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스물 세번째.
-어서 읽어봐요,
-하...
-아이 어서요.
-네
-꼬마야. 많이 자랐니? 다시는 널 찾지도 말고 생각지도 말자던 나였는데 주위가 너무 고요롭다보니 네 얼굴이 떠오르는 구나. 정말 밉구나. 네가 이렇게 미워보기도 처음이다. 어떤 마음으로 니가 동식이를 따라 나 있는데 까지 왔었는지는 몰라도 그런 너의 마음이 한 없이 밉기만 했다. 꼬마야. 다시는 이런 짓 하지마. 미워하면 미워할수록 네가 더 보고싶은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한낫 쓸데없는 바람 아니겠니? 꼬마야 이제 다시는 널 미워 않기로 했다.꿈이 많은 너에게 내가 방해가 되서야 되겠니? 내 마음이 이렇게 간사할 줄은 미쳐 몰랐구나. 너희 집 주소를 몰라 동식이 편에 내 마음을 띄어 보낸다. 난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어. 잘 있어. 너의 영원한 친구 영민이가.
-하....
-자식 뭐라고 그랬어요, 곧 서울에 한 번 온다고 했죠?
-그런말은 없어요.
-아니, 나한테는 수일 내로 서울에 오겠다고 했는데요.
-아..알겠습니다. 자식이 쑥스러우니까 그런 얘기를 못한 모양입니다.
-아유 이거 대접할게 없어서 어떻게 하지요? 우선 차나 한 잔 드세요.
-아유 뭐 차까지 이렇게 주십니까? 정말 잘 마시겠습니다.
-어서 들어요.
-네 주영씨도 같이 드시죠.
-아이, 네 드세요.
-그럼 얘기들 해요.
-아이 왜 나가십니까? 같이 앉아서 말씀 좀 나누시죠.
-아유 내가 뭐 할 얘기가 있어요?
-아이 어서 나가봐요.
-아유 알았다. 알았어. 그럼 얘기들 해요.
-아 네 네
-(탁)
-어머님이 참 친절하시군요.
-훗 동식씨를 잘 보신 모양이죠? 처음있는 일이에요. 엄마가 내 친구...특히 남자친구를 위해서 손수 차를 끓여 내온 일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아 그래요? 영민이는요?
-내 방에 남자친구가 들어온 것도 동식씨가 처음이에요.
-아..이거 참 영광입니다. 영민이도 못 들어와 본 주영씨 방에 내가 먼저 들어왔다니 이건 정말 꿈같은 일인데요?
-아이, 동식씨야 이 집 주인이시잖아요.
-아니죠. 집 주인은 우리 아버지입니다. 나는 하나도 상관없는 일이에요.
-어서 차나 드세요.
-네? 아, 네 네. 오늘 바쁘십니까?
-네 약속이 있어요.
-무슨 약속이요?
-아무튼 어서 나가요.
-네 알겠습니다.
-(똑똑똑)
-네. 어이, 아니 이게 누구야?
-안녕하셨어요?
-어서 와요, 주영씨. 기다리고 있었어. 앉아요 거기.
-네. 어떻세요? 몸은
-주영이가 보다시피 이렇게 건강해. 내주 쯤엔 기브스도 풀고 퇴원 해야지. 하하하 그래 그동안 주영이는 어땠어?
-후훗 재밌었어요.
-어? 내가 이렇게 병상에 누워있다고 혼자서 맘 놓고 즐겼군. 응? 흠흠 하하하
-하하 네
-그렇담 벌을 받아야 겠군.
-벌은 이미 받았어요.
-그래? 아니 누구한테?
-모든 사람들한테요.
-하하하 난 아직 벌을 안줬는데?
-주신거나 다름 없어요.
-아니 무슨 뜻이지?
-제 앞길을 축복 받지 못했으니까요.
-하하하 비관할거 없어. 박도빈 만큼 재벌 2세는 못돼도 장래가 촉망되는 내가 있잖아?
-하...알고 계셨군요?
-흠흠 알고 있었어. 정란이가 어제 그제 나한테 다녀갔어. 정란이도 끝이 안좋았던 모양이지? 허기야 처음부터 내가 예상 못한 바는 아니지만 말이야.
-후훗 그럼 제 경우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겠군요?
-그야 경우가 다르지. 주영이야 내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남한테 뺏길 수는 없잖아? 솔직히 말해서 내가 몸만 건강했어도 주영이에게 그런 상처는 입히지 않았을거야. 어떄, 내 말이 틀렸나?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왜 그렇지?
-뭐가요?
-조금 전 내가 주영이를 기다리고 있을때만 해도 말이야 난 주영이의 따듯한 웃음만을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요?
-저것봐, 분명 주영이는 지금도 웃고 있어.
-하..그런데 옛날 그 웃음이 아니야.
-후훗 때가 뭍어서 그래요.
-말투도 그래요.
-버릇이 없죠?
-정말 때가 뭍었어.
-실망하지 마세요, 원래가 전 그런 애였거든요.
-자학 하지마.
-자학이요? 허...허허허 자학이 뭐에요?
-한 달 새에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가 있나?
-한 전무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제가 변한거 같군요. 하이.. 제가 여길 공연히 왔나봐요. 그렇죠?
-내가 보고싶었던건 주영이의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제발 부탁이다. 당황하지마. 결국 자신을 좀먹는게 돼는거야. 음..주영이 남자친구 서울을 떠났다며? 이영민이 그 친구 말이야.
-떠났어요.
-떠나면서 주영이를 원망했겠지.
-흠 그랬겠죠.
-어때, 주영이 마음은? 그 친구가 미련을 두고 주영이 곁을 떠났는진 몰라도 떠났다는 사실만은 틀림없어. 그것처럼 주영이도 그 친구를 잊을 수가 있을까?
-시간이 좀 걸리겠죠.
-하..솔직해서 좋군. 박도빈 그 친구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있나?
-하하 한 전무님 왜 자꾸 날 슬프게 만드시죠? 나 한 전무님 병문안 온거에요. 자꾸 그런 말씀 하시면 나 가겠어요.
-아직도 내 마음을 모르는군.
-알고 싶지도 않아요.
-주영이...이리 이리 좀 가까이 와봐. 자, 어서.
-갑자기 왜 또 그렇세요?
-주영이 손 한번 만져보자. 자, 어서.
-아이 정말 우습다. 자요.
-내가 주영이를 슬프게 만들고 싶어 그런얘기를 물어본게 아니야.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난 줄곧 주영이만 생각했다. 널 갖고 싶었던 거야.
-헛, 어머나! 왜 이러세요.
-가만..가만히 있어.
-아이 참..한 전무님 환자답지 않다.
-아무 소리말고 가만히 그대로 있어.
-아휴...
-주영이, 주영인 말 잘 듣는 내 착한 애기가 되줘야 겠어.
-싫어요.
-(탁)
-어머! 어머나!
-아니! 누님!
-아니, 이게 무슨 짓들이야! 응? 이봐, 아가씨. 환자야 이 사람은! 환자 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야. 응?
-아, 누님!
-듣기 싫어! 이봐, 아가씨
-죄, 죄송합니다.
-(탁탁)
-아니, 뭐가 어째?
-그래서 빽도 놓고 나왔단 말이야?
-내가 보통 미친애가 아니지?
-하..하하하하
-난 지금 뭐가 어떻게 된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어덯게 하면 좋지?
-왜 이러니 너, 니가 뭘 어떻다고 그러는 거니?
-하...나 이러다가 미치는거 아니니?
-침착해. 나같은애도 있잖아. 정작 미칠 애는 니가 아니라 나야. 내가 이렇게 멀쩡한데 니가 왜 미치니? 세상 넓게 봐. 좁게 보기 시작하면 한 없다 너?
-그럴까?
-복잡하게 생각할거 하나도 없어. 아..그러나 저러나 가서 빽은 찾아와야 할것 아니니?
-어떻게?
-천상 나 밖에 갈 사람 또 있니?
-아니, 아니 헌데 저 머저리 같은 애는 왜 널 졸졸 따라 당기는 거니?
-아니, 어떻게...
-헤헤헤 병원에다 백을 놓고 오셨길래 제가 가지고 왔어요.
-어머!
-헤헤헤헤 참 나도 웃기죠?
-손정아 김정미 박은수 김규식 설영범 유근옥 권희덕 음악 김홍철 효과 신제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곡 정민섭 노래 박지영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스물 세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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