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4화 10억을 빼돌리면 너무 위험…
달려오는 사람들
제4화 10억을 빼돌리면 너무 위험…
1980.03.04 방송
(음악)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고려야구, 롯데삼강 공동제공입니다.

김남 극본. 이규상 연출. 달려오는 사람들. 네 번째.

(음악)

(발자국 소리)

- 아, 이제 가십니까?

- 오우, 아, 네. 또 뵙는군요.

- 사장은 만나셨나요?

- 아니요. 외출 중이세요.

- 그런데 여태까지 기다렸다 오십니까?

- 아니오. 이 빌딩 지하실에 쇼핑센터가 있어서요.

- 오, 구경하셨군요.

- 아하하, 네. 이런 데 오기 쉽지 않으니까요.

-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어디선가 한번 뵌 분도 같은데.

- 저를요?

- 네. 어디선가.

- 흐흠, 평범한 얼굴이라서 누구든지 그렇게 느껴요.

- 그럴까요? 참,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나 한 잔 마실까요. 크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 음, 그래요. 오호호.

(자판기에서 커피 나오는 소리)

- 됐습니다. 먼저 드세요.

- 아, 고마워요.

- 학생은 아닌 것 같고...

- 아이, 졸업 5년째예요.

- 직장여성도 아닌 것 같고.

- 인생이 곧 직업 아닌가요?

- 아하하, 그렇습니까?

- 선생님, 경찰이신가요?

- 아, 원 천만에요.

- 어, 기자세요?

- 아, 어떻게?

- 내 친구에 기자가 하나 있는데요. 그 애도 어딜 가면 항상 꼬치꼬치 캐묻길 잘해요.

- 누군데요?

- 중도일보 노지숙.

- 아, 그 올드미스 미술 담당.

- 아하, 네. 선생님은 중도일보 아니시죠?

- 아닙니다만. 아아, 이제 알았군.

- 뭘요?

- 여류화가 오지연 양.

- 어머머?!

- 비상한 재주 아닙니까?

- 아이, 어떻게 아셨어요? 아직 캄캄한 무명화간데요.

- 그래서 기자 해먹는 거 아닙니까? 그 끼고 있는 봉투 속에 팜플렛이 들었나요?

- 아하하, 난 또. 아이, 이 봉투를 읽으셨군요. 오호호호.

- 이름이 인쇄돼있는 걸 보니까. 오케이 인정?

- 네, 부끄러워요. 첫 번째예요.

- 오호, 축하합니다. 팜플렛 하나 주세요.

- 네. 구경 오세요.

- 오, 서 사장한테는 그래서 가셨군.

- 오, 아니에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에요. 아, 하긴 하마터면 개인전이고 뭐고

큰일 날 뻔했지만.

- 무슨 일인지 흥미로운데요?

- 아, 아실 거 없어요. 하찮은 일이에요.

(음악)

- 후...

- 제 설명 알아들으시겠어요. 정 상무님?

- 네, 알겠습니다.

- 경리 담당이 지금 몇 년 째지?

- 처음부텁니다.

- 음... 그랬지. 처음엔 경리 과장이었다가... 4년 전이군.

- 네.

- 어때요. 이 일은 정 상무님과 저와 회장님과 셋이서만 아는 비밀이에요.

- 그런 일이라면 좀 더 오래전에 시작했었어야 하는데.

- 그러니까 더 늦으면 안 되겠단 말이에요.

- 그렇지만-.

- 10억밖에 안 되잖아요? 우리 회사 전체 외형이 지금 얼마예요?

- 전체로야 뭐 1000억이 됩니다만-.

- 그 중에서 1퍼센트예요.

- 시기가 너무 좋지 않습니다. 지금 회사 재정에서 10억을 빼돌리려면

이건 너무 위험합니다.

- 그럼 안 되겠단 말이에요?!

- 어렵다는 겁니다. 지금 월말에 어음 막아야 할 액수만도...

- 회사 재정 사정을 브리핑 듣자는 건 아니에요!

- 하아...

- 정기 보너스도 지급 못하고 있는데요. 게다가 이틀 후에 기념행사도 치러야 하고...

-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지 말라구. 경리 상무. 기념행사는 전략적인 거야.

- 알고 있습니다.

- 지금 차관교섭, 은행관계, 사우디 공사 등, 기념행사가 끝난 다음엔 성과가 있을 게야.

- 그래야겠죠.

- 이 고비만 넘기면 우리에겐 좋은 교훈이 될 거야.

- 네.

- 우선 계약금이 한 1억 필요해요.

- 연구해 보겠습니다만 저로선 확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 아, 음... 좋아. 하루 이틀 좋은 방안을 짜봐.

- 네, 죄송합니다. 사모님. 실례하겠습니다. 음.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망할 자식.

- 이 회사는 핵심간부들이 모두 어려서 말이야.

- 저놈들 가만 둘 줄 알아?

- 아이, 뭐가 있나.

- 서 사장은 사업을 일으키느라고 지금까지 맨손으로 고생만 해왔는데 저놈들은 뭐예요?!

- 뭐가?

- 4년 전 저놈들 집 있는 사람도 한 명 없었잖아요?! 하숙집, 여관집 신세지던 것들이 지금은

몇 층짜리 집에서 떵떵거린단 말이에요! 그 돈이 다 어디서 났겠어요! 회사에서 긁어 뺀 것이지!

(음악)

- 불, 여기 있습니다.

- 응.

(라이터 켜는 소리)

- 후...

- 회사로 들어가시겠습니까?

- 어?

- 다른 곳 들리시겠습니까?

- 응, 회사. 나 오늘 다른 일 없나?

- 오후엔 없으십니다. 안색이 좋지 않으신데 어디서 좀 쉬었다 가시죠.

- 내 안색이 언제나 안 좋은 편이지.

- 사장님, 앞으로 골프나 테니스를 좀 하시죠.

- 그럴 시간이 없었어.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 그렇지만 건강도 생각을 좀 하셔야죠.

-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 그리고 수행비서도 데리고 다니시는 게 안 좋을까요?

- 왜 자네 혼자로선 자신이 없나?

- 아이, 그런 건 아닙니다.

- 어제 같은 사고나 내지 않도록 조심해.

- 죄송합니다. 그런데 참, 어제 그 아가씨 물건을 깜박 모르고 가져와 버렸는데.

- 뭔가?

- 물감이라고 그러던데요.

- 찾으러 오겠지.

- 그걸로 혹시 번거롭게 굴지 않을지 모르겠는데요.

- 그런 여자로는 뵈지 않던데.

- 네, 저도 그렇게는 봤습니다만.

- 어디 이상이나 없는지 그 병원으로 연락이나 해보라구.

- 네, 염려 없을 겁니다.

- 조그마한 일로 오해를 남기면 안 되는 법이니까.

- 네.

- 저기 말야, 김포공항으로 가. 잠시 들릴 테니까.

- 네.

(음악)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아, 저, 이경우 기자. 다녀왔나?

- 아, 네.

- 어떻게, 만났어?

- 못 만났습니다.

- 괄시 받았군.

- 외출 중이었으니까요. 다른 사람들만 대충...

- 뭐, 하긴. 그 회사에 자네 동창들이 많지?

- 그렇죠.

- 뭐가 좀 잡혀?

- 전혀 모르겠는데요?

- 그래? 이상하군.

- 뭐가요?

- 사실은 말야, 이상한 소스에서 나온 말인데 서진그룹이 금년 상반기를 넘기지 못할 거라는 정보가 있어.

- 업계의 중상모략이겠죠.

- 글쎄, 알 수 없지. 모처에서 극비리에 내사에 착수했다는 말도 있고 말야.

- 무슨 혐의입니까?

- 여러 가지야. 맨손으로 어떻게 그 기간 동안에 대재벌로 성장했느냐 그거겠지. 뭐, 지금까진

드라마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봐줬는데 시효가 지난 건지도 모르고.

- 부사장을 만났는데요. 별거 아니라고 큰 소릴 치던걸요?

- 흠... 기사로 쓸 수 있는 상태도 아니지마는... 여하튼 다시 한 번 가서 사장을 만나봐.

- 내일 모레가 창립기념파티 아닙니까. 그때까진 만나지겠죠.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언니, 어디 갔다 이제 와?!

- 응, 화랑에 가서 사람 좀 만나보고. 개인전 한 번 하기가 그렇게 쉽니?

- 아, 참. 병원에서 전화 왔었어.

- 뭐래? 엑스레이.

- 이상 없대요.

- 그렇지 뭐.

- 그런데 언니 이름, 우리 화실 이름, 주소 다 물어보던데?

- 왜... 화실 주소까지 묻니?

- 몰라.

- 아... 얘, 그만 치우고 오늘은 들어가자. 늦었는데.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김규식, 오세홍, 김환진, 양미학, 안경진, 유해무.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광고)

(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네 번째로 고려야구, 롯데삼강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8.17)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