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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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나혼자 생각할거야
제19화 - 오늘은 나하고 둘이 송별회 하자
제19화
오늘은 나하고 둘이 송별회 하자
1979.02.19 방송
인생극장 나혼자 생각할거야는 1979년 2월 1일부터 1979년 2월 28일까지 제28화에 걸쳐 방송되었다.
-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유보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 아홉번째.

-영아! 영아!

-음? 어머, 인철 오빠.

-수업 다 끝났니?

-응. 오랜만이야. 인철오빠.

-어디로 갈거니?

-집에.

-그럼 나하고 얘기 좀 해.

-긴 얘기야?

-길수도 있고 한마디로 할수도 있어. 하지만 한마디로 하기엔 너무 아쉬워.

-어떡하지? 나 어디좀 들려야 할텐데.

-꼭 가야할데니?

-무슨 얘긴데?

-음 나 군대 나가.

-정말 나갈꺼야?

-음.

-언제?

-내일모레.

-내일모레? 아 가만히 있어봐, 나 전화좀 하고 올께.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아저씨? 아이, 오늘은 어떻게 직접 받으시네요?

-아, 웬일이야? 아직 시간도 안됐는데?

-오늘 먼저 들어가셔야 되겠어요.

-왜?

-저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거들랑요?

-어떤 친구들?

-아이 참, 그냥 아는 친구들이라니까요?

-지금 거짓말 하고 있는거지?

-아이 아니란 말이에요.

-오늘 아저씨 다른 일 없어요?

-영아 기다리는 일밖에 없어.

-아이 하루정도 안만나는데 뭘 그래요?

-어디야, 거기?

-시내란 말이에요.

-시내 어디?

-그럼 말이에요, 제가 다시 전화 할께요!

-꼭 하는거지? 하는거야?

-여섯시 지나면 그대로 퇴근 하세요.

-어쨌든 영아 전화 받기전엔 퇴근 안할테니까 그렇게 알아.

-오늘 아저씨 정말 이상하다? 알겠어요.

-(탁)

-인철오빠! 가.

-지금 어디로 가는거야?

-오늘은 너하고 둘이만 있고 싶어. 친구들이 송별회 해준다는거 내일로 다 미루었어. 오늘은 나하고 둘이 송별회 하자. 오늘은 너하고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

-오늘은 오늘은 하고 자꾸 오늘을 강조 하지마. 꼭 유언하는 사람같다. 어디로 갈까?

-나 생맥주 딱 한잔만 사주면 돼.

-가 그럼.

-나 참 못났지?

-응 못났어.

-다들 그러더라. 나처럼 못난 놈도 세상에 없을거라고. 혜영이 계집애도 내가 군대를 나가게 된다니까 재수 삼수생 밥그릇 하나 덜게 됐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짓더라.

-인철이 오빠 뭐라고 난 할말이 없어.

-너한테 무슨 얘길 듣고 싶어서 술한잔 사달라는거 아니야. 그냥 그렇게 내 앞에만 앉아있어 주면 돼.

-아, 그만 마셔. 한잔만 마신다더니 벌써 몇 잔 째야?

-아..염려없어. 나 이상하게 하나도 안취해. 염려마. 나 추태 부리지 않을거야. 나 그동안 니 소식 다 듣고 있었어.

-무슨 소식?

-너 요즘 병태들의 대합실에도 발길 끊고 열심히 공부한다는거 말이야. 그래 내년엔 꼭 대학에 들어가. 나도 그렇지만 혜영이 그 기집애도 갈 애야. 안돼. 걘 벌써부터 돈밖에 몰라. 수학문제를 풀다가도 돈 쓸 계산만 하고 있는 애라니까.

-아니야, 그건 인철오빠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야. 혜영이라고 고민이 없겠어? 아마 남들의 수십배는 더 고민을 하고 있을거야.

-혜영이 얘기 그만해. 시간이 아까워. 우리 둘 얘기만 하자. 아니 왜?

-뭐?

-나하고 있는게 불안하니? 몹시 불안한거 같은데?

-어, 아니야.

-단 한시간이라도 좋으니까 이 시간만은 나만 생각해줘. 다른 사람 생각말고.

-아, 아니야.

-알고있어. 나. 너 지금 니 아저씨 생각하고 있잖아?

-나야 이 시간 지나면 그만이야.

-아저씨야 앞으로 얼마든지 만날텐데 뭘 그래?

-인철오빠!

-니 아저씬 참 행복한 남자야. 이 세상에 그렇게 행복한 남자가 어딨니? 아저씨 만나거든 그래. 내가 그러더라구.

-(따르릉)

-아, 여보세요?

-어머 여태까지 계셨군요?

-하...몇시니 지금?

-하..죄송해요. 아저씨 전 가셨을줄 알았어요. 저 지금 아저씨 회사 앞에 있어요.

-알았어.

-영아 술 마셨구나?

-네

-네?

-조금밖에 안마셨단 말이에요.

-조금은 술이 아닌가?

-다신 안마신단 말이에요.

-그게 몇번째 약속인줄 아니?

-두번째요. 아이 그렇죠? 아저씨?

-누구하고 마셨니?

-친구 오빠하고요.

-뭐 하는 남잔데?

-아저씨도 알만한 사람?

-왜 언젠가 다방에서 한번 만났었죠?

-알아. 영아를 좋아한다는 그 청년 말이지?

-내일모레 군대 나간데요.

-그래?

-이제 됐죠?

-뭐가?

-아저씨 궁금한거 다 풀어드렸으니까. 아우 내가 꼭 그래야만 돼요? 그날 일을 일일이 다 보고 해야만 돼니...

-그래도 난 흡족하지 않아.

-아우 참 욕심쟁이다. 친구 오빠가 아저씨 보고 뭐래는지 알아요? 흐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바로 아저씨래요.

-하하 그럴수도 있겠지.

-그럴수도 있겠지라뇨?

-그럼 아니에요?

-영아야.

-네?

-나 며칠동안 안봐도 보고싶지 않을까?

-왜, 어디 가세요?

-음.

-어딘데요? 나도 따라가면 안돼요?

-따라올데가 못돼. 와이프가 지금 서울에 없어.

-네?

-시골집에 내려갔어.

-(나 땜에 싸웠구나...결국 난 뭐지?)

-가서 데려와야 겠어.

-아저씨.

-음?

-제가 가면 어때요?

-영아가?

-결국 나땜에 그렇게 된거 아니에요? 제가 가서 모시고 오겠어요.
나 사모님 한테 나쁜애 되고싶지 않아요. 내가 아저씨의 뭐예요? 뭔데 가정파탄까지 일어나는 거예요?

-영아.

-내가 너무 철없이 날뛴 모양이죠?

-그게 아니라니까.

-나도 아저씨 안만날래요. 정말이에요. 내가 아저씨를 좋아한게 잘못이였어요. 다신 안좋아 할꺼에요!

-(탁탁탁탁)

-아, 영아! 영아!

-정희야! 정희야!

-누구니?

-나야, 영아!

-영아? 잠깐 기다려!

-(삐걱)

-웬일이니 니가?

-미안해 밤늦게. 나 오늘 너희집에서 잘꺼야.

-무슨 일인진 몰라도 어서 들어와.

-전화 니방에 있니?

-응. 왜?

-한마디 해줄꺼야.

-누구한테?

-아저씨 한테. 어느 방이니?

-손정아였어요. 그리고 조명남 이정은 설영범 음악 이훈 효과 심제훈 장준구 기술 정천모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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