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나 혼자 생각할거야 삼성제약 고려식품 공동제공입니다. 유보상 극본 이규상 연출 두번 째.
-아...하우 졸려. 아 얜, 아 먹으면 졸리니?
-아니야. 이렇게 해 잠이 쏟아져서 그래.
-어 어어? 아, 또자! 아 야 그만 좀 자! 됐어 12시야 ,12 시!
-어? 뭐 12시? 어머나 어떻게 하지?
-뭘 어떻게 해?
-얘, 나 그사람 12시에 만나기로 했단 말이야.
-아니, 그 사람이라니?
-박민호씨!
-박민호가 누군데?
-에이 얜 35살 아저씨 있잖니? 오늘 점심 사준뎄단 말이야.
-어젯밤엔 맥주 얻어마시고 오늘은 점심 얻어먹고 너 아주 바쁘게 됐구나.
-아이 참, 어떻게 하지?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 시청 앞에 무슨 호텔이니? 거기 커피숖에서 만나기로 했단 말이야. 얘, 지금 택시로 나가도 30분은 걸리겠지? 아 이렇게 좀 해라! 나 세수좀...(탁)
-하하 세수하고 화장하고 옷갈아 입고 택시 잡고 야! 2시간도 더 걸리겠다!
-가서 없으면 회사로 찾아가지 뭐!
-회사가 어딘데?
-관광회사.
-관광회사?
-어. 상무님이시래.
-허? 상무? 허허 야 너 봉잡았구나!
-봉이지 닭인지는 몰라도 심심지 않게 된것만은 사실이야. 얘 돈 안들이고 관광이 어디니?
-야, 너 줄줄이 사탕알지? 너 알아서 해. 응? 혼자만 재미보지 말고!
-아유 염려 놓고 어서 일어나기나 해! 아이 나 나가야한단 말이야 얘는!
-아저씨 늦었죠?
-아니, 뭐 이제 40분인걸 뭐.
-아이 미안해요. 오늘 특강이 좀 길어서 늦었지 뭐에요. 노인네 교수가 말이에요. 재미도 없는 강의를 질질 늘어놓는데 중간에 나올 수도 없고 초조해서 혼났단 말이에요.
-어, 국문과라고 했던가?
-네
-아 뭘 전공한다고 했더라?
-현대문학이요!
-그래 그래 맞어 현대문학. 장차 여류 작가가 되시겠다고 했었지? 하하하하 기대해야 겠는데? 우리 김영아 작가께서 어떤 작품을 써내실까? 지금부터 궁금해지는데?
-호호 잘하면 아저씨가 모델이 될지도 몰라요.
-아이고 이거 조심해야 되겠는걸? 하하하
-아저씬 참 이상해요? 못생겼는데도 어딘가 볼수록 매력있거든요?
-하하하하 우리 와이프하고 똑같은 소리를 하는데?
-어머 그래요? 하지만 못생겼다는 말씀은 않하셨을걸요?
-스...그랬을까? 그럼 그건 있다가 우리 와이프한테 영아가 직접 물어보라고.
-어머, 직접 묻다뇨? 사모님이 여기 나오시기로 했어요?
-어 어. 아 저기 들어오잖아. 아 여보 여기야!
-어! 미안해요. 늦어서.
-하, 뭘 나야 항상 기다리는 사람 아니야. 자 앉아요.
-네
-아 이 아가씨 내가 오늘 아침에 얘기하던 바로 그 학생이라고.
-아, 그래요? 반가워요. 오늘 아침 이 양반한테 학생얘기 들었어요.어젯밤 재밌게 노셨다구요?
-저..김영아에요.
-아 이름처럼 얼굴도 예쁘네요? 집은 서울이에요?
-대전이에요.
-대전? 아 거기 나 이 양반따라 유성온천에 가느라고 몇 번 가본 일이 있어요. 그럼 서울엔 친척집에 있나요?
-아, 아뇨. 하숙하고 있어요.
-아 외롭겠네. 아빤?
-대전에서 조그맣게 사업을 하고 계세요.
-하 그래요, 형제는 많아요?
-저 하나에요.
-어머, 외동따님?
-아유 아빠 엄마가 외동딸을 객지에 내놓고 불안해 하시겠네. 고등학교도 서울서 나왔어요?
-아니 아니, 여보 여보 당신 지금 시험관이요?
-하하하하 죄송해요. 학생이 너무 이쁘다 보니까 그냥 저도 모르게 죄다 알고 싶었지 뭐에요. 아, 저 나가요. 당신 나 맛있는거 사주신다고 하셨죠? 저 영아 학생 우리 이 양반한테 맛있는거 뺏어먹자구! 네? 하하하
-아니, 갑자기 왜 말이 없지? 점심이 신통치 않았나 보지?
-점심을 어디로 먹었나 생각 좀 해보는 중이에요.
-입으로 안먹었나?
-글쎄 모르겠어요. 먹은것도 같고 안먹은것도 같고. 내가 좀 멍청하죠?
-왜, 와이프 땜에 기분이 언짢았나?
-아니요? 참 좋으신분 같아요. 매사에 친절하시고 상냥하시고. 근데 왜 도중에 내리셨어요?
-음 음 뭐 친구네 집에 좀 들리겠다고...
-아저씬 몇 남매나 두셨어요?
-뭐, 몇 남매? 훗 아직 없어.
-네?
-없어 하나도.
-왜요?
-몰라 나도.
-어머머, 그런 법이 어딨어요?
-아 여기 있잖아.
-아저씨 참 심심하겠다.
-영아가 내 옆에 있을땐 하나도 안 심심해.
-어머, 그게 무슨 소리에요?
-하루에 한번 씩 꼭 만나주는 거다?
-제가요?
-아 그래야 내가 심심하지 않을거 아니야.
-난 심심풀이가 되고 싶지 않아요.
-나 맨날 만나면요, 아저씨 피곤할걸요? 나 여기서 좀 세워주세요.
-아니, 집까지 바래다 줄께.
-아니에요. 이 근처에서 친구들 만나기로 했어요.
-남자친구?
-여자친구두요.
-미팅?
-후훗 그거 비슷한거요.
-어때, 한자리 끼워줄래?
-아저씨를요?
-왜, 늙어서 안돼?
-좋아요. 아저씨 지갑 두둑하죠? 허약하면 아예 생각도 하시지 말구요. 여기 세워주세요.
-시끄럽죠? 음악.
-아니, 좋은데? 가만 근데 친구들이 하나도 없어?
-우린 언제나 기약없이 만나요.
-기약없이 만난다 그것도 재미난데? 아 근데 이 다방엘 자주 오는 모양이지?
-후훗 이 다방을 애들이 뭐라는지 아세요? 병태들의 대학실이래요.
-뭐, 병태들의 대학실?
-보세요, 애들 꼴. 모두 병태같지 않아요? 이게 바로 또 다른 우리들이에요. 가슴이 없는 애들. 더불어 심각한것도 안좋아 하구요.모두가 즉흥적이에요.물론 나두요.
-왜 그렇게들 됐지?
-복잡하니까요.
-복잡해서 그렇다. 하하 알것도 같은데?
-아저씬 몰라도 돼요. 가보세요 그만.
-그럴까?
-어머, 저기 우리 친구 하나 오네요.후훗 저기 오는 애가요 우리들의 병태 1호에요. 후훗
-잘 만났다 너.
-웬일이니? 앉아. 괜찮아 우리 아저씨야.
-아 앉을 시간이 없어. 너 돈 가진거 있니? 급해서 그래.
-얼마나?
-천원만 있으면 돼. 친구들 만나서 어딜 가기로 했는데 아 토큰 두개 밖에 없잖아.
-언제 값을래?
-내일 줄께.
-꼭 갚기다? 여깄어.
-내일 봐 그럼.
-왜요, 아저씨.
-음?
-왜 그렇게 못 마땅한 표정이세요?
-어..아냐 아냐. 하..영아 말마따나 여기 잠깐 앉아 있는 동안에 나도 뭔가 좀 복잡해지는거 같은데?
-후훗 정말 웃기는 아저씨야. 정말 모를 아저씨야. 이 아저씨 왜 나를 그렇게 살피고 있을까?
-출연 조명남 권희덕 유명숙 신성호 그리고 저 손정아에요. 음악 이훈 효과 신제훈 장준구 기술 강곡련 주제가 작곡 김명곤 연주와 노래 사랑과 퍙화
-극본 유보상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나혼자 생각할거야 두번 째로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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