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 다섯번째.
-미스 손. 미스 손! -네? -아니 뭘 그렇게 생각해? 비 오는거 처음 봤어? -아이, 네 집에 갈 걱정을 하고 있었어요. -음 그런 표정이 아니던데? -아이, 남 차장님은 일은 안하시고 남의 표정만 살피 셨나봐. -하하하하 아니 얼마나 그림이 멋져. 창 밖에 비는 내리는데 빗줄기를 더듬는 아가씨의 고운 눈길. 하하하 비로 미스 손의 모습이였어. -아이, 시집 한 권 내셔야겠어요. -음? 하하하하 종이값이 내린 뒤에 생각 좀 해보지. 하하하하 -(따르릉) -아, 여보세요? 네 네 그렇습니다. 네 기다리세요. 미스 손 왔어. 기다리던 바로 그 목소리. -아유, 어서 이리 줘요. -하하하 -여보세요? -주영씨? 나 한이야. -어머, 웬일이세요? -비오는걸 보니까 갑자기 주영이 생각이 나잖아? -아이, 어떻게 하죠? 약속이 있는데. 어디세요 거기? -주영이네 회사 수의실이야. -어머 그럼 바로 밑에 계시단 말이예요? -그럼, 거짓말인가 나와봐요. -정말이예요?
-언젠가 경춘가도를 달릴때 주영씨가 그랬었지? 비나 쏟아졌으면 좋겠다고. -네 -그래서 오늘 일부러 모시러왔지. 나도 한번 빗속을 달려보고 싶어서 말이야. -전 지금 걷고 싶어요. -바닷가에서라면 더욱 어울릴거야. 안그래? -후훗 시련 당한 애 처럼요? -가서 보면 알겠지. -가서 보다뇨? -인천 송도에 가봤어? -음, 지금 거기 가시는거예요? -아니, 왜 놀래? -저 약속이 있다고 했는데요. -알고 있어. 하지만 난 바닷가에서 비를 맞고 걷는 주영이 모습이 더 보고 싶은걸 어떻게 하지? 하하하하 -자동차라는게 여러가지로 편리할 때가 많군요. -하하하하 왜 정란이에 대해선 한마디도 묻지 않지? -회사 그만 뒀다는 얘기 들었어요. -언제 만났어? -지난 일요일이요. -재미동포한테 시집간다며? -만나봤어요. -어때 그 친구? -친절하시더군요. -잘 살아야지. 또 다른 얘기는 없었나? -무슨 얘기요? -나에 대해서 말이야. -아뇨? -정란이가 사표를 내던 날 말이야 막 야단을 치더군. -뭐라고 야단을 쳐요? -주영이를 단념하라고 말이야. -후훗 야단 잘 맞으셨군요. -글쎄 야단을 잘 맞은건지 잘 모르겠어. -(끼익) -조심하세요, 저 아직 할 일이 많단...어머 어어! -(끼이익) -꺄악!
-(따르릉) -네 관리과입니다. -어, 영민이냐? -그래 나야. -야 주영씨가 어떻게 된거야? 응? 나 지금 신문을 보고 알았는데 -알고 있어. -야, 아니 그런데 그렇게 태평하게 앉아있니? 응? 임마 지금 사람이 죽고 사는 판국에 일이 돼? -니가 왜 이렇게 야단이야? 그런 계집앤 죽어도 싸. -아니, 너 지금 말 다했니? 응? 말 다 했어? 어느병원에 있냐. 응? -지금 영등포에 있데. 병원에 가보고 싶으면 빨리와. 나 지금 막 나가는 길이였어. -어 알았어. 곧 갈께. -(탁) -나쁜 계집애.
-어디서 오셨어요? -저 친구입니다. -아, 그래요? 하.. 세상에 이게 무슨 변입니까? -많이 다쳤나요?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예요. 정말 하늘이 도우신 거예요. 저 그럼 앉아계세요. 약국에 내려가서 약을 타와야겠어요. -기분이 어떻니? -흑... -아주 죽어버리지 왜 살아났어? -야...너 너 환자 앞에서 그게 무슨 소리니? 응? 주, 주영씨 섭섭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왜 왔어...흑... -얼굴이 좀 상했구나. 다른데 아픈덴 없어? -흐흑..흑 -울수 있다니 다행이구나. 앞으론 사람 좀 놀라게 하지마. -가! 가란말이야! -가만히 누워있어. -(똑똑) -네, 네 들어 오십쇼. 어디서 오셨습니까? -박도빈입니다. 환자와 잘 아는 사이입니다. -네 그러세요? -주영씨 어떻게 된 일입니까? 방금 연락을 받고 달려오는 길입니다. -동식아 나가자. -야, 야 임마 같이가.
-방금 온 남자 누구야? 너 아는 사람이니? -신용금고 . -아니, 신용금고라니? -그런 사람있어. -주영씨 하고 어떤 관계야? -나도 몰라. -야...야 이거 왜 이렇게 복잡하니? 응? -같이 부상당한 남자는 뭐고, 넌 뭐고? 또 지금 그 신용금고는 뭐야? -거기에 너도 한 목 끼어들고 싶으니? -뭐라고? -가자. -아, 그냥 갈거야? -그냥 안가면 어떡해? -아 어떻게 생긴 놈인지 다른병실에 누워있는 자가용 운전수는 보고 가야 할것 아니니. -뭐 정말 그렇구나.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수는 없지.
-여기 있어요, 물. -음 고맙군. -기부스 하고 누워있는 모습이 썩 어울리는데요? -아..어떻게 알고 왔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모를리 있어요? 신문 보세요 거기. -옛 정을 생각해서 온거에요. -주영이는 어때? -겐 이제 끝났어요. -끝...끝나다니? -가망 없대요. -뭐, 뭐라고? 그럼 의사들이 나한테 거짓말을 시킨거야? -아 진정하세요. 그 몸을 해가지고 일어나시면 어떻게 하시겠다는 거예요? 흐흠 안심하세요. 주영인 얼굴에 좀 상처만 입었을뿐 말짱해요. -어...어... -이게 무슨 꼴이에요? 한 두 살 먹은 애들이에요? 빗속에 드라이브가 뭐에요? 으이그 -할 말 없군. -반성하세요. 한 달간 꼼짝 못하고 있을테니 좀 좋아요? 이 기회에 많이 반성하세요. -(똑똑똑) -네! 어머, 미스터 리...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군. -많이 놀래셨죠? -그쪽에서 더 놀랬겠지. -많이 다치신 모양이죠? -어떻든 미안하게 됐어요. -미안하게 되다뇨? -친구를 다치게 해서. -허헛 무슨 말씀을요? -전 한전무님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어 왔는데요. 아무튼 죄송하게 됐습니다. 철 없는 계집애 때문에 이렇게 큰 부상을 당하고 누워계셔서 정말 안됐습니다. -흠흠흠 자네 심정 내 알만해. 결국 우린 이런식으로 친해지게 됐군. 음? 흠흠 하하하
-분위기가 험악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니? -얘, 미스터리 그 사람 말이야. 대단하더라? 나 놀랬어. 한 전무가 말이야 미스터리 눈빛에 그냥 질려버리고 말더라. -그만둬. 아무 얘기도 듣고 싶지 않아. -아무튼 말이야 난 재밌는 구경했어. -한 전무님은 어때? -가슴을 많이 다친 모양이더라. -너한테 굉장히 미안해 하고 있어. -하... -꼬챙이는 와서 뭐라고 하대? -누구? -재벌 2세 말이야. 신용금고. -아무말 없었어. -정말? -응. -미스터 리는? -왜 살아났냐고 했어. -얼마나 미웠겠니 니가. -나 오늘 퇴원할거야. -뭐쳤니! 이왕 들어온거 푹 쉬었다 나가. -난 말이야 가끔 널 이해 할수가 없어.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니? -아무리 널 이해해볼려고 했지만 어떤 땐 이해가 잘 안돼. 너 진짜 마음을 모르겠어. -뭐라구?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열 다섯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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