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유보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 여섯번째.
-왜 담배만 계속 태우세요?
-음, 음?
-담배 태우실려고 고속버스 타셨어요?
-하..하하하하
-왜 괴로우세요?
-아이 괴롭기는...
-괴로운척 하지 마세요. 다 알고 있어요.
-뭘 알고있지?
-지금 사모님 생각하고 계시는거죠? 그렇죠? 예정에도 없는 쓰디 쓴 여행길 생각하랴 사모님 얼굴 눈앞에 떠오르랴. 머리 속이 어수선 하신 거죠?
-다 틀렸어.
-틀려요?
-난 지금 영아만 생각하고있어. 영아가 어젯밤 어딜가서 뭘했나 하고 말이야.
-고고 갔었다니까요? 아저씨하고 처음 만난데 있죠? 거기요. 거기서 아저씨 보다는 조금 젊은 아저씨를 만나서 밤새 신났다구요.
-혼자서?
-아뇨? 내 친구하구요.
-남자친구?
-아뇨, 여자 친구요.
-그걸 어떻게 믿지?
-그럼 믿지 않으시면 될거 아니에요?
-하하하 내가 말을 잘못했군. 그래 젊은 아저씨하고 재밌었어?
-아저씨 보다는 좀 불편했지만 그런데로 편안하게 즐겼어요.
-영아는 주로 나이 많은 사람들을 좋아하나?
-편안하니까요. 젊은 애들은 좀 피곤하거든요. 우리 선배 언니가 그러데요. 자기는 어른들만 사귄다고 아빠 같고 선생같고 또 오빠같고 그런가 하면 때론 친구 같은 어른들만 사겼다고 그 말이 사실 맞아요. 어제 만난 그 아저씨 중에 한 사람은 좀 응큼한 데가 있어서 싫었지만 그런데로 즐길만 했었죠.
-뭐하는 사람들인데?
-사업한데요?
-또 만나기로 했나?
-봐서요.
-봐서라니?
-그건 내맘 아니에요? 만나고 싶으면 만나는거고 그쪽에서 아쉬우면 날 찾는거고 뭐 그런거 아니에요?
-정말 편리하군.
-저 그러줄 이제 아셨어요?
-난 말이야. 영아가 때때로 딴 사람처럼 보일때가 있거든?
-어떤때요?
-지금같은 때 말이야. 아주 먼 나라에서 온 사람을 대하는 기분이이야.
-왜요?
-엉뚱한 소리를 정신없이 해데고 있으니까 말이야. 왜 그러지?
-아저씨 땜에요.
-나땜에? 내가 어째서?
-모를 사람이니까요.
-아, 아직도 나를 몰라?
-만날수록 점점 더 몰라요.
-하..왜 그럴까?
-내가 아저씨를 사랑하고 있나보죠?
-뭐, 뭐.. 뭐라고?
-무서운 남자에요. 아저씨는...
-아니 내가 무서워? 왜?
-아저씬 많은 걸 감추고 있으니까요.
-아, 난 탁 터놓고 있는데?
-그러니까 더 무섭죠? 탁 터논것 같으면서도 실상은 감출거 다 감추는 남자. 그게 바로 아저씨란 말이에요. 내말 틀렸어요?
-음...언제는 영아 말이 틀렸나? 하하하 가끔 엉뚱한 소리를 해서 탈이지.
-그래요, 말씀 잘 하셨어요. 난 엉뚱한 애에요. 내가 얼마나 엉뚱한 애인지 오늘 보셨죠? 그렇지만 아직 멀었어요. 더 두고 보세요.
-하하하하 그래. 어디 보자.
-치 지금은 여유있게 웃으시겠지만요, 곧 그 웃음을 후회하시게 될걸요?
-(지금 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이런 얘기를 하는걸까? 지금까지 얘를 어린애로만 생각해온 내가 잘못이지 그렇다면 난 얘를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지?)
-왜 대답이 없으시죠? 내말에 겁이 나신 모양이죠? 제가 그렇게 무서워 졌어요?
-음
-하하하 아저씬 정말 바보야! 하하하 하하하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아 당신이야? 나야.
-그래서요?
-그래서라니? 아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아?
-어디에요 거기?
-아 나 지금 지방에 내려와있어. 회사에서 갑자기 일이 생겨가지고 당신한테 연락도 못하고 내려왔어.
-그래서 오늘 집에 못 들어오시겠다는 거에요?
-안그래도 오늘 못 올라갈거 같구만...그래서 연락을 하는거요.
-거기가 어딘데요?
-아 여기 청주야.
-청주요? 두시간 반이면 올수 있는 곳이군요. 지금 9시에요.
-아, 여보 당신 또 이상한 생각을 하고 그런 모양인데 내일 올라가서 얘기 합시다.
-얘기 안해도 돼요. 당신 편할대로 하세요.
-아니, 여보!
-끊어요, 전화.
-흐흠 하하하 아저씨 거짓말 참 잘하신다. 하하하
-다 영아한테 배운거 아니겠어?
-내가 뭘? (나한테 거짓말을 배우다니 무슨뜻으로 그런 말을 하지? 내가 자기를 속이고 있다는거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럴리 없어 이 사람은 날 믿어.이 남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난 어디까지나 대학생이야. 그래, 대학생. 대학생인거야. 앞으로 반년. 반년동안만 난 이 남자를 속일거야. 그리고 내년 이맘땐 이 남자한테 떳떳이 내 모습을 보여줄거야. 물론 내가 너무 지나첬나봐.하지만 다 자기땜에 그랬는데 뭘?)
-자, 가지 그만. 대전까지 왔는데 영아 집에 들어가봐야 하지 않아?
-후훗 여긴 대전 아니에요, 청주에요. 아저씨가 사모님한테도 청주라고 하셨잖아요?
-아 그건 서로가 편하고 싶어서 꺼낸 얘기야.
-서로라뇨?
-영아도 그리고 와이프도.
-올라가세요.
-차가 다 떨어졌잖아.
-택시 있어요.
-내 걱정 말고 영아나 어서 집에 들어가.
-집에선 서울간다고 나온걸요?
-거짓말 마.
-그럼 내가 3시간동안 어딜 갔다 왔어요?
-날 골려주고 싶어서 혼자 기다리게 했던거 아냐?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죠?
-영아 표정에 그렇게 써 있잖아. 사실은 아까 혼자 기다리다 그냥 갈까도 했었어.
-가시지 왜 안가셨어요?
-그대로 갔다가는 다신 영아를 못볼거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래, 맞어 그냥 갔다면 난 다신 안 만났을거야. 하지만 이 바보같은 아저씨는 날 기다려줬어.난 이제 이 아저씨의 마음을 조금은 알거 같애.내가 좋아하는 만큼 아저씨도 날 좋아하고 있어. 그건 틀림없어. )
-자, 일어나.
-어디로 가실거에요?
-영아는 집으로 가고 난 뭐 이 근처 아무데서나 자지 뭐.
-아저씨 혼자 어떻게 재워요?
-그럼 영아가 날 재워줄래?
-아저씨 우리 집에 가요.
-안돼. 그건. 나중에 가. 나중에 영아가 아저씨 말을 잘 들을때 그땐 내가 영아를 앞장 세워가지고 찾아 갈거야.
-아저씨 혼자는 오늘 못재워요. 아저씨 누가 잡아가면 어떡해요?
-자식이...날 누가 잡아가?
-안돼요. 누가 뭐래도 난 오늘밤 아저씨 옆에서 꼭 지키고 있을거야. 아저씨 나 그래도 돼죠? 그래도 괜찮은거죠?
-영아야.
-네?
-집이 어딘지 네 집 앞까지만 바래다 줄께. 그리고 우린 내일 아침에 만나 같이 올라가면 돼잖아. 자, 나가자. 여기 너무 오래 있었어.
-아무튼 나가요.
-어? 아니, 비가 오시네?
-그냥 걸어요.
-우산도 없이?
-비라도 맞아야 마음이 개운해질거 같아요.
-하..우리아가 오늘밤은 너무 감상적이다. 왜 그럴까?
-오늘밤 말씀 드릴께요. 나 정말 아저씨하고 같이 있고 싶어요.
-영아야.
-아무소리도 안들려요. 가요. 어디든지...나 아저씨만 따라갈꺼에요.
-손정아였어요. 그리고 조명남 권희덕 음악 이훈 효과 심제훈 장준구 기술 정천모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혼자 생각할꺼야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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