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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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제25화 - 동식 씬 영민이 친구야
제25화
동식 씬 영민이 친구야
1980.02.25 방송
인생극장 봄비아가씨는 1980년 2월 1일부터 1980년 2월 29일까지 제29화에 걸쳐 방송되었다.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스물 다섯번 째.

-오래 기다렸니?

-아니, 지금 막 왔어.

-차 들어. 이봐, 여기 커피 둘!

-단골 다방이니?

-며칠 안됐어.

-지난번 고마웠어.

-인사가 빠르다.

-일찍 하고 싶었지만 자기 행방을 알 수가 있어야지. 자기 찾으러 경마장엘 한 번 나가 봤었어. 근데 없더라. 경마장 졸업했니?

-자금 좀 대 줄래?

-우리엄마 있잖아? 결혼 준비 자금이 필요하다면 얼른 내 줄텐데 뭐?

-야 니가 장모님하고 딱 붙어 있는데 그게 돼니?

-자기 지금 뭐라 그랬어?

-장모님?

-그래.

-허..자기 정말 뻔뻔하다.

-뻔뻔하긴 마찬가지야.

-듣기 싫어. 날 보자고 한 용건은 뭐니?

-점심 사고 싶어서.

-나한테? 허, 참 어쩐 일이지? 점심 한 끼에 또 복선 깔린거 아냐?

-옛날에 풍월때는 그랬지. 근데 요즘 사정이 좀 달라졌다.

-어떻게 달라졌니?

-나 월급쟁이 됐다.

-흠 웃겨 정말.

-그렇게 나올줄 알았다. 나 니네 아버지 회사에 취직했다.

-뭐?

-농담 아니야. 전화 해봐.

-어머 얘좀 봐 정말...

-신기하지, 내가?

-너 정말 취직한거야?

-야 어제가 월급날인데 늦게 들어왔다고 열흘 치 밖에 안주더라. 자, 봐. 월급. 나 한푼도 안꺼냈어.

-이걸 왜 나한테 주니?

-그냥 너한테 주고 싶더라. 앞으론 매달 그럴꺼야.

-어머...

-대신 너 나 용돈 꼬박꼬박 줘야한다.

-몰라.

-흠흐흐흐 니가 다 부끄러워 할 줄도 아니?

-몰라.

-아무튼 나가자.

-웬일이니? 니가 우리집엘 다 찾아오고?

-실업자가 갈데 있니?

-아이, 뭐 좋은일 있어?

-그렇게 보이니?

-음 밝아 보여.

-에유 언제는 어두웠고?

-오늘은 더 밝아 보여.

-나 오늘 무지무지하게 감격한 날이야. 흐흣 자, 봐.

-뭐니 이게? 월급봉투 아니야?

-맞어.

-그런데?

-잘봐. 누구건가.

-배상태? 아니 이거 그 사람거야?

-배상태가 또 있는줄 아니?

-취직했데?

-음. 첫 월급이라며 몽땅 내게 가져온 거야.

-어머 그래?

-앞으론 날 보고 매달 월급봉투 받으러 나오래. 그리고 용돈은 날 보고 달래. 후훗 게 좀 웃기는 애지? 그렇지?

-고맙다. 정란아. 넌 이제 방황이 끝난거야. 널 보면 알 수 있어. 넌 지금 이 월급봉투를 나한테 자랑하고 싶은거야. 아무튼 고맙다. 이제 넌 니 갈 길을 찾은거야.

-얘는...뭘 그렇게 물끄러미 쳐다보니?

-음..훗 축하해.

-뭘 축하해?

-이 월급봉투?

-하하하

-어머 기집애 웃기는?

-넌 왜 웃니?

-하하하

-우리가 왜 웃었지?

-몰라. 하...난 참 맹꽁이야.

-미스터 배. 그 사람 됐다 정말.

-난 말이야. 그 사람이 월급봉투를 주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하더라. 취직 턱을 낸다며 설렁탕을 사주는데 괜히 목이 매잖아.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설렁탕 국물을 마시고 있는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좋아 보이던지. 눈물이 다 났잖아...그게 아마 여자의 행복인 모양이지?

-후훗 그 월급봉투 잘 모셔.

-아이 정말이야. 액자를 만들어 걸어두고 싶은 심정이야. 그리고 맨날 나 자신을 돌이켜보고 싶어.

-부럽다. 니가

-아이 기집애 부럽기는...후훗

-(따르릉)

-여보세요?

-접니다. 동식이. 지금 바쁘세요?

-아니요?

-잠깐 만나뵙고 싶습니다.

-지금이요?

-네

-서울역 앞 동심다방에 있습니다.

-아이 지금 친구가 와 있는데요.

-아무튼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알겠어요.

-누구?

-음 동식 씨.

-만나제?

-음.

-그 사람 널 사랑하나 보더라.

-아이, 그럴리가 있어?

-아니야, 틀림없어. 내가 보기엔 널 위해서 종이라도 될 사람이더라.

-동식 씬 영민이 친구야.

-하지만 영민인 떠났어. 떠난 사람 다시 생각한다는건 괴로운 일이야.

-음. 그러탐 넌 내가 동식 씨 하고 결혼이라도 하길 바라는 거니?

-순수 하잖아?

-하..그 사람은 순수해. 하지만 난 순수하지 못해.

-난 말이야. 니가 알다시피 굉장히 깍쟁이야. 그러고 순수하지도 못해. 그런 나도 말이야 어린 애기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한 없이 순수해 지거든? 내말 알아듣겠어?

-아무튼 난 지금 날 모르겠어.

-아 나가자 어디서 만나기로 했니? 나 나가는 길에 같이 나가자.

-전 오늘 안나오실 줄 알았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아, 아닙니다. 오늘 못 뵈면 2, 3일 못뵐거 같아 오실 때까지 기다릴 작정이었습니다.

-어딜 가시는데요?

-네 어딜 좀 갔다 오기로 했어요. 가기 전에 주영 씨하고 좀 의논드릴 일이 있어서요.

-무슨 의논이요?

-제가 말입니다.

-네

-제가 무슨 얘기를 해도 오해는 안하시겠죠?

-아이, 무슨 말씀을 하시려구요?

-영민이 문제 말입니다.

-무..무슨 문제요?

-영민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주영 씨의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을 하다뇨?

-아직도 영민이를 사랑하고 계십니까? 왜 대답이 없으십니까? 전 그 대답을 듣고 싶은겁니다. 영민이를 사랑하고 계십니까?

-동식 씨.

-말씀해 주십시오.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주영 씨 한마디에 모든게 달려있습니다.

-좋아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사랑하고 있다 그 말씀이죠?

-사랑하는것 하고 좋아하는것 하고는 달라요.

-그럼 사랑하는건 아니죠?

-왜 그렇게 어리석은 질문을 하세요?

-그게 어리석은 겁니까? 전 말입니다. 어젯밤 한 잠도 못자고 생각한 말입니다. 솔직한 주영 씨의 마음을 알고 싶은겁니다. 영민이와 결혼을 하실겁니까?

-결혼이요? 하..영민이는 저를 떠난지 오래됐어요.

-알겠습니다. 그만 하면은 충분히 알만합니다. 저 그럼 2, 3일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동식 씨.

-네?

-어딜 가시는 거에요?

-그건 주영 씨가 알바 없습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어, 또 오셨군요?

-네 오빤 어디 갔나요?

-요즘 조합 일이 굉장히 바빠요.

-바쁜건 참 좋은 일이죠.

-지난번에 오셨을때 섭섭하셨죠?

-네 조금은 섭섭했지만 이젠 괜찮아요.

-안에 들어가 기다리세요.

-아 아닙니다. 여기 바깥 공기가 참 좋습니다. 오빤 요즘 조합 일 말고 또 바쁜 일 없습니까?

-목장 일이죠 뭐.

-이만한 목장을 할려면 굉장히 돈이 많아야죠?

-동식이 오빠도 해보시게요?

-아이고, 내가 이런걸 어떻게 해요?

-왜요? 잘 하실거 같은데요.

-아니에요. 난 게을러서 못합니다.

-요즘 오빠한테서 뭐 딴거 발견하지 못했어요?

-뭘요?

-왜 있잖아요. 혼자 뭘 깊히 생각한다던가 하는 일 말이에요.

-오빤 늘 혼자 있는걸요. 그래서 생각도 많은 모양이에요. 아니 오빠가 오네요.

-(부르르릉)

-야 임마! 니가 웬일로 또 내려왔니, 어!

-나 너하고 진지하게 얘기할게 있어 왔어.

-하하하 자식, 심각한 표정 쓰지마.

-손정아 김정미 박은수 설영범 전경애 신성호 음악 김홍철 효과 신제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곡 정민섭 노래 박지영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스물 다섯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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