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스물네번째
-아저씨, 지금 뭐하고 계세요? 매일 매일 여섯시를 생각하던 영아는 지금도 여섯실 잊지 않고 아저씨를 생각하고 있어요. 아저씨우리 참 오래 못만났죠? 난 늘 멀고도 가까운 곳에서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는 아저씨의 음성이 난 너무너무 슬퍼서 그만 수화기를 내려놓고 말았어요. 무지개에 들렸더니 아저씨가 막 나가셨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즐겨앉던 창가에앉아서 난 아저씨를 생각했어요. 아저씨..정말 보고 싶어요. 지금은 그 말 밖에 아무말도 할말이 없어요. 아저씨 나 오늘은 그냥 돌아갈래요. 보고싶은 거 꾹 참구 그냥 갈꺼에요. 가면서 또 생각할꺼에요. 집에가서두 생각하고 맨날맨날 아저씨만 생각할꺼에요. 그러면서 난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날 거에요. 아저씨..우린 나중에 나중에 다시 한번 만나요. 그 땐 나 여러사람 앞에 아저씨 얼굴에 뽀뽀할 거에요. 그리구 난 자랑스럽게 난 아저씨 가슴에 안길꺼에요. 사모님한테도 안부전해주세요. 영아 잘 있다구요.
-다 읽으셨어요? 편지?
-미안해. 괜히 나가있으라고 해서
-영아학생 편지에요?
-응
-사연이 심각했던 모양이죠?
-관심이많군, 영아에 대해서
-부러울 뿐이에요
-아마 영아 그 학생은 어딜가도 상무님한테 받은 사랑만큼(은) 못 받을꺼에요. 어딨대요, 지금?
-몰라. 아무두 몰라
-진숙인가 뭔가 하는 아가씨도 만나보셨어요?
-진숙이? 진숙이가 누군데?
-홀에 나가는 아가씨 있잖아요
-홀에?
-성재현인가 뭔가하는 술집아가씨 있잖아요
-그랬었나
-그 아가씬 미쳐 생각도 못하셨군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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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찾아오셨다구요?
-네..아 네..앉아요
-절..어떻게 아셨죠?
-영아를 잘 알죠?
-아아..영아 걔요? 잘 알고 말구요.으흠흠. 저 한잔 주세요.
-그래요
-영아하곤 어떻게 되세요?
-아저씨가 되죠.
-아저씨? 아하..그럼 바로 선생님이 그 아저씨란 말씀이에요?
-그 아저씨라뇨?
-박 상무님, 맞죠?
-그래요.
-아하하하. 저 상무님 잘 알아요. 영아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걔가 아저씨 속 많이 썪혀 드렸다고
-영아 지금 어디있는지 몰라요?
-그 땜에 오셨군요..
-네, 그래요.
-글쎄요. 저도 잘은 모르겠어요. 얼마전에 찾아와선 아저씨 얘기를 하며 조용한데 가서 있고 싶다는 말을 하던데요.
-그래요?
-아하하 그러구 보니 영아 말마따나 아저씨 너무 좋게 생기셨다.
-이봐요..학생
-저 여기선 학생아니에요. 술집 호스티스에요. 그러니 오늘은 아무말씀 마시고 저하고 술이나 마셔요
-난 영아를 찾고 싶어요..
-뭘 그렇게 급해요. 찾더라도 당장은 못가실꺼 아니에요
-영아있는 델 알아요?
-글쎄요..어디 오늘 제 마음을 한번 움직여 보세요. 으흐흐흠
-어딨소?
-아유 참 급하시다. 어서 잔이나 비우세요. 걔 지금쯤 어느 깊은 산속에서 중이 됐을지도 모르니까요..하하하하
-뭐가 되요?
-아유, 영아 고 계집이 어떻게 이런 아저씨랑 만났지. 아저씨..아저씨도 영아 사랑하세요? 순진한 어린애 마음을 너무 울리지 마세요. 걔 얘길 들어보니까 순전히 아저씨 땜에 서울을 떠난 거 같든데요. 아..하..하..내가 너무 까불었나요
-아니..아니예요..
-까불었다면 죄송해요. 아저씨가 너무 우울해하시니까, 술마실 기분도 안나구..그리고 또 나 옛날 애인을 자꾸 생각나게해서 나도 안 좋구..그냥 가보세요.
-학생
-걔가 거기 가있을지 그건 확실히는 몰라두, 등산 하시는 셈 치고 한번 가보세요.
-어딘데요, 거기가
-어..대성리 근처에요. 은두산이라고 그 중턱 조그만 암자에 있을지도 몰라요
-대성리..은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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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나와 있었군
-어,종학오빠. 앉아요 여기. 개울물이 너무 맑아요
-왜, 무슨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냐?
-아뇨.
-헌데 왜 그래.
-내가 뭘 어때서요
-너 시내에 나갔다 들어오더니, 많이 이상해진거 같아서
-뭐가 이상해져요?
-맑은 계곡물이나 찾고, 먼 산이나 바라보고, 젊은 애가 어디 됐니?
-내가 그랬어요?
-너 지금도 그러고 있잖아
-에이, 그렇게 보니까 그렇죠
-너 그 아저씨 생각하고 있지?
-내가 왜 그 사람을 생각해요?
-거짓말 마.
-잘못보셨어요
-그래, 내가 잘못봤으면 좋겠다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너 심난한 얼굴 보기싫으니까
-나 안 심난 할꺼에요
-아니, 얘 영아~
-쫒아오지 말아요, 나 혼자 있을꺼에요
-어디가는 거야
-상관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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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아유 왠일이야 학생, 늦은 저녁에? 시내 나가게?
-아뇨
-그럼 뭐 사러왔수?
-아줌마, 나 서울 전화 좀 써요
-그래요, 써요
-고마워요. 여보세요? 서울 전화 좀 부탁해요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정애니?
-영화니? 어디니 거기?
-그건 알거 없구, 그냥 니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한거야
-영화야..너 꼭 이래야만 되니? 어디야 거기?
-우리 아저씨한테 무슨 연락없었지?
-응, 없었어.
-그럼 끊어
-아 얘..얘. 너, 나 안만날래?
-그보다 부탁하나 들어줄래?
-뭔데?
-우리 아저씨 한번만 만나줘. 나 대신 말이야. 그리구 나한테 말해줘.
-만나서 무슨 얘길 해
-그냥 아무얘기나 해도 좋아
-나중에 우리 나한테 우리 아저씨 모습만 얘기해주면 돼. 그럼 또 걸께
-아이..얘가 정말 왜 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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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좋은일이라도 있어요?
-여보 당신 내일뭐할꺼야?
-뭘 하다뇨
-우리 내일 어디 갈까?
-어딜요?
-산에 말이야.
-산에요?
-오랜만에 등산이나 할까해서
-오랜만에 왜 등산을 생각하셨어요?
-가자고 같이.
-그렇게까지 친절하신척 하실꺼 없어요
-무슨 소릴 또 그렇게 하는 거요
-우습잖아요. 제가 언제 등산하는 거 보셨어요? 더군다나 당신하고 같이 말이에요. 왜 안하던 짓을 갑자기 하시는 거에요
-하하하. 당신하고 같이 갈 때가 있어서 그래. 나혼자 갈 수도 있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야 당신도 내 마음을 알 거아니야. 어떻든 낼 떠날 준비나 해둬
-손정아였어요. 그리구 조명남 이정은 권희덕 김민 김환진 안경진 장춘순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혼자 생각할꺼야.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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