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 여덟번째.
-무슨 얘기십니까? -서울서 오셨다구요? -네 -나 박도빈입니다. -아, 그러십니까? -전 오동식입니다. -주영씨를 모시러 오셨다구요? -네? 아...네 -그냥 돌아가십시요. -그냥 돌아가다뇨? -이유는 묻지 마십쇼. -그래요? -하지만 저 혼자 가면은 한 사람이 죽습니다. -죽다뇨? -제 친구입니다. 네 이영민이라고 주영씨와는 오래된 사이죠. -알고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저 혼자 가라는 겁니까? -전 오늘 주영씨와 약혼 발표를 합니다. -약혼 발표요?
-야, 영민아 임마 한 잔 들어. -(탁) -어서 들어! 안들어? 정말 안들을거야? 좋아. (꿀껄꿀꺽) 으아! 난 말이야 난 오늘 굉장히 실망했다고. 세상에 그럴 수 있니? 응? 난 말이야. 주영씨가 그럴 줄은 몰랐다고. 약혼? 약혼이 뭐니? 난 말이야. 오늘 완전히 배신 당했다고. 오늘 말이야. 비로소 난 여자의 마음을 알았다고. 임마! 죽어! 어? 니 얼굴을 보면 자꾸만 슬퍼진단 말이야. 임마! 넌 임마 슬프지도 않니? 난 슬퍼 죽겠다고. 주영씨 얼굴이 자꾸 떠오르고 말이야. 옛날에 우리 고고 추러갔을때 우리 꼬박 밤을 세우던 일...하우 왜 이렇게 자꾸만 생각나지? -주영이는 뭐라고 하데? -하..말도 잘 못해봤어.지금 생각 났는데 널 보고 자꾸 삐뚤어진 생각 한다면서 말이야. 제발 그렇게 자기를 보지 말래. 이 말을 너한테 꼭 전해 달라고 했어. -일어나자. 그만 -다 안마실거야? 난 말이야. 오늘 실컷 취하고 싶단 말이야. -자식, 임마 니가 왜 취하니? 그만 일어나. -아니야, 나 한 잔만 더 마실래. -나두. -아... -아니...아, 이게 누구야? 어, 가만있어...어? 주영씨 아니세요? -나도 한 잔만 줘요. -아, 아 이거 어떻게 된겁니까? -오늘 약혼식 안했습니까? -어서 나 술 한 잔 줘. 바보처럼 쳐다보지만 말고.
-정말 그 사람하고 결혼 할거니? -어차피 너하고는 어렵잖아... -돈이 없어서? -불편해서...그리고 난 지금 엄청난 빚을 지고 있어. -결국 돈 때문이로구나. -그렇게만 말하지마. -너 뭐야...너도 결국은 정란이와 다를게 뭐 있어? -정란이 욕하지마. -생각해봤지만 역시 정란이 말이 옳았어. 너도 열심히 살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없니? -난 안돼. 이미 내 마음은 결정 됐어. 오늘 내가 널 찾아온것은 원수처럼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온거야. -훗..웃으면서 헤어지자는 식이니? -헤어지겠다고 해서 다시 널 안만나겠다는건 아니야. 보고싶을때 우린 언제나 만날 수있어. 친구처럼 말이야. -넌 참 편리한 애로구나. -복잡하게 살고 싶지 않아. -그래. 나도 더 이상 너한테 구걸은 않겠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알아둬. 모든 세상 남자가 나같을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돼. 난 지금까지 너한테 헌신적으로 못했어. 하지만 힘껏 노력은 했다. -물론 너도 잘 알고 있을거야. -알고 있어. 넌 정말 좋은 애야. -다시 한 번 얘기하는 것이지만 절대로 세상남자들 나를 다루듯 하지마. 날 다루듯 했다가는 어떤 불행이 닥쳐올지 몰라. 그 점만 명심해. 그럼 잘가. -집까지 안 바래다 줄거야? -오늘은 혼자 가고 싶다. -보고싶으면 언제든지 또 연락할께.
-아빠 나 시집가는거 싫어? 아이, 언제까지 아빠하고만 같이 살수는 없잖아? -가, 가긴 가야지. 하지만은 너무 빨리 아빠 곁을 떠나는거 같구나. -스물 넷이란 말이야. 24년 씩이나 데리고 있었으면 됐잖아. -아...그래도 난 니가 아직도 어린애 같은걸. -훗, 그럼 나 시집가지마? -그렇게 가고 싶으냐? -아이, 좋은 자리 나섰을때 빨리 가야지 잘못하다가는 언니꼴 되잖아. -언니 보기 좋아? -흠...니 마음대로 해라. -아유 원...무슨 여자가 그렇게 얘기가 긴지...따돌려 보내느라고 혼났구나. 그래 그쪽 집안에선 널 마음에 쏙 들어하는거냐? -응. 나만 좋다면 언제든지 결혼을 시켜주겠데. -하하하 아이고 여보, 우리 잘 하면은 재벌 사돈 맞게 되겠어요? -음... -하하하 그래 시아버지 될 어른도 만나봤니? -아니, 아마 지금 쯤 별장에 와 계실거야. 오늘 날 보러 오시겠다는걸 내가 그냥 와버렸어. -아니 왜? -아유 어떻게 그런일을 나 혼자 결정해?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잖아. -아 하하하 하긴 그렇다 그래. 여보 어때요 당신은? 그 박부장이란 사람 몸이 좀 약해보여서 그렇지, 사람이 아주 영글게 생겼습디다. -영글게만 생기면 뭘 하오? 마음 씀씀이 너그러워야지. -아 마음 씀씀이야 그만 하면 됐잖우, 우리 일을 얼마나 도와줬수? 우리가 지금 그 사람 아니였으면은 이렇게 편안히 앉아 있기나 했겠수? -그런게 아니예요. 비록 신세는 지기는 했지만 사람마음이란 알다가도 모를 때가 많은게야. -아이구 다 된 일에 당신은 뭐가 그렇게 못마땅해서 그러는 거유? -이봐요,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어. 우리 집안과는 너무 차이가 많아. -아니, 돈이 없어 그렇지 우리가 그 집만 못한건 또 뭐유? -글쎄, 두고봐요!
-어서 와요, 정란이. -왜 찾으셨어요 절? -보고싶어서. -제가 아니라 주영이겠죠. -어떠세요 좀? -하하 많이 좋아지고 있어. 어때 요즘? -나 요즘 바빠요. 오늘 전무님 한테는 겸사겸사 들린거예요. 우선 제 얘기부터 전하죠. 보세요 이거. -뭔데? 인사장? -꼭 일주일 남았어요. -결혼하는군. -유감이예요. -제 결혼식장에 전무님을 꼭 모시고 싶었는데 몸이 그러시니 나오실 수가 없잖아요? -휠체어에 의지해서라도 꼭 참석할께. -고마워요. -신랑은 재미동포라고 했지? -네 -아무튼 축하해. -잘 살거예요. 우린. -잘 살아야지. -요즘 주영인 자주 만나나? -게도 요즘 바빠요. -뭐가 그렇게 바빠? -아마 곧 결혼 할거예요. -결혼? -그야말로 전격적이죠? -누구하고? -잘 아실텐데요? 박도빈 재벌 2세? -그래? -아마 한 번 쯤 주영이가 들릴거예요. -어떻게 하면 주영이를 좀 만날수 있지? -전할말씀 있으면 하세요. 오늘 저녁 만나기로 했으니까요. -정란이. -네? -오늘저녁 날 좀 꼭 만나게 해줘. -글쎄요? -부탁이야. 꼭 좀...
-하...쓸데없이 왜 그런 얘길했니? -단념할 사람은 일찍 단념시켜야 되잖아? -하지만 아직 확실히 결정된 일도 아니잖아. -결정이 안되다니? 내일 모레 약혼식하기로 했다면서? -연기됐어. -연기돼? -응 -무슨 소리니? -좀 복잡하게 됐어. -복잡해지다니? -아무튼 좀 있다가 그 사람을 만나봐야 알어. -그 사람이라니, 박도빈씨? -응 -왜? 갑자기 또 마음이 변했니? -조용히 해 왔어. 나중에 얘기해 줄께. 자리좀 피해줘. -하..도대체 어떻게 되는 일이야?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열 여덟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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