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제20화 - 결혼식은 사정에 의해서 연기 합니다?
제20화
결혼식은 사정에 의해서 연기 합니다?
1980.02.20 방송
인생극장 봄비아가씨는 1980년 2월 1일부터 1980년 2월 29일까지 제29화에 걸쳐 방송되었다.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스무번 째

-들어가 임마.

-너 정말 너무 무정하다.

-자식, 무정하긴...

-정말 이렇게 떠나도 되는거니?

-하...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은 홀가분하다.

-거짓말 마.

-아니야 정말이야. 이렇게 홀가분 한걸 내가 왜 그동안 바보짓을 했는지 몰라.

-주영씨가 밉지?

-좋은 애야... 정말 좋은애였다. 계집애 정도 많고 마음씨도 곱고 얼굴엔 늘 웃음이 떠나질 않던 애였는데 내가 너무 약했어. 계집애 잘 살아야 할텐데...웬지 자꾸 불안하다. 뭐라고 할까 길을 잃고 울면서 거리를 헤매는 어린애를 먼 발치에서 보고있는 기분이야.

-영민아 가지마.

-자식...

-정말이야. 가지마.

-(삐)

-자 그럼 들어가. 그리고 주영이 게 좀 잘 부탁한다. 잘있어.

-야! 영민아 너 너 정말 나쁜놈이야!

-주영이 잘 부탁한다!

-그래 임마 잘가!

-영민이 그 자식 나쁜자식이에요.

-왜요?

-그럼 안 나쁩니까? 영민이 자식도 가면서 나한테 몇 번씩이나 말했어요. 주영씨를 잘 보살펴 드리라고요. 정말입니다. 사실 그동안 주영씨 한테 몇 번 연락을 드렸어요. 헌데 그때마다 안계시더군요.

-영민이는 어떻게 지낸데요? 고향에 내려가서 하는 일 잘 된데요?

-모르겠어요, 통 소식이 없으니까요. 아무튼 자식 무심한 놈이죠. 아 저 자식은 그렇고 주영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물론 결혼준비땜에 바쁘시죠?

-하...포기 했어요.

-네? 포기하다뇨? 그럼 결혼을 안하시는 겁니까?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게 됐어요.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영민이가 이런 사실을 알면 아마 배를 쥐고 웃었을거에요.

-자, 우리 이렇게 비를 맞고 걸을게 아니라 어디 들어가서 얘기 좀 해요.

-다음에요. 다음에 만나서 얘기해요. 오늘은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아요. 하...그리고 전 좀 있다가 제 친구 결혼식에도 가봐야 해요.

-친구 누구요?

-참 아시겠군요? 정란이라고.

-아 정란씨 결혼이 오늘입니까?

-네

-아 그렇다면 저도 같이 가서 축하를 해줘야 겠군요.

-아이 그러시겠어요?

-네 그럼요. 아유 우린 다 친구 아닙니까? 차를 잡을까요?

-아니요. 그냥 걸어가요.

-아 이거 비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데요?

-죄송해요 저땜에 비만 흠뻑 맞으시게 해서...

-아닙니다. 비를 맞고 나니까 속이 다 후련해요.

-자, 들어가요.

-오.. 이 호텔에서 결혼식을 합니까?

-네

-그럼 들어가요.

-어디서 합니까?

-장미홀이요.

-장미홀이요?

-저 끝에 있잖아요.

-아 예. 저게 장미홀입니까? 헌데 어째 조용합니다. 비가 와서 그런 모양이죠?

-글쎄말이에요. 시간은 정확히 맞춰왔는데...이상하다.

-자, 가봐요.

-(탁탁탁)

-아우 아무도 없잖아요? 장소를 잘못 아신게 아닙니까?

-아니에요. 여기가 틀림없어요.

-아 가만, 저기 뭐 써붙쳤는데요? 아유 이게 뭐야? 오늘 3시 결혼식은 사정에 의해서 연기 합니다?

-아니, 이럴수가

-아...아니 이런법도 있습니까?

-어떻게 된거지?

-(따르릉 따르릉)

-하...(툭)

-전화 안받아요?

-네 아무도 없나봐요.

-하...허기야 지금 집에 있을리가 없죠.어떤 사정으로 결혼식이 연기 됐는 줄 몰라도 본인의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만 들어가 보세요. 전 정란이를 좀 찾아봐야겠어요.

-어디 가세요?

-뭐 게 잘 다니는 곳이 있으니까 한 번 찾아가 볼래요. 아무래도 예감이 불길해요.

-나 여기 한 잔 더 줘요.

-네

-(따르륵)

-괜찮으시겠어요?

-뭐라구요?

-아닙니다. 자 어서 드세요.

-계산 못할 정도로 취하지는 않을테니까 나한테 신경 끊어줘요.

-많이 마시지마.

-어, 누구야 이게...후훗 주영이 니가 웬일이니?

-웬지 니가 여기 있을거 같애서...

-날 위로해주러 왔니? 앉아.

-자리 옮겨.

-그래?

-이봐요, 바텐더 아저씨 우리 저쪽 자리로 옮겨요.

-네

-어떻게 된거니?

-예식장 앞에 써 붙인 그대로야. 왜 그렇게 안 된 표정으로 날 쳐다보니? 나 그런식으로 동정 받고 싶지 않아. 잘 된거야. 나 미국가서 남자가 달아났으면 어쩔뻔 했니? 말도 안통하는 세상에서 난 미쳐버렸을거야. 그래도 여기선 너하고 이렇게 얘기라도 할 수 있으니까 다행한 일 아니니?

-잘 된거야.

-싸웠니?

-허...싸워? 싸울 상대가 있어야 싸우지? 행방불명 되셨어.

-해, 행방불명이 되다니?

-꿈을 꿔도 나 참 더럽게 꾸고 있어.

-...전부터 소식이 뚝 끊기더니 어제 전화가 왔더라. 미국이래. 아, 얘긴 끝난거지 뭐.

-아니, 한마디 말도 없이 자기 혼자 떠나버린거야?

-글쎄...그 말을 믿어야 좋을지 안 믿어야 좋을지 나도 모르겠어.

-그래서 넌 아무말도 안했단 말이야?

-잘 먹고 잘 살으라고 했다 왜?

-너 지금 농담 하고 있는거니?

-농담? 흐흣 농담이랬으면 얼마나 좋겠니? 지금쯤 신혼여행을 떠나있을 내가 싸롱구석에서 술잔이나 앞에 놓고 농담이나 지꺼릴 처지니? 하...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초인지 초삼인지 이새끼 만나면 그냥 안놔둘거야.

-정란아.

-내꼴이 우습지? 그렇지?

-하하하하 생각처럼 우습진 않다.

-어머!

-놀랠거 없어. 여기 좀 앉아도 되지? 실례하겠습니다. 나 배상태라고 합니다.

-어, 네

-정란이한테 내 얘긴 들으셨겠죠?

-뭣 하러왔어 여긴.

-너 미국 좋아하다 가슴에 멍 들었다며?

-그래서?

-위로 해주러 왔다.

-헛 고마워 한 잔 들래?

-얘...정란아...

-너 먼저 가.

-얘는...

-아닙니다. 정란인 제게 맡기십시오. 얜 오늘 정신을 잃도록 취해야 합니다. 먼저 가세요.

-내가 괜히 먼저 나온게 아닐까...미스터 배란 사람을 믿어도 될까...? 하...알 수 없는 남자야. 아이..설마 무슨 일이 있을라고...

-(끽)

-안녕하십니까?

-음. 네?

-나 모르시겠습니까? 나 미스터 초이입니다.

-아니, 네 알아요. 아니 헌데 어떠..어떻게 된거죠?

-우선 차에 타십쇼. 천천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스무번 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7.21)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