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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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제10화 - 주영씨를 친구들 앞에 자랑하고 싶었어요
제10화
주영씨를 친구들 앞에 자랑하고 싶었어요
1980.02.10 방송
인생극장 봄비아가씨는 1980년 2월 1일부터 1980년 2월 29일까지 제29화에 걸쳐 방송되었다.
-인생극장 봄비 아가씨 고려야구 제공입니다. 유고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번째

-아 여러분 조용히들 해 주십시요. 우리들의 이 작은 모임. 오늘은 정말 뜻 깊은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보셔서 다 아시다시피 우리 노총각 박도빈 군이 그동안 숨겨놓은 애인을 공개석상에 모시고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와아아 (짝짝짝)
-에 우린 그 동안 박도빈 군한테 속은 것입니다. 질투가 날 정도의 미인을 숨겨놓고 우릴 조롱해 왔다는 사실에 대해 우린 분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자 말이 맞아요.
-나 큰일 날뻔 했습니다. 난 내 여동생을 박군한테 맡길려고 했던 몸입니다.
-와하하
-어이 박도빈 수줍어 하지 말고 일어나서 그 동안의 경위를 솔직히 털어 놓으시지. 그렇지 않고서야 오늘 이자리 옳게 벗어나지 못해. 하하하 아 여러분 어떻습니까?
-네! (짝짝짝)
-아이 솔직히 말해서 총각탈을 벗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습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올해는 결혼을 할겁니다. 하지만 아직도 난 주영씨의 마음을 모릅니다.
-아니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주영씨 얘기 좀 해주세요. 우리 만난지 열흘도 안됐다고요.
-하하하하

-죄송합니다. 주영씨
-아니예요. 참 재밌었어요.
-오늘 우리 친구들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십쇼.
-아니예요. 재미있는 분들이에요.
-솔직히 말씀드려 전 주영씨를 친구들 앞에 자랑하고 싶었던 겁니다.
-자랑 많이 하셨잖아요?
-아니죠. 친구녀석들이 주영씨 칭찬을 한거지 전 한마디도 못했습니다.
-앞으론 내가 떳떳하게 주영씨 자랑을 할 수 있도록 자주 기회를 만들어 주십쇼.
-우리 공적인 일을 떠나서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박부장님?
-네
-불만이 좀 있어요.
-저한테요?
-네. 왜 좀 더 솔직하지 못하셨죠? 어떻게 하다가 제가 박부장님의 숨겨놓은 여자가 됐죠?
-죄송합니다.
-우리 오늘 일은 없던걸로 해요. 그리고 전처럼 만나면 되잖아요.
-좋습니다.
-전 요 앞에서 내려주세요.
-아니 집앞까지 가시죠.
-골목이라 작아 못들어가요.
-제가 연락 또 드릴께요. 여기 좀 세워주세요.
-(끽)
-안녕히 가세요. (탁)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부웅)
-늦었구나.
-음? 오빠아니야? 왜 여기있어 집에 안들어 가고?
-너하고 얘기 좀 하고 싶어서
-들어가 집에
-아니야. 여기서 잠깐이면 돼.
-길에서 어떻게 얘길해? 집에 들어가. 괜찮아.
-저 포장마차 집에 잠깐 들어가자.
-아이고 어서오세요.
-들어와. 거 앉아라. 아주머니 여기 소주하고 저 오뎅 한꼬치만 주세요.
-예
-오빠 얼굴이 안좋다.
-주영아 정말 널 볼 낯이 없구나.
-아이 그런말 하면 싫어.
-어딨어 요즘?
-친구집에. 내일이고 모레고 부산에 좀 다녀올까해.
-부산엔 왜?
-놈들이 부산에 있데. 잡으면 그냥 안놔둘거야.
-싸우지는 마 오빠.
-일단 오빠 문제는 해결 했어. 오빠랑 나랑 열심히 벌어서 갚으면 되잖아. 오빠 절대 실망해서는 안돼.
-지금도 나 박부장 만나고 오는 길이야.
-너 지금 차에서 내리는거 봤어. 그리고 박부장 한테도 얘기 들었어. 너 애 많이 썼다. 음 그리고 또 하나 미안한 부탁을 해야겠어. 부산에 내려갈 경비가 없다.
-얼마나 필요한데?
-10만원만 어디서 마련해다오. 꼭 갚을께.
-응 알아볼께.
-미안하다.
-내일 어디로 연락하면 돼?
-어 저 이리로 연락해. 친구네 집 전화번호야.
-언제까지 친구집에 있을거야.
-내가 좀 떳떳해지면 그땐 다시 집에 들어갈거다. 그때까지만 니가 좀 고생 해다오.
-집걱정은 말고 오빠 몸이나 잘 돌봐. 정말 너무너무 안됐어.
-아참 너 영민이란 친구 아니?
-영민이? 오빠가 겔 어떻게 알아?
-좀전에 집앞에서 만났다.
-영민이가 우리집엘 찾아왔단 말이지?
-집앞에서 서성대더라. 그래 누구냐고 했더니 니 얘길하며 자기소개를 하더라. 몹시 취했더라. 너하곤 어떤 사이니?
-응 그냥 친구처럼 지내.
-너도 그 친구를 좋아하고 있니?
-그건 왜?
-그 친구 취중에 하는 소린진 몰라도 널 친구 이상으로 말하고 있더라. 물론 너도 잘 알곤 있겠지만 정이란 헤프게 뿌려선 안되는거다. 그만 일어나자.

-너 어제 우리 오빠 만났다며?
-내가 못만날 사람을 만났니?
-왜 쓸데없는 얘길 했어?
-내가 뭐라고 했길래?
-넌 지금 뭔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어.
-나 그렇게 아무데나 헤프게 정을 뿌리고 다니는 계집애 아니야.
-너처럼 고고홀에나 가서 심각한 얼굴로 계집애나 꼬이는 줄 아니?
너 심각한 얼굴 18번 아니야.
-그래. 나 어제 고고홀에 가서 심각한 얼굴로 계집애 꼬셨다. 정란이. 흠 그애 참 쉽더라.
-듣기 싫어.
-난 말이야. 누구보다도 널 잘 안다고 자랑해 왔어. 헌데 요즘 널 하나도 모르게 됐어. 왜 그렇게 됐지? 난 어제 정란이 한테도 분명히 얘기했어. 넌 죽은지 이미 오래됐다고. 넌 나한테서 죽어버린 몸이야. 어쩌다 니가 이렇게 됐니? 날 피하는 이유가 뭐야.
-얘기 했잖아. 우린 너무 자주 만나는거 같아. 할 일 없이 다방에서 차나 마시고 술집에 가서 술이나 마시고 헤어지고 그게 뭐야? 서로 시간낭비야. 그리고 한마디로 재미가 없어.
-재미가 없어?
-그래. 재미가 없어졌어.
-우리가 재미로 만났니?
-너무 단조롭고 무의미해.
-그래 그래서 그래서 날 의식적으로 피했어?
-내가 널 피할 이유는 없어.다만 잃어버린 내 시간을 찾고 싶었을 뿐이야. 앞으로도 난 그렇게 할거야. 그러니까 너도 나때메 잃어버렸던 시간을 찾으란 말이야. 우리가 서로 얽매일 이유가 뭐있니?
-여자란 다 그런거니? 다 그렇게 그물로 물을 건져내는 식이니? 누구 말마따나 여자는 새로운 남자를 만날때마다 새로 태어난다더니 너도 그런거니?
-나 그렇게 어려운 말은 몰라.
-너 어제 어디갔었어.
-어우 정말. 내가 어딜 갔던 니가 무슨 상관이니?
-나쁜 계집애.
-이제 알았니?
-너 정말 나쁜애로구나.

-(똑똑똑)
-아니, 어서와요 주영씨.
-어머
-야 이거 주영씨가 우리 회사엘 나오다니 이거 큰 영광인데? 하하하
-정란이 어디 갔어요?
-어 기다리고 있다가 회사일로 급히 좀 나갔어.
-앉아요 거기.
-아이 기집애...
-아저 차 한잔 할까?
-아니예요. 시간 없어 그냥 가겠어요.
-아 그냥 가다니?
-일을 보다가 잠깐 나왔거든요.
-허허 자 그럼 이거 가지고 가요.
-뭔데요?
-어 아침에 정란이한테 부탁한 돈 10만원이라고 하던데 맞나?
-네? 아네.
-어 나한테 맡겨놓고 나갔어.
-아 고마워요. 그럼 나중에 뵙겠어요.
-아 잠깐.
-네?
-오빠 요즘도 놀고 있나?
-네
-어떨까? 좋은 자리가 하나 생겼는데?
-좋은 자리라뇨?
-어 우리회사 기획실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어떨까?
-어머 그래요?
-하하 언제든지 시간나는데로 오빠를 나한테 보내.
-음 그렇지않아도 오늘저녁 오빠를 만나기로 했어요.
-아니, 오빠가 집에 없나?
-음, 아 네 요즘 무슨일로...
-하하 뭐 어떻든 좋아. 어때 오늘 저녁 오빠를 만나기로 했다니 나도 같이 만날까?
-전무님이요?

-인생극장 유고상 극본 봄비아가씨 이규상 연출 열번째로 고려야구 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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