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스물 두번째.
-하...
-왜 또 한숨이에요?
-당신 영아한테 뭐라고 했소?
-뭐라고 하다뇨?
-무슨 얘길 했냐고 묻질 않소?
-한 얘기 없어요. 그애 혼자 얘기하고 끝났으니까요.
-정말이요?
-당신 좋아하고 있단 얘기. 당신을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좋은 아저씨라는 얘기. 그리고 날 보고는 자기땜에 괴로워 하지 말라는 얘기. 더 들려줄래도 들려드릴 얘기가 없어요.
-집을 나갔어.
-집을 나가다뇨?
-영아가 행방을 감췄다고.
-연극이 점점 더 무르익는군요?
-뭐라고?
-그렇게까지 연극을 꼭 하셔야 겠어요?
-아니 당신!
-그야말로 숨겨논 여자가 돼겠군요?
-잘해보세요!
-미쳤군!
-미친건 당신이에요! 그앨 어디로 보낸거에요?
-그만 둡시다...당신하고 이젠 말할 기력도 없어.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어 미스장이에요?
-어 사모님! 상무님 지금 안계세요. 방금 나가셨어요.
-어디 가신다는 말씀도 없이?
-네 그냥 슬그머니 나가섰어요. 사모님 염려마시고 기다리세요. 제가 다 알아서 연락해 드릴테니까.
-하...부탁해요.
-(탁)
-내가 왜 두사람의 신경전에 휘말려 들었지? 그러나 저러나 우리 상무님 어디로 가신거야?
-얘, 얘 정희야?
-응?
-널 부르잖아?
-누가?
-저 남자 말이야. 이리로 오고 있잖아.
-웬일이지?
-아는 남자니?
-응. 친구 아저씨야.
-학생.
-웬일이세요? 학교까지?
-아 정희 학생을 좀 만나고 싶어서. 시간 좀 내주겠어?
-영아 땜에 그러세요?
-좀더 알고 싶은게 있어서. 어디 조용한데 들어가서 얘기 좀 하지.
-그렇게 하세요. 얘, 어떡하지?
-내 걱정 말고 가봐.
-미안하다.
-내일 봐!
-미안하군, 나땜에 친구하고 약속을 어기는거 같애서.
-괜찮아요, 가세요.
-어, 저기 다방이 있구만.
-정희학생 정말 영아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나?
-네 전 영아가 선생님 하고 무슨일이 있는 줄만 알았어요.
-하...
-정말 영아하고 아무일도 없으셨어요?
-있었다면 무슨 일이 있었겠다고 정희학생은 생각하지?
-글쎄요, 그거야 뭐 여러가지로 생각할수 있지 않겠어요? 가령 선생님이 영아한테 심적인 부담감을 줬다든가?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아는 아직 어린애에요. 그리고 선생님은 어른이잖아요?
-그래, 그래서?
-더 설명할것 없잖아요?
-하..그건 언젠가도 학생이 나한테 충고한 말로도 기억하고 있어. 나 지금 학생한테 알고 싶은것은 영아가 어디로 갔나, 갈만한 곳이 없나 그걸 알고 싶은거야.
-왜 그렇게 찾으시는거죠?
-하...한마디로 생각할수가 없군.
-잊어주세요, 영아를...
-내가 그 말을 들으러 학생을 찾아온건 아닌데 왜 그렇게 이해를 못하나?
-전 선생님처럼 어른이 못돼서 그런 모양이에요.
-할수없군.
-이해할수가 없어요, 선생님을. 영아한테 연락 오는데로 알려드리겠어요. 저 이만 가도 돼겠죠?
-하...
-얘, 얘 혜영아 왔다 왔어.
-음? 누가와?
-영아 애인!
-영아 애인? 어! 왜 왔지 여긴?
-누굴 찾는거 같잖아?
-심심한데 우리 저 사람이나 후릴까?
-히힛 꼬셔봐!
-하핫 그래 꼬실께!
-얘, 얘, 얘! 널 본 모양이야 이리 온다!
-아이 넌 가만히있기나 해!
-히히힛 알았어! 하하핫
-웬일이세요, 아저씨?
-앉아도 돼요?
-앉으세요.
-오빠가 군대 나갔다면서요?
-네 헌데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영아 만나러 오셨나요?
-하..여길 오면 영아를 만날거 같애서...
-왜 요즘 못만나셨어요? 걔 있다가 우리 만나기로 했어요.
-그래요? 어디서요?
-고고 가기로 했어요!
-몇시에 만나기로 했는데요?
-아저씨도 같이 가실래요?
-어딘데?
-영아 만나고 싶으시면은 있다가 우리 따라 오세요. 얘, 영아 있다가 그쪽으로 직접 나오기로 했지?
-응? 응.
-있다 같이 가시면은 만날수있을 거에요.
-어디서 만날까?
-아.. 저 영도 호텔있죠? 거기 나이트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까는 그 호텔 커피숍으로 7시까지 나오세요.
-알았어.
-오늘 아저씨가 다 사시는거에요?
-알았어요, 그럼 있다가 봐요.
-아우 얘, 너 어쩌려구 그러니?
-뭘?
-영아 말이야. 저 사람 밤새도록 기다리게 할순 없잖아.
-신경쓸거 없어 우리끼리 놀다가 적당히 따돌리는 거지 뭐?
-(삐걱)
-아 여보세요? 아 잠깐 기다려요.어 지금 막 들어오네요. 얘, 정희야! 넌 어떻게 된 애가 맨날 늦니? 전화받아.
-전화?
-응.
-내방에서 받을께. 여보세요?
-정희니? 나야 영아.
-어머, 얘! 얘, 너 지금 어딨니? 응?
-먼데.
-먼데가 어디야?
-아주 조용한데야. 너무 너무 조용하니까 별 생각이 다 나. 하지만 곧 이곳 분위기에 익숙해 질거야.
-얘, 영아 어딘데 거기가?
-가끔 시내에 나가면 또 전화 할께.
-너 정말 그럴래? 나한테도 너 있는데 못가르쳐 주겠니?
-당분간 우리 헤어져 있는게 좋을거야. 날 위해서 말이야.
-하..얘, 영아. 오늘 니 아저씨 만났어.
-널 찾아가셨데?
-학교로 찾아오셨어. 널 찾아 헤매는거 같애.
-좋은 아저씨야. 정말 잊을수 없는 아저씨야. 나중에또 전화 할께!
-(딸깍)
-아, 얘! 얘! 영아! 아이 기집애...
-아이, 미안해서 어떡하죠? 아저씨?
-왜 안오지?
-아이 기집애 지가 먼저 오라고 해놓고 깜깜이네.
-10시가 넘었는데?
-기집애 무슨 일이 생겼나?
-틀림없이 오긴 오겠지?
-못 오드래도 무슨 연락이야 있겠죠 뭐...
-혹시 전화 연락이라도 오면 날 좀 바꿔줘요.
-아 전화 연락도 없으면 어떡하죠?
-기다려 볼때까지 기다려 볼테니까 어서 나가서 놀아요.
-아이..아저씨 혼자..미안해서 그래요.
-하하하 괜찮아요, 난.
-영아가 안와도 여기서 밤 새실거에요?
-밤이야 샐수 있나? 내 걱정 말고 나가서 놀라니까?
-그럼 아저씨 저쪽 우리 테이블에 술 좀 보내주시겠어요?
-어, 그렇게 해요.
-후훗 부탁해요 아저씨!
-저 박상무님 돼시죠?
-네 그런데요?
-손님이 찾고 계십니다.
-어디서요?
-아래층 커피숍에서요. 여자손님이시던데요?
-여자손님이?
-손정아였어요. 그리고 조명남 이정은 권희덕 이기전 유명숙 장춘순 이효숙 전기병 홍경화 음악 이훈 효과 심제훈 장준구 기술 정천모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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