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유보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 여덟번째.
-내가 왜 영아학생을 찾아왔는지 말 안해도 알겠지?
-모르겠는데요?
-하..몰라?
-네 몰라요.
-저 아주머니...
-학생은 가만히 있어요. 난 지금 영아하고 얘기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보다 자리를 좀 비켜줬으면 하는데 괜찮겠어요?
-아녜요, 정희야 그대로 앉아있어. 사모님 말씀 계속하세요.
-친구가 있는데 괜찮겠어?
-괜찮아요. 어차피 얘 할테는 죄다 얘기할거니까는...
-그래요? 그럼 말하지. 물론 처음엔 나도 우리 그이만큼 영아를 좋아했어요.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것 하고 우리 그이가 영아를 좋아하는것 하고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걸 느끼게 됐어요. 그때부터 난 영아가 싫어진 거예요.
-그래서 저하고 아저씨하고 만나는걸 꺼리시게 됐구요. 그렇죠?
-알고 있었군.
-내 남자친구를 유치장에서 꺼내준 조건 아니에요?
-조건이라기 보다는 내가 부탁을 한거지.
-그렇게 자신이 없으세요?
-자신이 없냐니?
-아저씨한테 말이에요. 저한테까지 찾아오신걸 보면 자신이 그만큼 없다는 말씀 아니에요?
-하....그래요...영아말마따나 난 여러가지로 그이한테 자신이 없는 여자에요. 우선 난 여자로서 할 도리를 못하고 있어요. 난 애기를 낳지 못해요. 그것이 내게는 큰 약점이에요.
-그것이 저와 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아저씨 애기를 낳아드릴까봐 걱정이 돼서 하시는 말씀이세요?
-아우, 얘! 영아야! 너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느거니?
-사모님 말씀이 그런뜻 아니야?
-아이, 얘! 소름끼치는 소리 두번 다시 마.
-사모님 계속 하세요.
-정말 당돌한 아가씨군?
-당돌한게 뭔지는 몰라도 난 지금 내 생각 그대로 말씀드린것 뿐이에요. 이제 말씀 다 하신거예요?
-영아 부탁이야. 그이 마음을 더이상 흔들어 놓지 마.
-그보다 아저씨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꽉 좀 잡아주세요. 내 부탁이에요. 가자 정희야.
-후후 영아가 취미가 나날히 고상해 지는거 같은데?
-후훗 왜요? 제가 고궁에서 만나자고 해서요?
-어때? 앞으론 말이야 우리 답답한 다방에서 만나는거 보다 이런데서 만나는게?
-곧 싫증을 느낄거 같아 싫어요.
-그럼 왜 오늘은 여기서 만나쟀어?
-멀리 교외로 나갈 시간은 없구 한적한 산책길은 걷고 싶구 여기밖에 더 있어요?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지?
-나 오늘 굉장히 재미난 일 당했거든요?
-재미난 일?
-한번 맞춰보세요.
-뭘까 그게?
-후훗 저기 앉아서 생각해 보세요.
-어어 그럴까?
-후훗
-하하하 궁금한데? 영아한테 재미난 일이라?
-하하핫 그것도 무지무지하게 굉장히 재미난 일. 아저씨하고도 관련 있는 일인걸요?
-나하고도? 햐하하 이거 점점 어려워지는데? 하하하
-하하핫 삼각 관계에요.
-삼각관계?
-한 남자에 두 여자? 하핫 그러고 보면 여자들은 참 할일도 없나보지? 한 남자땜에...그것도 다 시들어가는 매력없는 한 남자땜에 어쩌구 저쩌구 한숨을 쉬고 통 사정을 하고 아우 매시꺼워!
-아니, 무슨 얘기야?
-나 오늘 사모님 만났어요.
-와이프를?
-네
-어디서?
-찾아오셨던데요? 사모님하고 헤어진지 얼마 안돼요.
-그래? 와이프가 왜 영아를 찾아갔지?
-아저씨 참 웃긴다?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요?
-뭐라고 해?
-어어? 점점?
-무슨 얘길했어?
-사모님은 아저씨한테 자신없는 여자래요. 그래서 불안 하시데요.아저씨가 나땜에 고장이라도 나면 어떡하나 항상 고민이래요. 그러면서 절 보고 아저씨 맘을 흐트러 놓지 말래요. 아저씨 내가 아저씨 맘 흐트러놨어? (왜 대답을 못해? 정말 내가 그랬어? 내가 어떻게 아저씨 맘을 흐트러놨길래 사모님이 날 찾아왔지?)
-영아야!
-아이, 싫어...답답해 저리 비켜요. 남들이 보면 웃어요. 아이참 떨어져 앉아요.
-가만히 있어.
-(어? 아저씨 떨고 있다? 아저씨 가슴에서 막 무너지는 소리가 나. 왜그래 아저씨?)
-영아 아저씨가 무슨 소릴해도 영아는 잠자코 듣기만 해야한다.
-응
-아저씬 말이다. 지금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영아를 사랑했나봐. 그래서 아저씬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영아를 지켜주고 싶은거야.
-(아저씨. 나도 아저씨를 사랑해! 내가 왜 그렇게 됐는지 몰라. 아저씨 어디가 좋다고 밤마다 아저씨를 생각하게 됐지?)
-영아 내말 알아듣겠니? 그러니까 영아는 내말만 들으면 돼. 와이프가 다시 영아를 찾아갈리는 없겠지만 혹시 찾아가 무슨 소리를 하더래도 절대 당황하지 말고 아저씨 말만 생각하면 돼. 알았니?
-응...
-하..오늘 많이 놀랬겠다...
-아니예요..나 하나도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내가 이상할 정도로 태연했으니까요. 하이.. 나 많이 뻔뻔해 졌나봐 아저씨.
-우리 이제 그런얘기 그만하자.
-아저씨 오늘 집에 들어가서 사모님하고 싸우지 마. 약속할수 있지?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들어오셨군요.
-음 음...하하하 왜 내가 일찍 들어와서 안됀 일이라도 있소?
-오늘 영아를 못만난 모양이시죠?
-푸후훗
-왜 그렇게 쓴웃음을 웃으시는 거죠? 나 오늘 영아학생 만났어요.
-얘기 들었어.
-빠르군요.
-당신한테 좀 실망했을 뿐이야.
-많이 당돌해 졌더군요?
-요즘 애들 다 그래. 겁이 없지 뿐만아니라 심각한건 아주 싫어해. 즉흥적이라고 할까? 문젠 바로 그런데 있어. 섣불리 건드리면은 걷잡을수 없이 날뛸 가능성이 많은 애들. 달래고 사랑해 줄수밖에 없어. 망아지를 길들이듯이 말이야.
-다 그런거는 아니잖아요?
-물론 그래. 그러나 옛날 우리세대와는 다르다는것만 알고 있으면 돼.
-그래서요?
-그래서라니?
-영아를 어떻게 하시겠다는 거에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
-뭐라구요?
-당신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말이야.
-참 뻔뻔하시군요?
-여보.
-언제까지 당신의 장단에 춤을 춰야 돼겠어요?
-아니 꼭 그렇게 표현을 해야만 돼겠소?
-당신이 그렇게 만들고 있잖아요? 더 이상 난 두 사람의 연극을 보고만 있을순 없어요.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거요?
-당신 하자는데로 하겠어요. 나 싸우고 싶지도 않아요. 당신 좋을데로 하세요.
-정말 답답하군.
-답답해요? 하..비열해요! 당신의 인격이 의심스러워요!
-이봐요!
-당신이 결단을 못내리시겠다면 제가 말하겠어요!
-무슨 결단을?
-나 내일부터 시골집에 내려가 있겠어요.
-뭐, 뭐 뭐라구?
-당신에게 생각할 기회를 드리는것 뿐이에요.
-이봐!
-봐야 당신입에서 맨날 똑같은 말뿐이에요. 더 들을것도 없어요!
-(쾅)
-손정아였어요. 그리고 조명남 이정은 권희덕 음악 이훈 효과 심제훈 장준구 기술 정천모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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