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유보상 극본 이규상 연출 열네번 째.
-야 태원아 너 자리 좀 비켜줘.
-어? 어 그래.
-그대로 앉아 있어.
-어서 비켜!
-얘 앉아 있으면 안돼?
-너 내말 안들려?
-어 알았어. 그럼 나 먼저 가. 영아야 인철이 형 많이 취했어. 많이 마시지 못하게 해.
-아니, 뭐가어째 이 자식!
-그럼 부탁해!
-후....
-대낮부터 무슨 술이야?
-왜 좀 마시면 안돼니?
-그건 만용이야.
-하...너 그 동안 많이 발전 했구나? 그 노인네가 가르쳐 주데?
-웃기는 소리 마. 인철이 오빠 왜 갑자기 군대 생각을 했어?
-갑자기가 아냐!
-소리지르지 마, 나 여기 서툰 주정 받들러 나온거 아냐.
-꺼져 꺼져 그럼!
-갈꺼야. 하지만 만나잔 이유는 알아야 할거 아냐?
-난 갔어.
-가다니?
-구제불능이야!
-참 못났다.
-그래 나 못났는 줄 이제 알았니? 3년을 나는 채바퀴 돌듯 했어. 너 내 방에 와봤지? 항상 변함 없는 품격. 너 알고 있지? 봤지? 좁아 터진 방. 그방 한쪽 벽면을 온통 장식한 계획표 일람표 그리고 영어단어 투성이 그 옆으로 쌓여 있는 많은 책들. 하 3년 동안 사용하고 사용했던 문제집들. 영어 수학 국어 상업 그리고 국사책들이 마치 시체들 처럼 널부러져 있었지? 난...난 그속에서 뭘 했어? 나뿐만이 아니야 . 동생 계집애 혜영이는 또 어떻고? 난 결국 진거야. 너한테 마져 난 진거야.
-그 얘기 할려고 나 만나잔거야?
-아냐.
-뭐야 그럼.
-다시는 너같은 계집애 생각하지 않겠다고 한마디 해 주고 싶었다. 왜!
-그뿐이야?
-그래.
-알았어.
-뭘 알아?
-다 포기 하고 군대 간다며?
-잘 갔다 와.
-야!
-왜?
-너..정말....
-노려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앉아 앉아 거기!
-왜 이래 정말. 나 솔직히 얘기해 줄까? 난 지금까지 인철이 오빠만은 달리 보아 왔어. 헌데 헌데 결국은 인철이 오빠도 마찬가지야.
-너 때문이야!
-날 좋아한다는 표현을 결국 이런식으로밖에 표현 못해? 인철이 오빠 부탁이야 우린 아직 할 일이 많아. 좀 더 어른이 됀 뒤에 다시 만나. 그때 우리의 참모습을 서로 바라보자고. 나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나 혜영이 걔네들 만난지도 오래됐어. 헌데 인철이 오빤 뭐야? 나 때문이란 핑계 대지마. 그건 너무 허약한 소리야. 내가 인철이 오빠를 좋아할 수 있게끔 노력해봐!
-너 정말 그동안 말 주변도 많이 늘었구나? 그것도 다 늙은 놈팽이한테 배운거니? 으..너 정말 여러가지 배웠구나?
-아직도 배우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 더욱 많은걸 배울꺼야.
-그 자식한테 가서 말해. 내가 죽여버린다고.
-욕하지마! 그리고 그런소리 함부로 하는거 아냐. 잘 있어!
-흐흐흐흑! 흐하하하학!
-(따르릉)
-여보세요?
-저예요 아저씨. 별일 없으시죠?
-어 별일 많아.
-네?
-(피식) 어딨어 지금?
-학교 앞이에요. 강의 끝나고 친구들하고 차 한잔 하고 그리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에요.
-그럼 만나야지. 그냥 갈순 없잖아?
-그럼 무지개에서 기다리고 있겠어요.
-그래 내 곧 나갈께. 아 근데 이상하다?
-뭐가요?
-어째 하나도 기운이 없는 목소리다?
-나 오늘 슬퍼요.
-슬퍼? 하하하 하하하
-아저씨 그렇게 웃으면 난 울고싶어 진단 말이에요.
-아, 왜 무슨 일 있었어?
-만나서 말씀 드릴께요.
-알았어, 울지말고 기다리고 있어요? 음?
-상무님은 역시 행복한 남자세요.
-뭐야?
-노인네가 말이에요. 새파란 젊은 애들과 어울려서...하.. 내님은 어디 계시지? 난 말이에요, 요즘 저녁 6시만 돼면 몸살 나요. 몸살. 오 영아, 나야. 어디야 지금 뭐 무지개? 그래 알았어. 자식 일찍 나갈께 울지말고 기다려 응? 아유...너무 그러지 마세요. 노처녀 사정도 좀 봐주셔야죠.
-하하하 하하하
-(똑똑)
-네
-어머 사모님?
-아니, 당신 어떻게....
-그냥 들렸어요. 곧 퇴근 하실거죠?
-음? 으 응...
-왜 무슨 약속 있으세요?
-어..아니야...
-잘 됐어요. 그럼 같이 들어가요.
-하.....
-어머, 여태 안 오신 모양이죠?
-네?
-아저씨 기다리시는거 아니에요?
-아저씨라뇨?
-아이 맨날 같이 만나시는 분 있잖아요, 오늘은 무슨 일이 있으신 모양이죠? 아직 안나오신걸 보니...
-나 그사람 기다린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내가 왜 그 사람을 기다려요? 그냥 다방 분위기가 좋아서 앉아있었을 뿐이에요.
-오 그래요? 앉아 계세요 그럼.
-가겠어요. 그만. 차 값 여기있어요.
-괜히 신경질이야?
-아가씨 지금 뭐라 그랬어?
-어머?
-뭐래긴 내가 뭐랬어요?
-나 아가씨 한테 신경질 부린거 아니야!
-어머머?
-아가씨 말 조심해!
-허 참...
-하..내가 뭐때메 짜증을 냈지? 아저씨가 안나왔다구? 왜 안나왔지? 이젠 내가 싫어진 건가? 하기야 싫증을 느낄만도 할거야. 맨날 난 그 아저씨한테 투정만 부렸잖아. 그래 맞어 내 투정을 받아주기엔 이젠 지쳤을거야. 그래서 안나왔는지도 몰라. 하..빙신같은 계집애. 그런사람이 뭐가 좋다고 여태까지 기다리고 있었지? 좋아! 나 다신 안만날거야!
-아 네 여보세요, 손님중에 그런 아가씨 없어요? 예? 예 예 그래요. 예 벌써 나갔다구요? 예
-(툭)
-(따르릉)
-아, 여보세요? 아 주인 아주머니 십니까? 밤 늦게 죄송합니다. 저 영아 아저씬데요, 아 네네 그렇습니다. 저 죄송하지만 영아 좀 대주시겠습니까? 예? 아직 안들어 왔다구요? 연락도 없구요? 네 실례했습니다.
-(툭)
-어딜 갔을까...
-얘 정희야.
-어?
-너 이런데 처음 와봤니?
-어..말로만 들었지 처음이야.
-날 왜 이런델 데려왔지?
-신경쓸거 없어 너하고 화해하고 싶어서 왔을 뿐이야.
-화해는 꼭 이런데서만 해야하니?
-그동안에 내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야. 구질구질하게 지난 얘길 어떻게 말로 하니? 여기가 우리 아저씨 처음 만난데야. 그것만 알면돼.
-너 무슨 일 있었구나?
-글쎄 나도 모르겠어. 오늘은 아무소리 말고 술이나 마시고 춤이나 춰. 얘, 어떻니 저 남자 괜찮지? 나 춤한 번 추고 올께.
-정말 모를애야.
-손정아였어요. 그리고 조명남 이정은 설영범 권희덕 신성호 장춘순 전기병 음악 이훈 효과 심제훈 장준구 기술 강곡륜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꺼야.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였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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