이 기자님.

- 네, 음... 썩 아담한 화실이로군요. 미스 오처럼 정갈스럽게 꾸몄고.

- 으흠. 그렇게도 못되요.

- 그럼 여기가 미스 오의 직장인 셈이로군요.

- 네, 오전 10시쯤 나왔다가 대개 밤에 돌아가니까요.

- 그림을 배우러 오는 학생은 많아요?

- 한 3, 40명쯤?

- 그런데 이렇게 한가합니까?

- 대개 오후에 오거든요. 학교가 끝나야 하니까요.

- 아, 그렇군. 그러면 주간엔 내가 와서 그림을 좀 배울까?

- 후훗, 싫어요.

- 아, 왜요?

- 솜씨가 없을 것 같애요.

- 아니, 난 서 사장만큼은 못 되도 기본소질은 있는데. 중학교까지만 해도 우를 맞았습니다.

- 아하하하, 그런 소질이 문제가 아니에요.

- 뭐가 그럼 문젭니까?

- 그냥 놀러오세요. 언제나 환영이에요.

- 아하하하하하. 결론이 그렇게 나는군요.

- 아, 참. 어제 서 사장님 그림 전해주셨어요?

- 네, 직접 만나서.

- 사장실에 걸어놓으시겠대요?

- 글쎄요, 걸어놓는 건 안 봤습니다만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아, 영광이에요.

- 대통령 집무실에 걸린 것도 아닌데 영광이란 단어는 너무 과분한데요?

- 질투하시는 거예요?

- 아하하하하하하하. 천만에요.

(음악)

(차 출발하는 소리)

(쇠문 여닫는 소리)

- 아유, 이제 오세요? 사장님.

- 네.

- 저녁식사는?

- 관두세요. 저, 마실 거나 한잔.

- 네.

- 잠깐, 애는 잡니까?

- 네.

- 집사람은요?

- 주무시는 것 같던데요?

- 요즘에는 빨리 자는군.

- 몸이 좀 안 좋으신가 봐요.

- 알았어요.

- 거짓말 말아요. 난 아프지 않아요.

- 아, 여보?

- 아주머니, 저기 문갑 위에 내 수첩을 좀 줘요. 저걸 가지러 왔을 뿐이에요.

- 그런가? 당신 왜 내가 어디서 밤샘을 하고 왔는지 통 안 물어보나?

- 그런 건 관심이 없어요.

(음악)

유민석, 김정미, 김규식, 오세홍, 설영범, 김환진, 안경진, 정경애.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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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열다섯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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