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번째
-아 여러분 조용히들 해 주십시요. 우리들의 이 작은 모임. 오늘은 정말 뜻 깊은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보셔서 다 아시다시피 우리 노총각 박도빈 군이 그동안 숨겨놓은 애인을 공개석상에 모시고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와아아 (짝짝짝) -에 우린 그 동안 박도빈 군한테 속은 것입니다. 질투가 날 정도의 미인을 숨겨놓고 우릴 조롱해 왔다는 사실에 대해 우린 분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자 말이 맞아요. -나 큰일 날뻔 했습니다. 난 내 여동생을 박군한테 맡길려고 했던 몸입니다. -와하하 -어이 박도빈 수줍어 하지 말고 일어나서 그 동안의 경위를 솔직히 털어 놓으시지. 그렇지 않고서야 오늘 이자리 옳게 벗어나지 못해. 하하하 아 여러분 어떻습니까? -네! (짝짝짝) -아이 솔직히 말해서 총각탈을 벗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습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올해는 결혼을 할겁니다. 하지만 아직도 난 주영씨의 마음을 모릅니다. -아니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주영씨 얘기 좀 해주세요. 우리 만난지 열흘도 안됐다고요. -하하하하
-죄송합니다. 주영씨 -아니예요. 참 재밌었어요. -오늘 우리 친구들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십쇼. -아니예요. 재미있는 분들이에요. -솔직히 말씀드려 전 주영씨를 친구들 앞에 자랑하고 싶었던 겁니다. -자랑 많이 하셨잖아요? -아니죠. 친구녀석들이 주영씨 칭찬을 한거지 전 한마디도 못했습니다. -앞으론 내가 떳떳하게 주영씨 자랑을 할 수 있도록 자주 기회를 만들어 주십쇼. -우리 공적인 일을 떠나서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박부장님? -네 -불만이 좀 있어요. -저한테요? -네. 왜 좀 더 솔직하지 못하셨죠? 어떻게 하다가 제가 박부장님의 숨겨놓은 여자가 됐죠? -죄송합니다. -우리 오늘 일은 없던걸로 해요. 그리고 전처럼 만나면 되잖아요. -좋습니다. -전 요 앞에서 내려주세요. -아니 집앞까지 가시죠. -골목이라 작아 못들어가요. -제가 연락 또 드릴께요. 여기 좀 세워주세요. -(끽) -안녕히 가세요. (탁)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부웅) -늦었구나. -음? 오빠아니야? 왜 여기있어 집에 안들어 가고? -너하고 얘기 좀 하고 싶어서 -들어가 집에 -아니야. 여기서 잠깐이면 돼. -길에서 어떻게 얘길해? 집에 들어가. 괜찮아. -저 포장마차 집에 잠깐 들어가자. -아이고 어서오세요. -들어와. 거 앉아라. 아주머니 여기 소주하고 저 오뎅 한꼬치만 주세요. -예 -오빠 얼굴이 안좋다. -주영아 정말 널 볼 낯이 없구나. -아이 그런말 하면 싫어. -어딨어 요즘? -친구집에. 내일이고 모레고 부산에 좀 다녀올까해. -부산엔 왜? -놈들이 부산에 있데. 잡으면 그냥 안놔둘거야. -싸우지는 마 오빠. -일단 오빠 문제는 해결 했어. 오빠랑 나랑 열심히 벌어서 갚으면 되잖아. 오빠 절대 실망해서는 안돼. -지금도 나 박부장 만나고 오는 길이야. -너 지금 차에서 내리는거 봤어. 그리고 박부장 한테도 얘기 들었어. 너 애 많이 썼다. 음 그리고 또 하나 미안한 부탁을 해야겠어. 부산에 내려갈 경비가 없다. -얼마나 필요한데? -10만원만 어디서 마련해다오. 꼭 갚을께. -응 알아볼께. -미안하다. -내일 어디로 연락하면 돼? -어 저 이리로 연락해. 친구네 집 전화번호야. -언제까지 친구집에 있을거야. -내가 좀 떳떳해지면 그땐 다시 집에 들어갈거다. 그때까지만 니가 좀 고생 해다오. -집걱정은 말고 오빠 몸이나 잘 돌봐. 정말 너무너무 안됐어. -아참 너 영민이란 친구 아니? -영민이? 오빠가 겔 어떻게 알아? -좀전에 집앞에서 만났다. -영민이가 우리집엘 찾아왔단 말이지? -집앞에서 서성대더라. 그래 누구냐고 했더니 니 얘길하며 자기소개를 하더라. 몹시 취했더라. 너하곤 어떤 사이니? -응 그냥 친구처럼 지내. -너도 그 친구를 좋아하고 있니? -그건 왜? -그 친구 취중에 하는 소린진 몰라도 널 친구 이상으로 말하고 있더라. 물론 너도 잘 알곤 있겠지만 정이란 헤프게 뿌려선 안되는거다. 그만 일어나자.
-너 어제 우리 오빠 만났다며? -내가 못만날 사람을 만났니? -왜 쓸데없는 얘길 했어? -내가 뭐라고 했길래? -넌 지금 뭔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어. -나 그렇게 아무데나 헤프게 정을 뿌리고 다니는 계집애 아니야. -너처럼 고고홀에나 가서 심각한 얼굴로 계집애나 꼬이는 줄 아니? 너 심각한 얼굴 18번 아니야. -그래. 나 어제 고고홀에 가서 심각한 얼굴로 계집애 꼬셨다. 정란이. 흠 그애 참 쉽더라. -듣기 싫어. -난 말이야. 누구보다도 널 잘 안다고 자랑해 왔어. 헌데 요즘 널 하나도 모르게 됐어. 왜 그렇게 됐지? 난 어제 정란이 한테도 분명히 얘기했어. 넌 죽은지 이미 오래됐다고. 넌 나한테서 죽어버린 몸이야. 어쩌다 니가 이렇게 됐니? 날 피하는 이유가 뭐야. -얘기 했잖아. 우린 너무 자주 만나는거 같아. 할 일 없이 다방에서 차나 마시고 술집에 가서 술이나 마시고 헤어지고 그게 뭐야? 서로 시간낭비야. 그리고 한마디로 재미가 없어. -재미가 없어? -그래. 재미가 없어졌어. -우리가 재미로 만났니? -너무 단조롭고 무의미해. -그래 그래서 그래서 날 의식적으로 피했어? -내가 널 피할 이유는 없어.다만 잃어버린 내 시간을 찾고 싶었을 뿐이야. 앞으로도 난 그렇게 할거야. 그러니까 너도 나때메 잃어버렸던 시간을 찾으란 말이야. 우리가 서로 얽매일 이유가 뭐있니? -여자란 다 그런거니? 다 그렇게 그물로 물을 건져내는 식이니? 누구 말마따나 여자는 새로운 남자를 만날때마다 새로 태어난다더니 너도 그런거니? -나 그렇게 어려운 말은 몰라. -너 어제 어디갔었어. -어우 정말. 내가 어딜 갔던 니가 무슨 상관이니? -나쁜 계집애. -이제 알았니? -너 정말 나쁜애로구나.
-(똑똑똑) -아니, 어서와요 주영씨. -어머 -야 이거 주영씨가 우리 회사엘 나오다니 이거 큰 영광인데? 하하하 -정란이 어디 갔어요? -어 기다리고 있다가 회사일로 급히 좀 나갔어. -앉아요 거기. -아이 기집애... -아저 차 한잔 할까? -아니예요. 시간 없어 그냥 가겠어요. -아 그냥 가다니? -일을 보다가 잠깐 나왔거든요. -허허 자 그럼 이거 가지고 가요. -뭔데요? -어 아침에 정란이한테 부탁한 돈 10만원이라고 하던데 맞나? -네? 아네. -어 나한테 맡겨놓고 나갔어. -아 고마워요. 그럼 나중에 뵙겠어요. -아 잠깐. -네? -오빠 요즘도 놀고 있나? -네 -어떨까? 좋은 자리가 하나 생겼는데? -좋은 자리라뇨? -어 우리회사 기획실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어떨까? -어머 그래요? -하하 언제든지 시간나는데로 오빠를 나한테 보내. -음 그렇지않아도 오늘저녁 오빠를 만나기로 했어요. -아니, 오빠가 집에 없나? -음, 아 네 요즘 무슨일로... -하하 뭐 어떻든 좋아. 어때 오늘 저녁 오빠를 만나기로 했다니 나도 같이 만날까? -전무님이요?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아가씨 이규상 연출 열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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