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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6화 그 아버지에 그 딸이야.
달려오는 사람들
제6화 그 아버지에 그 딸이야.
1980.03.06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롯데삼강 제공입니다.

김남 극본. 이규상 연출. 달려오는 사람들. 여섯 번째.

(음악)

(발자국 소리)

- 네, 그러면 사장님을 모시고 정기 간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 자금문제, 중동 쪽 건설공사 문제는 개별적으로 얘기합시다. 총무이사.

- 예.

- 어제 제출했던 신입사원 모집 건은 보류하시오.

- 하지만 그 건은 신규사업 개발을 위한 은행 대부 때문에도 필요한데요.

- 그렇습니다. 단자회사에서도 신규사업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면 자금이 어렵습니다.

- 알고 있어요. 그러나 중지해요. 그런 식으로 일을 해결해나갈 시기가 아니니까.

- 알았습니다.

- 현재 인원 유동은 몇 프로나 됩니까? 지난달 퇴직 인원이 4프로입니다. 1프로 증가했습니다.

- 빠져나가는 이유가 뭐요?!

- 일신상 형편으로 모두 돼있습니다만 다른 동계 회사로 대부분 가는 것 같습니다.

- 대우가 나쁜 때문인가?

- 지난번 보너스가 지급되지 못한 영향도 좀 있고, 사실 그보다는-.

- 솔직히 얘기해 봐요. 요즘 사원들 동태가 어떻소?

-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밀사항이라고 해봐야 금방 소문이 돌기 마련인데

계속해서 회사 영업 실태가 좋지 않은데다가 요즘 젊은 사원들은 너무 타산적이어서

동 업계에서도 악질적으로 좋지 못한 루머를 퍼트리고 있고 경력사원으로 스카웃을

막 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직원들이야 사실 수준은 A급 아닙니까?

다른 데서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죠.

- 여러분이 그 점을 잘 파악해서 사원들 사기 진작에 힘을 기울여 주시오. 경영상

난관이라는 건 돌파해나가는 데 뜻이 있지 않습니까?

- 알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내 과시용으로도 이번 창립기념파티는 성대하게

갖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알았어요.

(음악)

(차 멈추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아, 네. 됐어요. 네, 중앙이에요. 네.

(발자국 소리)

- 수고하십니다. 오, 그림을 걸고 계시군요. 저, 아시겠습니까?

- 어머, 어머, 안녕하세요. 아, 저 그때 차 운전하셨던...

- 네, 화실로 갔더니 여기 화랑에 계신다고 그러더군요.

- 화실은 어떻게 아셨어요.

- 병원에 연락해서요. 아, 참. 여기 그때 차안에 놔두고 가셨던 물감 가져왔습니다.

- 아, 고마워요.

- 일부러 오셨었다는데 죄송합니다.

- 아, 깜박 차에다가 이걸 두고 내렸지 뭐예요.

- 사장님께서도 대단히 죄송스러우시다구요.

- 아니에요. 제 실순 걸요, 뭐.

- 그때 막 갖다드리려고 했는데 사장님을 모시고 있는 몸이라 좀체 시간이 나야죠.

- 바쁘실 텐데 정말 죄송해요.

- 어젯밤 사실은 사장님이 일찍 퇴근하셔서요. 화실로 갔더니...

- 어머, 그러셨어요? 어젠 개인전 준비 때문에 저도 일찍 문을 잠갔어요.

- 네, 안 계시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사장님이 출근하시자마자 말씀 드리고 곧장 오는 길입니다.

- 고맙습니다. 사실은 그날 아는 선생님 댁에 갔었어요. 그 선생님이 미국 갖다 오셨는데

이 물감을 선물로 주시지 뭐예요.

- 그림은 잘 모릅니다만 여하튼 그런 실수를 저질러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 음, 가시려구요?

- 네.

- 아, 사장님께 인사 여쭤주세요.

- 네.

- 아, 참 그리고... 이거 제 개인전 팜플렛인데 가지시겠어요?

- 네, 사장님께 전해 드리죠.

- 아, 여기 있어요.

-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 안녕히 가세요.

(발자국 소리)

(음악)

- 아이구, 사모님. 이제 오십니까?

- 아하.

- 하하하하하.

- 늦어서 죄송해요. 어, 여기 주스로 줘요. 오렌지.

- 저, 그 건 어떻게 됐습니까? 아, 계약을 하시려면은 지금이 가장 좋은데.

- 네, 해주세요. 계약금이에요.

- 아유, 아하하하. 준비하셨군요. 하하하하하. 사장님께서도 찬성하셨습니까?

- 아니에요. 그 양반은 어림도 없어요. 제 돈이에요.

- 그럼 잔액은...

- 어떻게든 해대야죠.

- 아하하하하, 생각 잘하셨습니다. 사실 비밀입니다만 기업경영자치고 개인 명의로

비밀재산을 빼돌려놓지 않은 사람 얼마 안 됩니다.

- 그러니까 기업은 망해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바탕이 되잖아요?

- 아, 그렇죠.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상관없다는 말. 그건 한쪽면만 보는 편견이에요.

대비책이 인생살이에는 꼭 필요하죠. 아하하하하.

- 아, 드세요.

- 아, 네.

- 이번 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비밀을 보장해주셔야 돼요.

- 아하하하하, 그 점은 염려 마십쇼.

- 그리고 또 하나 부탁이 있는데요.

- 뭡니까?

- 자, 여기 이 사람들 보세요.

- 아니, 무슨 명단입니까?

- 우리 회사 간부직원 몇 사람 명단이에요. 이 사람들 4년 전부터 지금까지 재산상황을 좀 파악해주세요.

-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 철저히, 정확히 빼주세요. 표면적이 아닌 것도 조사할 수 있나요?

- 해봅시다.

- 자, 이건 그 작업에 필요한 수수료예요.

- 아, 고맙습니다.

(음악)

- 그래? 그 여자가 그런 요구를 했어? 10억을 달라구?

- 목소리를 낮추세요. 부사장님.

- 정 상무와 나, 둘밖에 없잖아.

- 사장 부인은 저와 부사장님과의 관계를 모르니까 제가 가부간에 비밀을 지켜줄 걸로 알고 있습니다.

- 10억을 빼달라고 하는 판에 비밀이 어디 있어! 비밀이! 음... 그러고 보니 그 여자

얼굴만 반반한 줄 알았더니 보통내기가 아니로군.

- 얕잡아봐선 안 되겠는데요.

- 그런데 그 얘길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구누구야?

- 회장님, 사장 내외, 그리고 저와 부사장님. 이렇게죠.

- 사장도 알고 있다니... 그럼 사장의 짓이란 말인가?

-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아마 그 여자가 사장 몰래 추진하는 것 같습니다.

- 회장은 그럼 알고 있겠군.

- 그럴 겁니다. 그렇지만 전혀 내색을 안 하시던데요?

- 음, 너구리같이 약은 채 하지만 아무것도 아니야, 그 사람.

- 문제점이 많이 있습니다.

- 사위 덕에 출세하니까 말야. 자기가 이 나라에 거물이 된 척, 혼자 착각에 빠져 있지.

- 그렇습니다.

- 그 아버지에 그 딸이야. 허세와 허욕밖에 없어. 사장 그 친구, 어떻게 그런 여자를 골랐는지 모르겠어.

- 순진했던 시절에 미스가 가끔 나오는 거 아닙니까. 학창시절에도 거의 연애경험이 없었으니까.

- 음, 운명의 조화야. 조화.

(문 두드리는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아, 부사장. 나 닥터 알리와 점심약속이 있는데 같이 갈까?

- 아, 예. 그러시죠, 회장님.

(음악)

(차소리)

- 공장으로 막 가실까요? 사장님.

- 어, 그래.

- 참, 차 뒤편에 팜플렛이 하나 있는데 보시죠.

- 팜플렛?

(팜플렛 펼치는 소리)

- 음, 이게 뭔가? 오지연 미술작품 전시회?

- 며칠 전에 이 차에 치일 뻔한 아가씨 있지 않습니까?

- 오... 그 아가씨란 말야?

- 네, 놔두고 갔던 물감을 갖다 주러 아침에 들렸습니다.

- 음, 여기 사진이 나와 있군.

- 아주 마음씨가 착한 아가씨던데요. 죄송하다고 전해 달랬습니다.

- 어, 사실은 어제 나 없을 때 찾아와서 그때 줬던 수표를 놔두고 갔더군.

- 그래요? 그 얘기는 않던데.

- 내가 실수를 했었는지도 모르지.

- 그림도 아주 썩 잘 그렸던데요.

- 한번 가보는 게 예의겠지?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설영범, 김환진, 안경진, 장광, 신성호, 서지원, 유해무.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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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여섯 번째로 롯데삼강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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