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유보상 극본 이규상 연출 스물 한번째.
-어 뭐 밖에까지 나갈거 없고 여기 조용하니 여기서 얘기하지.
-아저씨가 어떻게 됐다구요?
-정말 몰라? 박상무님 회사 안나오시는지 벌써 며칠 돼셨어.
-그래요?
-며칠 전 밤에 집에서 나가셔가지곤 행방이 묘연하시다고 사모님이 회사로 맨날 전화야. 무슨 연락 안계시냐고.
-어딜 가셨죠?
-난 요즘 학생한테 전화가 없길래 딴데서 연락이 닿고 있는줄 알았는데? 그날밤 상무님이 집을 나가던날 학생이 전화 한거 아냐?
-무슨 전화를요?
-그날밤 사모님이 옆에 계셔서 그랬는지 몰라도 몇번 전화가 끊기더니 나가셨다고 하던데?
-(그럼 바로 그날 밤이였구나...)
-괜히 알면서도 모른체 하는거 아니예요?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지?)
-왜 대답이 없어요?
-뭐라고 대답을 해드릴까요? 딱 한가지 밖에 없는데.
-어디계세요? 상무님...
-몰라요.
-하...하기야 묻는 내가 어리석지...들어가 봐요.
-(하이 칫, 제 앞도 간수 못해서 노처녀로 늙는 주제에! 정말 주접 떨고 있네! 그런데 아저씬 정말 어떻게 된거지?)
-아이, 얘! 밖에 있는줄도 모르고 안에서만 찾아댔구나? 들어가자.
-나 갈래.
-가다니?
-싫어.
-마담언니 안에서 기다려. 인사하고 가.
-나중에 할께. 나 오늘 묘한 사람 만나갖고 영 기분 잡쳤어.
-(탁탁탁)
-(탁)
-어머 상무님!
-왜 놀래?
-아..어딜 갔다 오셨어요?
-왜 미아 신고라도 낼라고 했었나? 나 며칠 여행 좀 다녀왔어.
-하우...그런걸 그렇게 걱정했잖아요. 저 댁에 연락 드릴까요?
-아니야. 내버려 둬.
-사모님이 얼마나 걱정하고 계신데요?
-다른데서 전화 온덴 없고?
-나 어제 영아학생 만났어요.
-어디서?
-비여홀에서요.
-비여홀?
-거기 호스테스로 나가는 모양이죠?
-무슨 소릴 하고 있는거야 지금!
-왜 화를 내세요? 제가 뭐 없는 말 했는줄 아세요?
-경리과 미스..한테 물어보세요. 우리 어제 회식끝나고 한잔 하러 갔다가 거기서 만난거에요.
-그럴리가 없어...
-어머머? 정말 안믿으시네?
-호스테스 라니? 말..말도 안돼!
-(따르릉 따르릉)
-아 여보세요? 아 주인 아주머니세요? 아 네 그렇습니다. 영아 있나요? 네? 아 네 좀 바꿔주십쇼. 하....아 여보세요! 영아니?
-아저씨!
-아 얘긴 만나서 하자. 지금 곧 무지개로 나와! 끝는다.
-(탁)
-무지개? 알아..사모님한테 전화 해 드려야지.
-어디 가셨드랬어요, 아저씨.
-그 보다 너 어제 어디 갔었니?
-미스 장 저 만났다 그러죠? 하핫 어제 맥주집에서 만났어요.
-거긴 뭣하러 갔었어?
-선배 언니 따라 놀러 갔었어요.
-그뿐이야?
-네?
-그뿐이냐고!
-왜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하세요? 미스장이 저보고 그 집 호스테스라고 그래요?
-하....난 안믿었어.
-그럼 됐는데 뭘 그래요? 나 요 며칠동안 아저씨 땜에 속상했단 말이에요.
-아저씨 혼자 생각 좀 하느라고 여행 다녀왔다.
-그래서 생각 많이 하셨어요? 영아 생각두요? ... 다신 아저씨 안만날라고 했는데 막상 전화를 받고 아저씨 음성을 듣는 순간...
-그만해! 하..큰일 날뻔 했구나...아저씨 없는 동안 널 잡아줄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아니에요, 이젠 그렇지도 않아요. 언제나 아저씨는 제 마음속에 있으니까요? 전 요즘 아저씨와 더불어 살고 아저씨와 더불어 내 조그만 꿈을 설계해 보곤 해요. 하핫 언젠간 아저씨 앞에 내 아담한 꿈을 펼쳐 보일거에요.
-그래. 꼭 기다릴께.
-아저씨 요 며칠 안본 세에 많이 늙었다.
-얘기 끝날려면 아직 멀었어요?
-음?
-어? 사모님...
-얘기 다 안끝났냐구요?
-아니, 여보 나갑시다.
-아저씨 먼저 나가세요. 저 사모님 한테 말씀 드릴게 있어요.
-그래요 당신 먼저 나가 계세요.
-아저씨 얘기 곧 끝낼거에요. 나가 계세요.
-그래 내가 나가 있지.
-무슨 얘기지?
-사모님. 좋은 아저씨예요.
-그래서?
-아저씨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함 없을거에요. 그렇다고 저 때문에 괴로워 하지 마세요. 다음에 제가 사모님을 뵐때는 오늘처럼 울지는 않을거에요. 흐흑... 안녕히 계세요!
-아니...!
-영아!
-아저씨..안녕!
-영아! 영아!
-웬일이야 학생, 왜 갑자기 하숙을 옮기겠다는 거야?
-친구집으로 가기로 했어요.
-아 친구 집이 어딘데?
-가서 연락 드릴께요. 그동안 아줌마 신세 많이 졌어요.
-영아 있니?
-아유 어서 와요.
-왔니 정희?
-너 지금 뭐하고 있는거니?
-후훗 나 이사가.
-이사? 어디로?
-나중에 얘기할께.
-무슨 일이야?
-이사 간다니깐?
-아주머니, 얘 갑자기 왜 이래요?
-글쎄? 나도 영문을 모르겠어.
-정희야 나 이 가방 하나만 들어다 줄래?
-왜 그러는거니?
-나 당분간 아무도 안만날거야. 너두.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에요?
-당신생각.
-훗 거짓말 말아요.
-훗 거짓말이래도 할수 없지.
-그동안 어디가 계셨어요?
-얘기 했잖아, 더이상 뭘 어떻게 얘기 하라는 거요?
-나 당신 집에 가 있었소.
-잘하셨군요.
-이젠 당신얼굴 보기가 무섭군 그래.
-그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그래요.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그만 둡시다. 나 이제 피곤해.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영아 아저씨세요?
-네 그런데요?
-영아 친구 정희예요.
-아 네 알아요. 헌데 무슨 일로?
-영아하고 무슨 일 있으셨어요?
-무슨 일이요?
-영아가 하숙을 나갔어요.
-뭐, 뭐라구요? 하 하숙을 나가요? 언제요?
-방금 떠났어요.
-어디로요?
-모르니까 선생님한테 여쭤보는거 아니에요?
-아이 이봐요, 학생. 어떻게 된 얘긴지 자세히 좀 들려줘요.
-전 지금 영아가 어디론가 떠났다는 사실밖에 몰라요. 정말 모르고 계셨군요? 안녕히 계세요.
-아 이봐요, 학생! 학생! 학생!
-손정아 였어요. 그리고 조명남 이정은 권희덕 김민 장춘순 이효숙 음악 이훈 효과 심제훈 장준구 기술 정천모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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