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스물 아홉 번째로 마지막회.
-(삐걱)
-윤영이냐?
-아우...아우 웬 비는 이렇게 쏟아지지? 왜 나와계세요? 주영이 기다리고 계시는 거에요?
-주영이 들어왔다.
-들어왔어요? 어디가 있었데요?
-며칠 바람 쏘이고 왔다더라.
-하...기집애 방에 있어요 지금?
-들어가 봐라. 너희 엄마하고 얘기하고 있다.
-나쁜 계집애.
-(탁)
-어디 얼굴 좀 보자!
-어, 언니.
-꼴 좋구나? 응?
-미안해 언니.
-서있지 말고 어서 들어오너라.
-어떻게 된거니 너!
-들어왔으니 됐다 됐어. 어서 게 앉아라.
-어떻게 된거냐니까!
-며칠 여행했어.
-너 팔자 좋다? 응?
-그만둬, 그만둬! 오죽 괴로웠으면 그랬겠니?
-너 나좀 봐.
-(탁)
-너 아무 소리 말어라.
-난 아무래도 괜찮아 엄마.
-하유 그동안 속상한거 이루 말 할수가 없어.
-죄송해요, 엄마. 다시는 엄마 속 안썩일께.
-오냐, 오냐. 니가 무슨 죄가 있니. 부모 잘못 만난 죄밖에 더 있니?
-아이 그런 소리마.
-아빠. 내가 밉지?
-다신 미운짓 하면 못쓴다.
-다신 안그럴거야. 하...아빠 이젠 우리집도 잘 될 모양이지? 오빠도 부산에서 자리 잡았다고 연락이 왔다며?
-나도 내일부터는 친구 사무실에 나가기로 했다.
-엄마 정말이야?
-너한테 용돈 타쓰기 안쓰럽다고 친구분 회사에 나가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어.
-하이..아빠 너무 무리하시지 말고 소일 삼아 다니셔야 돼요?
-알았다. 인석아 어서 너희 언니한테 가 봐라. 너 없는 동안에 누구보다도 너 걱정을 많이 했단다. 어서 가봐.
-언니 내가 잘못했어.
-듣기 싫어. 생각같아서는 당장 내쫒아버리고 싶었지만 아버지를 생각해서 참는거야. 나도 곧 이 집을 나가야 할텐데 너 마져 없어봐. 두 노인네가 어떻게 되겠니?
-언니가 집을 나가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 시집갈거야.
-언니 정말이야? 나 정말 형부 생기는 거야? 뭐하는 사람이야 형부 될 사람은?
-엔지니어야. 아버지 엄마한테는 아직 얘기 안했어. 며칠 있다가 양쪽 집안 어른들 인사 시켜드리기로 했어.
-아이 언니! 언니 정말 만세다! 언니가 시집갈 생각을 다하다니, 이건 정말 놀라운 사실이야.
-니가 날 그렇게 만든거야. 너한테 감사하고 싶어.
-네. 음? 아니, 누구야 이게?
-안녕하셨어요, 전무님?
-오호 이거 웬일이야 정란이가?
-옛날 생각이 나서 찾아온것 뿐이에요. 어 사무실이 조금도 달라진데가 없네요?
-하하 하나 달라졌지. 정란이가 쓰던 책상이 없어졌자나?
-어머나 정말 어디로 갔어요?
-총무과로. 예뻐졌는데?
-하하하 전무님은 더 건강해 보이구요.
-하하하 고맙군. 주영인 잘 있나?
-게 만난지도 한달이 넘었어요.
-그래?
-어떻게 지내, 정란이는?
-재밌어요. 그래서 인사 드리러 왔어요.
-음? 아이 뭔데 이게? 오? 결혼을 하시게 됐군. 이번엔 진짜야?
-지난번 무기연기가 해제 됐나봐요?
-음...신랑이 배상태라...아 이거 처음 교제하던 그 남자군.
-축하해 주러 꼭 오실거죠?
-아이 꼭 가야지. 하하 근데 어떻게 겹쳤을까?
-겹치다뇨? 누구하고요?
-하하 자 보라구.
-어머 전무님...
-우연치고는 참 묘한 우연이군.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거야? 신혼여행도 나하고 같이 가는거 아냐?
-어떻게 된거에요, 전무님?
-인사장 그대로야.
-축하해요.
-흠흠. 주영이 한테도 전해줘. 몇 번 전화했지만 받질 않더군. 참 좋은 아가씨였는데 나하곤 인연이 안닿았던 모양이지? 주영이 올 봄을 안넘겼으면 좋겠어.
-한전무님 말이야, 막상 결혼을 하긴하지만 몹시 서운해 하는 눈치더라. 누님이 중매를 섰데.
-하..올 봄엔 내 주위에서 유난히 결혼을 많이 하는거 같애. 우리 언니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한 전무님도 그렇고 그리고 영민이도 그렇고.
-영민 씨도 결혼을 한데?
-좀전에 편지 받고 나오는 길이야. 이번 일요일 자기네 목장 초원에서 야외결혼식을 하기로 했데.
-신부는?
-그 마을 처녀래.
-갈거니?
-글쎄.
-가봐야 되는건지 모르겠어.
-글쎄 뭐라고 얘기를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알아서 해 니가.
-축하한다, 영민아.
-아 고맙다. 와줘서.
-나 혼자 지금 막 도착했어.
-알고 있어.
-주영 씨 하고 같이 오고 싶었는데 어떻게 연락이 잘 안됐어.
-알고 있을거야. 내가 연락했으니까.
-연락했어? 아이 난 또 모르고 있는줄 알았지. 알았으면 왔을텐데 왜 안왔을까?
-하하 좋을리가 있겠니? 자, 가서 기념촬영이나 하자.
-어? 어어 그래
-아이 왜 가서 사진을 안찍으세요?
-아..아니에요. 나중에 오빠한테 인사나 드리겠어요.
-오빠가 밉지 않아요?
-아니요, 오빠가 미울거 같으면 제가 여길 왔겠어요? 우린 영원한 친구에요.
-고마워요. 주영언니.
-신부가 참 예쁘네요.
-이곳 국민학교 선생님이에요.
-아 그랬었군요.
-학생들을 데리고 우리 목장에 견학을 왔다가 오빠를 만난거에요. 새 언니도 꿈이 목장이었데요.
-그랬었군요.
-어 사진을 다 찍은 모양이에요. 가서 오빠 만나봐요.
-아유, 주영 씨 오셨군요?
-아이 네 좀전에요.
-오빠!
-어. 아이 주영이!
-축하해!
-고맙다. 와줘서.
-서둘러서 오느라고 미쳐 선물을 준비 못했어.
-니가 와준것만 해도 나한테는 큰 선물이야.
-아무튼 다시 한번 축하해.
-고마워.
-오빠! 새 언니 기다리고 있어, 빨리 떠날 준비해!
-어 그래! 어떻게 하지 시간이 없어서?
-가봐.
-내가 나중에 정식으로 초대할께.
-동식아 미안하다.
-아유 내 걱정 말고 신혼여행이나 잘 다녀와.
-그래 그럼 다녀와서 다시 만나자. 곧 연락할께!
-(탁 부웅)
-주영언니 안으로 들어가요.
-아니에요. 바로 가겠어요. 손님들 모시고 들어가 보세요.
-아이 쉬었다 가시라고 잡고는 싶지만 웬지 서먹서먹 하네요. 그럼 나중에 또 뵙겠어요. 안녕히 가세요.
-잘 있어요.
-가시죠.
-네 가요.
-전 주영 씨가 안오시는 줄 알았습니다.
-안 올 이유가 없잖아요? 제가 동식 씨의 영원한 친구인 것처럼 영민이도 마찬가지에요.
-주영 씨
-침울한 표정 짓지 마세요. 밝게 사세요. 나도 밝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이 다음에 만날때 서로 환한 웃음을 웃어요. 약속해요, 우리!
-주영 씨를 주영 씨를 전...잊지 못할거에요. 난 정말 바보에요. 세상에 나같은 바보가 또 있을까요?
-바보이기는 나도 마찬가지에요. 전 여기서 가겠어요.
-아니, 같이 안가요?
-아니요. 저 혼자 가겠어요.
-날 보고 혼자 가라구요?
-우린 처음에도 서로 혼자였잖아요. 안녕히 가세요.
-손정아 김정미 박은수 김규식 이근욱 설영범 권희덕 정경애 유명숙 음악 김홍철 효과 신제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곡 정민섭 노래 박지영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스물 아홉번째 마지막회로 고려야구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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