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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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달려오는 사람들 - 제2화 기적처럼 성장한 청년재벌…
달려오는 사람들
제2화 기적처럼 성장한 청년재벌…
1980.03.02 방송
김남 극본. 이규상 연출. 달려오는 사람들. 두 번째.

(음악)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 어이, 이경우 기자.

- 네.

- 어, 서진그룹의 서영진 사장하고 동창이라고 그랬지?

- 네, 영문과 동창입니다.

- 어...

- 왜요? 뭐가 있습니까?

- 아니, 이거 가십이 하나 들어왔네.

(종이 만지작거리는 소리)

- 뭔데요?

- 서진그룹이 창립 4주년 기념행사를 거창하게 준비 중인데.

- 당연한 거 아닙니까?

- 아니야, 요즘 서진그룹이 위험하다는 루머가 파다한데 1억짜리 기념행사를 한다면

이거 앞뒤가 안 맞잖아?

- 아, 하하. 아니, 그런데 왜 서진그룹 얘기만 나오면 언제나 제가 자문이 됩니까?

- 자네 신세가 처량하게 보여서 그래.

- 뭐가요?

- 한 사람은 국내 유수의 대그룹을 설립했는데 자넨 고작 신문사 말단 기자라니. 하하하.

- 부장님 동창 중엔 장관, 국회의원도 많지 않습니까?

- 에? 아하하하하, 그렇군. 아, 그런데 말야. 자네 그 서 사장 요즘 만나본 일 있나?

- 없습니다. 만나 볼 일이 있어야죠.

- 아, 동창 아냐?

- 동창도 동창 나름이지 어디 함부로 찾아갈 수 있나요?

- 신분이 차이가 심하다, 그 말이지?

- 글쎄...요?

- 그 부인은 미스코리아 출신인 데다가 기적처럼 성장한 청년재벌. 스캔들도 깨끗하고, 평이 좋았는데.

- 알고 싶으신 게 뭡니까? 부장님.

- 단독 인터뷰 한번 어때?

- 제가요?

- 동창인데 톡 까놓고 말해보자 그거야.

- 글쎄... 요.

- 일요판에 나갈 수 있게 해줘. 서진그룹의 문제점, 전망. 위기설의 정체.

- 제 담당도 아닌데-.

- 좌우간 만나봐.

(음악)

- 어서 오세요, 사모님.

- 회장님은?

- 네, 방에 계십니다.

- 혼자예요?

- 부사장님과 같이 계세요.

(문 두드리는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아니, 앗, 사모님 오십니까.

- 아하, 안녕하세요?

- 앉아라.

- 아...

- 서 사장, 없니?

- 밖에서 만났어요.

- 무슨 일로?

- 그냥 점심 했어요.

- 같이 안 들어왔나?

- 네, 학교에 들를 일이 있대요.

- 학교? 왜?

- 교수 누구 만나볼 사람이 있대나요?

- 음... 회사 경영에 자문을 구해볼 셈인가?

- 우리나라 기업의 특징은 이론적, 학술적인 것은 초보단계에 불과한 것입니다.

- 지금까지는 그런 식으로 해왔지만은 이젠 어려워. 학교로 가서 교수를 만나는 대신 정치인을 만난다던가

뭐, 발상이 좀 달라져야 하는데.

- 기념행사, 초청행사는 확정지었어요?

- 네.

- 열 사람쯤이 더 필요한데요.

- 누군데?

- 봉사단체 간부들이에요. 제가 이번에 새로 가입한.

- 아, 네. 알았습니다. 명단만 보내주십쇼.

- 외국 바이어나 국내 상공인, 정치인 빠진 데 없나 다시 한 번 철저히 체크해 봐요.

- 네.

(음악)

- 사장님, 학교로 막 들어가시겠습니까?

- 그래.

- 시간 약속을 하셨나요?

- 아니야.

- 그러시다면 제가 연락을 미리 해볼까요? 혹시 자리에 안 계실 수도 있으니까요.

- 그 선생님이 안 계시면 학장님이나 누구 다른 분을 만나지. 뭐 꼭 용건이 있어서 온 건 아니니까.

- 알겠습니다.

- 아, 이봐.

- 네.

- 깜박 잊었군.

- 뭘 말씀입니까?

- 차를 돌리게.

- 돌려요?

- 그래. 골치가 아파서 교수 분들을 좀 만날까 했지만 안 되겠어.

- 다른 일이라도?

- 아니야, 학교에 들어갔다간 더 골치가 아파지겠어.

- 그럼 뭐, 나중에 가시죠.

- 전번에 나더러 장학기금을 하나 만들어 달랬는데 오늘 학교에 가면 그 대답을 가지고 온 줄 알 거 아니겠나.

- 네, 그렇군요.

- 지금 그럴 형편이 못되는데 말이야. 돌아가자구.

- 네, 차를 여기서 돌리죠.

(차 움직이는 소리)

- 아악!!!

- 윽!!

(음악)

(바람소리)

- 괜찮으십니까?

- 아, 네. 잘 모르겠어요.

- 이봐, 병원으로 가.

- 네.

- 죄송해요. 제가 한눈을 팔았어요.

- 천만에요. 그곳이 차를 돌릴 수 없는 곳인데 그만 급히 돌리느라고...

- 음...

- 죄송합니다. 사장님.

- 저, 병원에 가는 거예요?

- 네.

- 안 가도 될 거 같애요. 한 번 쓰러지긴 했지만 어디 상처는 없는 것 같애요.

- 타박상은 눈으로 봐선 모르는 거니까 한번 진찰은 해보셔야 할 겁니다.

- 죄송합니다. 아가씨. 어디 다른 피해는 없으세요? 들고 계신-.

- 네, 좀 찌그러지긴 했지만 상관없어요. 물감이니까요.

- 물감이라뇨?

- 수채화 그릴 때 쓰는 튜브물감 말이에요.

- 아, 네. 그림을 그리십니까.

- 아, 뭐. 조금.

- 어, 저기 병원 있습니다.

(음악)

- 저, 사장님. 비서실에 연락드릴까요?

- 일 없어.

- 먼저 들어가시죠. 제가 여기 있다 뒤처리를 끝내고-.

- 자네가 여기 있으면 차를 누가 운전하란 말인가.

- 예, 죄송합니다.

- 이봐.

- 네.

- 좀 이따 진찰 끝나고 그 아가씨가 나오거든 말이야. 이걸 자네가 전해줘.

- 네. 수표... 좀... 많지 않을까요?

- 집어넣어. 흠.

(발자국 소리)

- 아, 저, 다 끝났습니다.

- 어떻습니까? 선생님.

- 운이 좋군요. 현재로선 전혀 이상이 없고 엑스레이 결과는 내일 봐야겠습니다만.

- 그럼 끝났군요.

- 아, 근데 가끔 전혀 상처가 없는 타박상이 열흘쯤 후에 이상이 나오는 수가 있어요.

- 여하튼 오늘은 그만 가시죠. 수고하셨습니다.

- 안녕히 계세요.

- 아, 내일 연락해보세요.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이렇게 누를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

- 저... 아가씨. 이건 제 연락처니까.

- 아, 필요 없어요.

-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연락을-. 그리고 이건-

- 아이, 뭐예요?

- 약소합니다만 저희 사장님께서.

- 수표를요?

- 네, 자.

- 아, 안 돼요. 받을 수 없어요.

- 죄송합니다. 좀 바빠서요.

(문 여닫는 소리)

- 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차 출발하는 소리)

- 무슨 저따위 사람들이...

(발자국 소리)

- 어머, 내 물감을 차에 놔뒀는데.

(음악)

박웅, 유민석, 김정미, 김규식, 이근욱, 설영범, 오세홍, 안경진, 유해무, 전기병.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서유석, 김형균과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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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극장. 김남 극본. 달려오는 사람들. 이규상 연출. 두 번째로 고려야구, 롯데삼강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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