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스물 한 번째.
-차 드십시오.
-네
-저, 정말 오늘 뜻 밖입니다.
-네 뜻 밖이에요.
-저 오늘 나하고 이렇게 만난거 저...당분간 정란씨 한테는 비밀로 해 주십시오.
-아, 알겠어요.
-저 오늘 정란 씨 하고 결혼식 못한거 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일부러 피한겁니다. 저 하지만 그 책임은 저...나한테만 있는거 아닙니다. 나 애정없는 결혼 못합니다. 저...정란 씨는 나보다 미국을 더 좋합니다. 저 그러니까 나만 나쁘다고 하면 안됩니다.
-뭐...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저 아무 말씀 마십시오.
-나도 정란 씨 못지않게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더 이상 그 얘기 하지 맙시다. 지금부턴 우리 얘기만 하십시다. 나 처음에 주영 씨 만났을때 생각 많이 했습니다. 주영 씨를 뒤늦게 만난걸 후회했습니다.
-아니, 무..무슨 말씀이세요?
-저 첫인상 잊을 수 없었습니다.
-정란 씨를 만날때마다 저...주영 씨 생각했습니다. 나 주영 씨 라면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있습니다.
-어머...큰, 큰일 날 말씀을 하시는 군요.
-큰일 날 말씀 아닙니다. 누구한테 큰일 납니까? 정란 씨 말입니까? 정란 씨 하고는 끝난겁니다. 나 그동안 정란 씨 한테 해줄만큼 다 해줬습니다.
-그런얘기 듣고 싶지 않아요.
-압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는 그런얘기 않하겠습니다. 저..주영 씨
-네
-나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뭔데요?
-나 한국에 와서 아직까지 진짜 한국음식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저녁 주영 씨 집에서 먹고 싶습니다.
-하...정말 저희 집에 가시겠어요?
-꼭 가고 싶습니다.
-그럼 집에 전화하겠어요. 최 선생님 모시고 가겠다구요.
-(삐)
-주영이니?
-네. 저에요.
-(삐걱)
-저희 어머님이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나 미스터 초이입니다.
-아...네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헤이~ 미스터 초이~
-어엇!
-야 너 진짜 한국음식 맛좀 볼래?
-어? 아니, 이거 어떻게 된겁니까?
-이 친구냐?
-그 아저씨 아직도 혀 꼬부라진 말씀 하셔.
-어이! 미스터 초이 선생!
-엇! 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미스터 배다 왜! 이 새끼 어디서 허튼수작이야!
-아아!
-일어나 이 새끼야!
-아휴 난 간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죄송해요 엄마, 어쩔 수 없었어요.
-아니, 그 생기긴 허여멀건 하게 생겨가지고 할 짓이 없어서 그런짓을 하고 다녀?
-정란이 같은 계집애 들이 있으니까 그런 놈들이 날뛰는 거에요!
-언니, 정란이 욕하지마. 정란이 그런 애 아니야.
-뭐가 아니니?
-정란이 입장이 되서 한 번 생각해 볼수도 있잖아?
-아니, 얘 얘 얘! 아서!
-언니는 정말 몰라.
-넌 뭘 그렇게 잘 아니?
-아유 관 둬라 관 둬. 왜들 또 이러니? 지금 남의 일 가지고 왈가왈부 할때니? 나중에라도 오늘 있었던 일은 아예 꺼내 놓지도 말어! 주영이 일로 해서 너희 아버지가 요즘 보통 심란하신 줄 알어?
-(따르릉)
-어서 전화나 받어.
-(따르릉)
-여보세요?
-주영이니?
-응. 어디니? 거기.
-나 지금 경찰서에서 막 나오는 길이야.
-어떻게 됐니?
-내일 만나서 얘기해. 너 궁금해 할거 같아서 전화 한거야. 내일 봐.
-아침신문 봤니?
-봤어.
-어때, 소감이?
-다신 생각 않기로 했어.
-사람들이 날 굉장히 비웃을거야. 그치?
-잊어버려.
-좀전에 나 그 친구 면회 해줬어. 하룻 밤 새에 몰라보게 변했드라. 설렁탕 한 그릇 사줬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더라. 나도 안됐지만 겐 더 안됐더라. 이번이 3번째래. 내가 그랬어. 3번째 살고 나오면 어느나라 교포가 되겠냐고. 그랬더니 이 친구 씩 웃으면서 엉뚱한 말을 하는거야. 여자가 집을 두고 혼자 나와서 아파트 생활하는거 자기는 안좋게 생각한데. 그러면서 또 그러더라? 자기가 언제 교도소를 나오게 될지는 모르지만 교도소를 나오는 날 먼 발치에서 나마 내가 애기엄마가 되있는 모습을 꼭 보고싶다는거야.
-그래서 뭐라 그랬어?
-날 원망하고 있냐 그랬어.
-그랬더니?
-자긴 고맙데.
-아참...너무 내 얘기만 한거 같아. 넌 어떻게 됐니? 재벌 2세와는.
-하..끝났어.
-끝나?
-다 잊기로 했어.
-미스터 리는?
-응. 게도 떠나고
-어딜 떠나?
-고향으로. 목장을 하겠다고 떠났어.
-그랬었구나.
-한 전무님은 만나봤니?
-아니.
-어떻게 할거니 앞으로?
-모르겠어. 하..그냥 어딘지 멀리 떠나고만 싶어.
-(음메 음메)
-어..오빠!
-어 너 오늘 학교에서 일찍 왔구나?
-어딜 갔다 온거야?
-조합에 갔다오는 길인데 왜?
-손님 오셨어.
-손님?
-서울서 내려오섰데.
-서, 서울서?
-야! 영민아!
-아, 아니 저 자식이!
-헤헤 놀랬지?
-야 임마! 야 동식아!
-헤헤
-야 너 카우보이 다 됐구나!
-아이 자식 너 어떻게 왔어?
-헤헤 기차 타고 왔다.
-하하 자식, 들어가자.
-야, 정말 멋있다. 응?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아니야 아니야. 들어갈 시간 없어. 나하고 같이 잠깐 시내까지 나가자.
-시내는 왜?
-에이...글쎄 나가보면 알아.
-왜?
-주영 씨 하고 같이왔어.
-뭐?
-놀랬지?
-왜 왔데.
-야 너 그게 무슨 섭섭한 소리니?
-빨랑 나가.
-필요 없어.
-아 필요 없다니!
-너 정말 안만날거야?
-내가 왜 만나니?
-어...어 너...
-만날 필요 없어.
-너 정말 이러기니?
-임마, 생각을 해봐. 내가 지금 다시 만나서 뭘 또 어떻게 하자는 거야?
-넌 글쎄 몰라.
-...할것도 없어.
-너 정말 변했구나.
-흠...피차 괴로운 일이야.
-아 글쎄 그게 아니라니까!
-어떻든 난 안만나.
-야! 주영 씨 결혼 포기 했단 말이야!
-결혼을 포기해?
-그래 임마.
-나 땜에?
-아이 어떻든 않하기로 했어 임마.
-흠..동식아 니 마음 내가 잘 알아. 다신 그런 쓸데 없는 짓 하지마. 시내 어디있니?
-만나지도 않을 사람이 어딨는걸 알아 뭐하니? 정말 너 그럴 줄 몰랐다.
-미안하다 동식아.
-나한테 미안할거 없어. 나 오늘 밤차로 올라갈래. 그리고 다신 안 올거야!
-주영 씨. 가요 그만. 자식 정말 안올 모양이에요.
-나 지금 영민이 기다리고 있는거 아니에요. 그냥 좋아서 앉아있는 거에요.
-알아요.
-우리 조금만 더 앉아 있다 가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동식 씨.
-네?
-마음 편안히 가지세요. 저 땜에 조금도 부담갖지 마세요.
-하지만 자식 정말 너무 했어요. 정말 그럴 수 없어요.
-아이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네. 난 지금 아무렇지도 않아요.
-거짓말일 거에요. 그럴리가 없어요. 자 일어나요. 차 시간이 없단 말이에요.
-오늘 못가면 내일 가면 되잖아요.
-내일이요? 아유 그건 안돼요! 내가 어떻게 주영 씨 하고 같이 밤을 샙니까? 자, 빨랑 일어나요! 차 시간 없어요!
-손정아 김정미 박은수 설영범 권희덕 이기전 유명숙 전경애 신성호 음악 김홍철 효과 신제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곡 정민섭 노래 박지영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스물 한 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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