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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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14화 회사 기밀정보가 뿌려지고 있네
달려오는 사람들
제14화 회사 기밀정보가 뿌려지고 있네
1980.03.14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열네 번째.

(음악)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언니, 이 그림은 어디로 보내죠?

- 서진실업 사장실로 갈 건데.

- 그분이 언제 오셨어요?

- 어, 아, 그때. 너 없을 때.

- 어머, 자리 비운 적이 거의 없었는데.

- 너 없을 때 잠깐 들리셨어.

- 이리 넣으세요. 같이 배달하고 올게요.

- 음, 아니야. 이건.

- 언니가 직접 가시게요?

- 아니.

- 그럼 그분이 사람 보내실 거예요?

- 글쎄. 으흠, 내가 알아서 할게.

- 아하하, 아이, 그 사장님 나도 한 번 볼걸.

- 왜?

- 유명하잖아요. 청년재벌.

- 호기심이 많구나, 너?! 으흠.

- 아이, 그런 분은 얼마나 좋을까? 그렇죠, 언니?

- 시끄러워.

(문 두드리는 소리)

- 네.

(문 여닫는 소리)

- 아, 어서 오세요.

- 안녕하십니까?

- 오시라고 해서 죄송해요.

- 천만에요. 어차피 약속이 돼있는 거 아닙니까.

- 자, 이 그림이에요.

- 어, 포장이 다 끝났군. 약속은 약속이니까 내가 서 사장한테 직접 전해드리죠. 이거 바다 그림이죠?

- 네.

- 좋은 그림 뺏어가는군.

- 어머, 뺏어가는 게 뭐예요. 엄연히 돈 주고 사가는 건데.

- 내가 돈이 없는 게 한이라 그 말입니다.

- 어머, 하하하. 아니 그런데 거기 정말 가실 일이 있으세요?

- 물론.

- 내가 거기 가는 걸 훼방 놓으려고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 아하하하하하, 생각이 너무 스피디해서 질렸습니다. 하긴 그런 의미도 조금 있죠.

- 왜요?

- 한번쯤은 같은 세대로서 그럴 수 있지만 거듭 되는 건...

- 불건전?

- 천만에요. 질투가 나서요.

- 으흠, 가셔서 전해주세요.

- 뭘 말입니까?

- 그럴 기회도 없겠지만 그분을 한번 초상화로 그리고 싶다구요.

- 초상화? 아니, 날 모델로 하는 건 어떻습니까?

- 이 기자님 얼굴은 감동이 없어요.

- 그게 무슨 말씀이죠?

- 느낌이 강렬하지 못하단 말이에요.

- 으하하하하.

- 하하, 농담이에요. 아하하.

(음악)

(발자국 소리)

- 아, 늦었죠. 최 선생님,

- 아이고, 이제 오십니까. 사모님.

- 어, 선글라스를 끼셨군요.

- 아는 사람 눈이 싫어서요.

- 아하하하하, 끼시는 게 훨씬 더 멋있으신데요?

- 일은 어때요?

- 네, 그래서 1차보고를 드릴 셈 연락올린 겁니다.

- 아, 어디 좀 봐요.

(종이 넘기는 소리)

- 부사장, 경리 상무, 그리고 이 또 한 사람. 세 사람만 1차로 뽑았습니다.

- 수고하셨어요.

- 4년 전부터 이 사람들의 재산상황이 다 나와 있습니다. 재산세 액수, 거주지 이동 상황, 등기부 사본.

- 어, 저, 가만있어 봐요.

- 부인 명의로 된 것은 여기 따로 있습니다.

(종이 넘기는 소리)

- 아니, 부사장은 차가 또 따로 있어요?

- 네, 경리 상무도 마찬가집니다. 본인들은 회사 차를 타고 다니지만 부인들 용으로 따로 차를 굴리던데요?

- 아유, 세상에. 아니, 나도 차가 없어 회사 차를 쓰는데.

- 다 그런 거 아닙니까, 일하는 사람 따로, 재미 보는 사람 따로.

- 아니, 그게 뭐가 다 그런 거예요?! 그래야 마땅하단 건가요?

- 아니요, 제 얘기는 그게 아니라-.

(음악)

(종이 넘기는 소리)

- 어, 자금계획서 이것이 전부요? 정 상무.

- 네, 부사장님. 얼른 보십쇼. 회장님이라도 들어오시면 야단납니다.

- 골프 치러 갔을 게요. 흐흠, 그 영감 회사 돌아가는 건 일부러 모른 체 하는 사람이니까.

- 왜 그렇습니까?

- 아, 귀찮으니까 그렇잖아. 골치 아픈 거 손을 댔다가 발목까지 빠지기 십상이니까. 뭐,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그거야.

- 아... 네.

- 아, 이거 참. 이걸 보니까 심각하군.

- 긴급자금으로 50억이 풀려보았자 얼마 못갑니다.

- 에휴, 이런, 쯧쯧쯧쯧... 아, 이럴 줄 모르고 겁 없이 그렇게 기업을 확장시켰나. 나 참.

몰랐겠지. 욕망의 환상에 사로잡히면 알코올이나 니코틴보다 더 심각한 거야, 아나?

- 압니다.

- 만약 50억이 풀리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지탱할 수 있지?

- 사채시장도 이제 바닥이 났고 많이 버티어야 십여 일입니다.

- 십여 일 후면...?

- 부도가 납니다.

- 부도액수가 모두 얼마야?

- 집계할 수가 없습니다.

- 어림잡으면...

- 우리 기업은 자본금 20억에 부채총액은 약...

- 이 천?

- 네.

- 음, 어렵군. 해낼 수 있을 것 같은가?

-아... 글쎄요.

- 염려 말게.

- 네? 그럼 부사장님께서 다른 대책을...

- 이 서진의 핵심은 어딘가?

- 물론 짓고 있는 공장 아닙니까?

- 부도가 나면 기업은 어떻게 되나?

- 방대한 은행부채 때문에 우리 회사 경우는 곧 은행관리로 넘어갑니다.

- 사장은 경영권에서 당연히 손을 떼겠지.

- 네, 그야... 부사장님?!

- 흐흐흠, 내 말의 의미를 알겠나?

- 알겠습니다.

- 우리 서진철강은 사장 다음으로 내가 대주주야.

- 알고 있습니다.

- 난 서진철강을 가지고 한 번 일해 보겠다 그거야. 이따위 자리만 지키고 있는

허수아비 부사장 따윈 어떻게 되도 좋아.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어, 어서 오게.

(발자국 소리)

- 예상외군. 외출하고 없는 줄 알았더니.

- 하하하, 언제나 나가 다니란 법 있나?

- 비가 오기 때문인가?

- 비가 오나?

- 몰랐군. 커튼을 좀 걷어 봐.

(커튼 걷는 소리)

- 아이, 언제부터 오나?

- 한 시간 전쯤. 왜 그러나?

- 음... 많이 오는군. 비가 오면-.

- 공장 짓는 데 차질이 올까봐 그러는군?

- 지대가 좋지 않아. 야적된 장비도 문제가 있고.

- 곧 그치겠지. 자, 이거나 봐.

- 응? 이게 뭔가?

- 바다.

- 응? 아, 이거 그림 아닌가? 미스 오의.

- 그래, 서 사장이 샀다던데.

- 아, 그렇긴 한데 이걸 왜 자네가 갖고 오지?

- 아,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아는 사람인데 여기 오는 도중에 들렸더니 그게 있더군.

- 오, 그랬어? 고맙네.

- 아는 사람인가?

- 흐흠, 약간.

- 바쁜 사람 오래 얘기하자고 들면 미안하니까 용건만 말하겠네.

- 다른 일이 있나?

- 불명확한 정보가 하나 있어.

- 뭔데?

- 좋진 않은 일이지만 이 회사에 불리한 기밀정보가 누군가에 의해서 뿌려지고 있네.

- 뭐라고...?

- 통계숫자가 정확하다는 거야. 간부급에서 그런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불리한 사항만 골라잡아서 말이야.

- 어디서 들었나?

- 재무부 쪽.

- 그럴 리가, 동 업계의 모략이겠지.

- 글쎄,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약간은 조심하는 게 좋아.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어서 오세요, 사모님.

- 저... 사장님은 안에 손님하고 계신데요.

- 사장님 만나러 온 게 아니에요. 회장님은?

- 골프장에 가셨습니다.

- 나 회장님 방에 있을 테니까 경리 상무 좀 불러줘요.

- 네.

- 사장님한테 나 와있단 얘긴 필요 없어요.

(음악)

유민석, 김정미, 오세홍, 설영범, 김환진, 안경진, 양미학, 장광, 전기병.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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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열네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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