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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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8화 허세나 가식으로서 사업을 벌이긴 싫어
달려오는 사람들
제8화 허세나 가식으로서 사업을 벌이긴 싫어
1980.03.08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광고)

김남 극본. 이규상 연출. 달려오는 사람들. 여덟 번째.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사장님.

- 앉으세요.

- 오늘 저녁에 열릴 우리 회사 창립기념파티 진행표를 한번 보시겠습니까?

(종이 넘기는 소리)

- 수고하셨습니다. 부사장님.

- 일을 치르려고 준비 꽤나 했습니다만 잘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종이 넘기는 소리)

- 초청인사가 모두 300입니까?

- 조정 과정에서 들락거리는 게 좀 있어서, 어... 조금 더 됩니다만 아마 참석인사는 초청장보다도

더 많을 겁니다.

- 외국인이 모두 몇이오?

- 우리 지사가 있는 나라의 대사는 모두 빠짐없고, 어, 그밖에도 약 20명 내외가 더 초청되었습니다.

- 부사장님.

- 예.

- 이런 파티를 꼭 해야 됩니까?!

- 무슨 말씀이신지...

- 나더러 쩨쩨한 사장이라고 할진 모르겠으나 난 처음부터 이런 걸 반대했어요.

- 네, 그건 잘 압니다. 그렇지만 회장님께서 특별히 관심을 보이시고 또 여러 가지 여건도 있고 해서요.

다소 무리가 되긴 했습니다만-.

- 정상적인 상황이라면은 이런 거야 당연한 거요. 그러나!

- 사장님, 지금에 와서 결정된 사항을 취소시킬 수도 없는 입장 아닙니까?

- 난 허세나 가식적인 것으로서 사업을 벌이긴 싫어요.

- 사장님의 그 뜻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이 어디 꼭 그렇게만 받아들입니까?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어, 여기들 있었군.

- 네, 회장님. 오후 행사 진행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 있던 중입니다.

- 서 사장.

- 네.

- 이거 말야. 오늘 행사에서 사장이 읽어야 할 기념사인데 한번 미리 훑어보라고.

- 음, 기념사를 꼭 해야 됩니까?

- 기념사가 없을 리는... 더구나 오늘 행사에선 이 나라의 재계, 정계, 각 사회단체, 외국 인사들이

모두 사장을 지켜볼 것인데.

- 흠...

(음악)

(물소리 및 문 두드리는 소리)

- 뭐예요?

- 비서실에서 전환데요. 몇 시에 차를 보낼까 물어 보는데요.

-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떻게 해요?! 미용실로 전화해가지고 나 지금 목욕중인데

가도 되는 시간을 알아봐요.

- 네.

- 준비 다 해놓고 연락하라고 해요. 가서 기다리는 건 질색이니까.

- 알았어요, 사모님.

- 아, 저, 그리고 말이에요. 마사지 하는 애, 미스 오를 불러 놓으라고 해요.

- 네.

- 나, 오늘 바빠요.

- 네.

- 유모는 왔어요?

- 네, 애기 목욕시키고 있어요.

- 목욕 끝내고 푹 재우라고 일러요.

- 네.

- 아,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목욕물이 안 좋죠?

- 왜요? 전번하고 똑같이 섞었는걸요.

- 아, 그럼 우유가 좀 상했나?

- 물 갈아서 우유 다시 넣을까요?

- 시간 없어요. 관둬요.

(물소리)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어머, 어서 오세요. 이 기자님.

- 오늘은 그림 좀 팔렸습니까?

- 음, 보시다시피요.

- 어제하고 똑같나? 오늘 딱지 붙은 건 어느 겁니까?

- 없어요.

- 네?

- 팔릴 만 한 건 다 나갔나 봐요.

- 아니, 이런 미련한 작자들이. 천재화가를 몰라보다니.

- 어머, 제가 천재로 보여요?

- 네.

- 눈도 에지간하시군요.

- 네?!

- 아, 그럼 이 기자님부터 한 점 사가시지 다른 사람들 욕만 해요?

- 하하하하하하.

- 하하하, 요즘 화랑마다 불경기예요.

- 하긴, 때를 잘못 만나는 수도 있으니까.

- 그래도 이쯤 사주셨으니 다행이죠, 뭐. 이름도 없는 화가 첫 개인전인데 말이에요.

- 근데 가만있자, 서진그룹 서 사장이 한 점 안 팔아줍디까?

- 그분이 왜요?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요.

- 화분까지 보내줬지 않습니까.

- 그건 인사치례예요. 그럴 일이 있었으니까.

- 그 인사 치러야 할 일이란 게...

- 아무것도 아니에요.

- 얘기 안 하실 줄 알았습니다. 아, 근데 오늘 왜 이렇게 늦게까지 계십니까?

원래 이 시간까지 문을 엽니까?

- 6시까진데요. 오늘은 그냥 좀 있어요.

- 누굴 기다리시는군요.

- 네, 친구들이 온다고 그래서요. 아하.

- 그러시다면 불청객은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 퇴근하셨어요?

- 네, 퇴근은 했습니다만.

- 좋은 데 가시는 모양이죠?

- 서진그룹 창립 4주년 기념파티에 갑니다.

- 아하하, 제목이 길군요.

- 그게 제 잘못입니까? 한 사람은 재벌그룹 총순데 같은 동창끼리 한 사람은 말석 손님으로-.

- 어머, 동창이세요?

- 새삼 시시해진 눈으로 보시는군요?

- 아하, 네. 초라하게 보이네요. 아하하, 아하하.

- 아하하, 미안합니다. 시시해서.

- 술이나 많이 드세요.

- 아하하, 술 적게 먹으라는 소리는 밤낮 듣지만 술 많이 먹으라는 소리는 처음인데요?

- 왜요? 시시하게 생각되시면 술이나 많이 마시는 수밖에 더 있어요?

(음악)

(차 멈추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어서 오십쇼, 하하하.

(문 여닫는 소리)

- 안녕하십니까, 창립기념일을 축하합니다.

- 어서 오십쇼.

- 초청해주셔서 고마워요. 아하하.

- 와주셔서 영광입니다.

- 아하하, 자, 안으로.

- 예.

(발자국 소리)

- 아니, 그런데 이 서 사장은 어디 갔나.

- 아까 오셨는데.

- 주빈이 로비에서 손님들을 맞아야지. 우리끼리만 있으니 어색하지 않나.

- 아이, 아버님은 주빈 아니세요?

- 회장님이 여기 계시는 편이 훨씬 어울리십니다.

- 그이는 체구가 이런 덴 어울리지 않아요.

- 음, 그렇지만 이 친구 이렇게 낯 내놓을 줄 몰라서야 어디-.

- 아, 아, 저기 차관 내외분이 오십니다.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여기 있습니다. 사장님.

- 아스피린인가?

- 네.

(컵에 물 따르는 소리 및 물 마시는 소리)

- 됐어.

- 몸이 많이 불편하십니까?

- 아니, 두통이 좀 날 뿐이야. 홀에 손님들 많이 오셨나?

- 네, 절반가량 오신 것 같습니다.

- 난 여기 좀 더 앉아 있다 갈 테니까 다른 일이 있거든 연락해줘.

- 네, 저, 그리고 이건 사장님이 읽으실 기념삽니다.

- 내가 읽기로 돼있나?

- 네.

- 대신 회장님께서 읽으시라고 했는데.

- 글쎄요. 별도지시를 받은 바가 없습니다.

- 오 비서.

- 네.

- 대학 졸업한 지 몇 년짼가?

- 1년입니다.

- 그 기념사를 한 페이지만 읽어봐.

- 네.

- 소리 내서 낭독해봐.

- 아, 네.

- 불과 4년 만에 국내 제일의 기반구축으로서 이젠 세계 각지에 서진의 이름은

한국 수출 산업의 최선봉 기업으로서 널리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꼽히는

놀라운 성장력.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러한 터전 위에서 오늘도 저희들은 내일을 위하여

힘차게-.

- 닥쳐!!!

- 네?!

- 그만두란 말이야!!!

(종이 구기는 소리)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오세홍, 설영범, 이기전, 안경진, 정경애, 장광, 전기병.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광고)

(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여덟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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