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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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9화 망해가는 처지에 벗어나보려고…
달려오는 사람들
제9화 망해가는 처지에 벗어나보려고…
1980.03.09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광고)

김남 극본. 이규상 연출. 달려오는 사람들. 아홉 번째.

(음악)

- 저 현악단 어디서 데려 왔어요?

- 음악대학에서 왔습니다.

- 너무 빈약하잖아요? 5인조로선.

- 오케스트라를 쓸려고 했는데 사장님께서-.

- 이왕 한 번 하는 거 어쨌든 마찬가지 아니에요?!

- 네, 그렇습니다만.

- 사장님은 지금 어디 계세요?

- 어디 휴게실에 계신 모양입니다.

- 아이, 참. 뭘 하는 거야? 지금까지. 내가 좀 가보고 오겠어요.

- 아, 네. 곧 개식 시간입니다.

(음악)

(차 멈추는 소리 및 문 두드리는 소리)

- 누구십니까?

- 네, 저... 사장님 어디 가셨나요?

- 누구신데요?

- 아, 네. 이경우 기자라고 합니다. 사장관 동창인데요.

- 아, 그러십니까?

- 그런데 홀 안에도 안 계시고 물어봐도 잘 모르는 것 같아서요. 혹시 밖으로 나가시지 않았나 해서-.

- 가시면 제가 모시고 가지, 혼자 가시겠습니까.

- 글쎄요, 그런데 어디로 들어갔나?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아니, 여보.

(문 여닫는 소리)

- 뭐야?

- 뭘 하시는 거예요? 아니, 이건...!

- 놔둬.

- 아니, 술을...!

- 오늘 술 먹는 날 아닌가?

- 당신 참 이제 보니 정말 이상한 분이군요. 홀의 손님들은 누구더러 접대하라고 혼자 여기 숨어서

이러시는 거예요?! 당신 본래 술도 안 드시는 분이잖아요?

- 흐흐흥, 본래 그렇지.

- 대체 어쩌자는 거예요?! 이 행사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 망해가는 처지에 그걸 벗어나보려고 끝까지 허장성세를 부릴 수 있는 거야.

끝까지 반대를 했으면 여기 나오지도 않았을 거야.

- 그런데 왜요?! 왜 여기서 그러시는 거예요?!

- 이거 봐.

- 어머나! 아니, 기념사를 그렇게 구겨버리면 뭘 가지고 연단에 올라가시려고 그래요?!

- 연단? 흐흐! 연단이 아니야. 호소하고 애걸하는 자리지!

- 네?!

- 이 기념사 원고를 누가 썼나?

- 모르겠어요. 부사장이 썼겠죠. 총책임자니까.

- 얼간이 같은 자식! 그래놓으니까 관서에서 쫓겨났지.

- 뭐가 잘못됐어요?

- 내가 꼭 나가서 기념사를 해야 하나?

- 겁나세요? 참석자들이 어마어마해서요?

- 어마어마하지.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만나리라고는 꿈도 꿀 수 없는 사람들이

수백 명씩 와주었으니까.

- 모두 기다리고 있어요. 나가요.

- 장관, 국회의원, 각국 대사, 기관장, 총장, 은행장! 흐흐흐흐흐...

- 나가시잔 말이에요! 장갑을 끼세요.

- 영부인인 줄 알아?! 당신도 물론 그런 사람들하고 나란히 서서 악수하고 인사 받고

그러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겠지?

- 여보!!

- 당신 행복하고 자랑스럽지?! 이러한 세계가 당신의 이상이었잖아?

- 아... 당신 오늘 술을 몇 잔이나 잡수셨어요?

- 여보, 내 얘길 잘 들어봐. 난 오늘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 무슨 말씀이에요?

- 뭔가 해보겠단 말이야.

- 이 자리가 곧 그런 자리 아니에요?

- 그래, 내가 거대한 기업꾼들로 서진그룹을 일으키기 시작했을 때 저 사람들은 모두 날 비웃었지.

그러다 차츰 존경하기 시작했어.

- 그래서요?

- 내가 다시 몰락하면 또 저 사람들은 날 비웃을 거야! 또 내가 몰락하지 않으려면 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해!

- 우리에게 아직 힘이 있는 걸 보여줘야 그들도 힘을 보일 거예요.

- 아니야, 그들은 알 만 한 건 다 알고 있어. 그래서 말인데 난 기념사를 하겠어!

- 저 구겨진 종이를 들고 올라가시겠어요?

- 필요 없어! 직접 말하겠어!

- 내용을 다 외우셨어요?

- 저따위 내용이 아니란 말이야! 젊은 놈답게 탁 터놓고 말하겠어!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은행장님,

동 업계 여러분, 정치인 여러분, 전 지금 몰락 일보 전에 와있습니다!

- 여보!!

- 절 좀 도와주십쇼. 그 부탁을 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여러분-.

- 오, 시끄러워요!!

(음악)

- 뭐라구?!

- 아유, 이거 야단났습니다.

- 사장님은 지금 곧 이리로 내려오실 것 같습니다.

- 술을 얼마나 갖다 주었나.

- 위스키 스트레이트로 두 잔입니다.

- 뭐 어째?!

- 아, 네. 속이 안 좋으시다면서 막 오셔서 한 잔 잡숫고 또 골치가 아프시다면서

두통약을 달라기에 아스피린을 찾으셨는데 그리고 또 한 잔을 더...

- 이거 봐, 오비서.

- 네, 회장님.

- 너 정신이 나갔구나. 얼빠진 녀석.

- 아니, 젊은 친구가 그렇게 어리석어 가지고 어떻게 비서실에 근무해왔어!

- 사장 본래 술을 좋아하지 않잖아. 마시지도 않을 뿐더러.

- 지금 휴게실엔 사모님만 혼자 계시나?

- 네.

- 가보자구, 가서 말려야잖아. 일 잘못했다간 오늘 기념행사 개망신 하겠다.

(음악)

- 하하하하하하하하, 왜? 안 될 것 같아? 응? 믿어지지 않느냔 말야.

- 유치하고 감상적이고 비겁한 짓이에요!

- 당신은 사교계에 대해 잘 아니까 근데 그것이 그렇게 유치해?!

(문 여닫는 소리)

- 어찌 된 셈이지?

- 사장님, 진정하십쇼.

- 뭐라고?! 왜들 몰려와서 야단들이야!

- 이분 취했어요. 오늘 큰일 내겠어요!

- 취했나, 서 사장. 자자, 날 봐.

- 난 취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오?! 응?!

- 뭐? 난 니 장인이야.

- 뭐라구요?! 회장님!

- 관두고 나가요. 저인 지금 정신상태가 이상해요!

- 이봐, 미스코리아!! 정신상태가 이상한 건 내가 아니고 너야!! 너와 당신들! 흥!!

배우처럼, 재벌들처럼 차리고 뽐내는 이 꼴들을 좀 보라지!!

- 으잇!!

(따귀 때리는 소리)

- 나가요!!

- 아니, 얘. 어따가 손지검을... ? 넌 나가 있어.

- 으윽.

(문 여닫는 소리)

- 이봐, 머리가 복잡한가.

- 그렇습니다.

- 왜 그래, 크게 취한 것도 아닌데.

- 미안합니다. 먼저 가셔서 행사를 시작하십쇼. 난 좀 앉아 있다가 내려 갈 겁니다.

- 그게 좋겠습니다. 회장님.

- 음... 그럼.

- 아...

(음악)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및 웃음소리)

- 잘해봐, 얘. 좋은 기회 놓쳤잖아.

- 나 같음 어디 다친 덴 없지만 손해배상을 한 천쯤 달래겠어.

- 어머.

- 너무하지 뭐야. 그래, 돈도 도로 반환해버렸는데 겨우 화분 하나야? 아유, 약아빠졌어.

- 관둬, 얘. 나완 상관없는 얘긴걸 뭐. 문 잘 잠갔니?

- 응, 그래. 도둑 들어가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마라.

- 아하하하.

- 피카소 그림도 아닌데 또 누구 하나쯤 들어가면 어때서.

- 어, 아하하하.

- 아하하하하하하하하!

- 모레 저녁에 또 와서 우리가 그림 정리 해줄게.

- 그래, 고맙다. 난 이쪽으로 가야 해.

- 어, 그래? 그럼 모레 올게.

- 음, 고마워. 잘 가.

- 그래, 안녕.

(발자국 소리)

- 어머?!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오세홍, 설영범, 이기전, 안경진, 양미학, 유해무, 장춘순, 홍경화.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광고)

(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아홉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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