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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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제14화 - 정말 묘한 남자야
제14화
정말 묘한 남자야
1980.02.14 방송
인생극장 봄비아가씨는 1980년 2월 1일부터 1980년 2월 29일까지 제29화에 걸쳐 방송되었다.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 네번째.

-미안해 다신 이런 일 없을거야.
-얼마나 바빴니? 숨차게 달려 오느라고
-비웃지마.
-얼굴 들어. 큰 죄나 지은 사람처럼 얼굴 숙일거 없잖아. 어디 갔다왔어?
-우리 서로 그런거 묻지 않기로 했잖아. 밖엔 지금 비가 많이 오고 있어.
-누구야? 널 오래도록 잡아 둔 친구가.
-꼭 알고 싶어?
-관두자.
-융자관계 때문에 박부장 만났어. 바로 나올려고 했는데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하는 바람에 차마 거절 할 수가 없어서 따라 나섰다가 늦은것 뿐이야.
-누가 뭐랬어? 그래 맛있는거 많이 먹었니?
-뭐?
-맛있는거 많이 사 주더냐고
-매운탕 먹었어.
-아니, 너 언제부터 매운탕 좋아했니?
-또 시작이니?
-그래 또 시작이다.
-참 이상해.
-뭐가. 뭐가 이상해?
-언제나 우린 만나면 시작이 싸움 아니야?
-니가 답답해서 그래. 넌 지금 혼자 영리한 체 하고 있어. 그러면서도 맹꽁이 짓은 혼자 다 하고 다니고 말이야. 왜 그렇게 맹하니? 응?
-내가 맹한게 뭐있어?
-넌 끊고 맺는데가 없어. 정란이처럼 맺고 싸늘하고 처신 할 줄 몰라 그렇게 넌. 뭐때메 남한테 그렇게 끌려다니는걸 좋아하니?
-좋아서 그런게 아니야. 상대방이 어렵게 부탁 해오는걸 어떻게 한마디로 거절하니? 상대방이 얼마나 무안해 할거니? 난 그렇게 칼날 같지는 못해. 그건 내가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오늘도 3시간 이상을 질질 끌려다니다 왔니?
-그런식으로 말하지마. 때로는 너도 답답할때가 많아. 내가 다른나자와 만난다고 다 너한테처럼 하듯 하는줄 아니? 그거 크게 잘못생각하고 있는거야. 나도 남자를 보는 안목은 있어. 어떤 남자든 내가 한 번 아니다 하고 느꼈을땐 그쪽에서 어떤 호의를 배풀어 와도 쉽사리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그렇다고 그 사람하고 원수 질 필요도 없고 해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주는거야.
-바로 그 점이 너한테는 큰 맹점이야. 넌 아니다 라고 했지만은 자주 만나다 보면 너도 모르게 그쪽 분위기에 휩쓸려버리고 마는거야. 니가 제 아무리 영리한체 해도 그 영리한 머리를 움직이는건 남자야. 알았어?
-아...머리 아파. 그만해둬.

-오늘은 어떻게 니가 술도 안마시고 일찍 들어왔니?
-밤 10시야.
-너한텐 초저녁 아니니? 저리 좀 비켜. 어디서 무슨 좋은 일이 있었길래 팔벼개를 하고 번듯이 누워서 느긋한 표정이니?
-정말 알 수 없는 남자야. 사람을 그렇게 속일 수가 있을까? 도대체 무슨 마음을 먹고 그랬을까?
-너 지금부터 하는 짓이 오늘밤 나 또 잠 설치게 만들겠구나.
-정말이야 정말 묘한 남자야.
-얘! 왜 그렇게 서론이 기니? 누구야? 그 남자가
-박부장님 말이야.
-꼬챙이 처럼 바싹 마른 남자? 아우 얘! 그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입맛 가신다.
-그게 아니야. 언니 난 오늘 그 남자의 또 다른 한 모습을 보고 현기증을 느낄 정도 였어.
-얘! 작작 미쳐!
-아니야 그 남자가 우리 집에 와서 우리 사는 꼴을 보고 속으로 얼마나 혀를 찼을까? 우린 그 남자 별장 창고 만도 못한데서 살고 있는거야. 그런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살지?
-아니, 일개 부장이 살면은 얼마나 잘 산다고 아직도 꿈에서 못깨어 나니? 니가 정말로 잘 사는 사람들을 못봐서 그래.
-아니야 정말이야. 언니는 지금 내 기분을 몰라.
-(따르르릉)
-여보세요?
-박도빈입니다.
-기다리세요.
-얘, 꼬챙이다. 전화 받어.
-여보세요?
-아 접니다. 박도빈. 아까 낮에 별장에서 몸이 몹시 불편하신거 같아 걱정이 되서 전화를 드린겁니다.
-아 아니예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아 다행입니다. 내일 일요일인데 뭐 하시겠습니까?
-집에 있겠어요.
-나오시지 않겠습니까?
-무서워요.
-무섭다뇨?
-박선생님이요.
-제가요?
-하하하 갑자기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르겠어요. 박선생님이 두렵게만 느껴져요.
-무슨 말씀이신지...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그러실 거예요. 박선생님이 그냥 평범한 회사의 부장님이시라면 좋겠어요.
-사실이 그렇잖습니까?
-저를 또 조롱하시는군요?
-아 조롱하다뇨? 난 평범한 월급쟁이입니다. 오늘 우리집안을 아시고 크게 실망하셨다는 얘깁니까?
-아니요. 당황했을 뿐이예요.
-얘! 무슨 전화가 그렇게 기니? 간단히 용건만 얘기해.
-오늘 전 그렇게 생각했어요. 앞으로 박선생님을 만날땐 그냥 평범한 셀러리맨으로 대할 것이라구요.
-아, 물론입니다. 저도 그걸 원합니다. 오늘 제가 별장으로 모신게 큰 실수였군요. 앞으론 조심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아아 아직 내일 약속을 안했습니다.
-내일 다시 전화 주세요.
-그럴까요? 알겠습니다.
-하...
-흠 잘 한다!

-어머? 어쩔려고 니가 우리집엘 다왔니? 미스터리가 알았다가 또 뺨 맞는거 아니니?
-얘는...
-앉아. 거기.
-참 살기 힘들어.
-어머? 너 이제 노인네같은 소리를 다 하는구나?
-정말이야. 다 잊어버리고 시집이나 갈까봐.
-누구한테? 한전무? 아니면 미스터리?
-전혀 새로운 인물.
-너 많이 발전 했구나?
-누구니?
-어마어마한 재벌총수의 외아들이야.
-후훗 축하한다. 재벌 2세 사모님.
-농담 아니야.
-아 그래 사연이나 들어보자꾸나.
-내가 언젠가 얘기했던 박부장님이라는 남자 있지?
-신용금고 말이니?
-응. 바로 그 남자야.
-그 신용금고가 어마어마한 재벌총수의 외아들이란 말이야?
-어제 우연히 알았어.
-이름이 뭐라고 그랬지?
-박도빈.
-아니, 재벌총수.
-박중수.
-뭐? 정말이야?
-어제 낮에 그 집 별장에 갔다가 현기증을 일으켰어.
-너 정말...곧 재벌 마나님 소리 듣겠구나. 응?
-밤새 한 잠도 못잤어.
-오라...니가 그래서 날 찾아 왔구나. 흠흠 아니 왜 잠을 못자? 너무 꿈 같아서?
-음...여러가지로
-미스터리 때메?
-참 좋은 애야.
-그러고 보니 한 곡조 또 나오게 됐구나. 돈을 따르자니 미스터리가 울고 사랑을 따르자니 돈이 울고...하하 뭐 그렇게 되가는거니? 얘 얘 닭살 끼친다. 너 알아서 해. 너 요즘 사랑 좋아하다가 영양실조에 걸린다. 아무소리 말고 너도 니네집 생각해. 너 호경이 알지? 호경이.
-응 참 겐 어떻게 사니?
-게 처음에 시집갈때 얼마나 애들이 손가락질 하며 흉을 봤니? 나이도 많은 신랑에 그것도 후처로 들어 앉는다고 말이야. 한데 그렇게 흉을 보던 애들이 요즘은 게네 120평 호화주택 문턱에 닳도록 찾아당긴단다. 게? 지금 세상에 부러울거 없이 해놓고 살아. 그러니까 너도 그쪽에서 조금만 끌어당기는 기미가 보이면은 알아서 하라고.
-후훗 니가 소개해 준 한전무님은 어떻게 하고?
-나 입이 열개라도 말 못해. 하지만 너한테만은 진지했던건 사실이야. 나 어제 결제로 그 회사 그만 뒀어.
-그만둬?
-응.
-미련없이 사표냈어.
-뭐할꺼야?
-아 시집갈래. 날짜도 잡았어.
-그래? 어머 신랑은 누구니? 미스터배 그사람이니?
-미쳤니? 지나가다 과일가게 배만 봐도 몸서리가 쳐진다. 얘. 아우 내 눈이 멀었었지. 그 빛 좋은 개살구 한테...사람 정말 겉만 보고 사귈거 아니야. 그 자식 꼴 보기 싫어 결혼도 서두는거야.
-신랑은 뭐하는 사람이니?
-재미교포야. 선뜻 마음에는 안들었지만 할 수 있니? 내가 그리던 미국생활인데 놓칠수는 없잖아. 흠 결혼하면 곧 미국에 갈거다~
-(따르릉)
-여보세요? 어 미스터 초이...벌써 오셨어요? 네 알았어요. 곧 나갈께요~(탁) 아, 저 어떻게 하지? 미스터 초이가 요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데...어 같이 나가. 인사 시켜줄께.
-음? 미, 미스터 초이?
-음 최씨를 미국선 초이라고 부른데. 아 자 빨랑 나가자!

-손정아 김정미 박은수 김환진 유명숙 음악 김홍철 효과 신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곡 정민섭 노래 박지영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 아가씨 이규상 연출 열 네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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