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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승옥 편 - 외교관 되겠다고 불문과를 갔었어요
소설가 김승옥 편
외교관 되겠다고 불문과를 갔었어요
1967.07.29 방송
‘나의 데뷰’는 가수, 영화배우, 스포츠 선수에서 시인, 화가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서 데뷰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 안녕 하세요. 각계 각층의 저명 인사들을 모시고 데뷰 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이 시간, 오늘은 백 스물 한번째 마지막 시간이 되겠습니다. 우리 문단에서 유명한 인기 작가 한 분을 모셔 봤습니다.

- 김승옥 입니다.

- 안녕 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 날씨가 요즘 며칠째 아주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죠?

- 네. 지금 동남아에서 제일 덥다 그러던데 지금.

- 그래요?

- 방콕 보다도 뭐 더 덥다고 그러더군요. 요 며칠 동안은.

- 네. 김승옥 씨의 피서 비결은 어떤거에요? 댁에서.

- 가만히 드러누워서 책이나 뒤적뒤적 하면서 낮잠 자는게 피섭니다.

- 돈 안드는 피설거에요.

- 돈도 안들고 얻는것도 있고 그러지요.

- 네. 글 쓰실 때에는 더우면은 능률이 잘 안오르죠?

- 네. 역시 안오르죠.

- 어떻게 시원하게 하시면서 쓰시는 방법 없으세요?

- 천상 밤 시간 이용 할 수 밖에 없어요. 보통 요즘은 12시 부터 새벽 한 5시 까지나 밖에 글을 못 쓰고 있는데 낮에로 이제 대신 잠자고 말이죠.

- 아주 정 반대로...

- 네. 평소 때 습관도 그렇게 들어 있고, 더구나 여름이 되니까 그 습관이 아주 굳어져 있는데요.

- 그거 좀 건강에 좋지 않으시겠네요. 그렇게 계속이 되시면은.

- 그래서 인제 제 나름으로 이렇게 규칙적이니까 괜찮죠.

- 어떤 작가분들은 그냥 낮에 쓰신다고 하시던데 아마 작가분 마다 다르신 모양이에요.

- 네. 보통... 네. 그럴겁니다.

- 소설 쓰신지 그러게 오래 되지는 않으셨을거에요. 제가 알기에는.

- 네. 제가 지금 1962년 신춘문예 한국일보에 당선 됐으니까 햇수로 치면 지금 5년 째죠.

- 네. 5년이 지나서 데뷰 시절의 얘기를 듣는 경우는 아마 그렇게 많은 경우는 아닐거 같아요. 지금 백 스물 한번째 분까지 모셔 봤는데 물론 학교 전공과목 같은것도 이 방면으로 택하시고 좋아하셨고 그러셨겠죠?

- 근데 사실은 뭔가 저는 서울대학교 문화대학 불문학과 나왔는데요. 그 때 불문학과를 지원한게 고등학교는 지금 순쳔이라고 시골서 나왔었는데 그 당시 불문학과가 뭔지 대강 알았지만 그렇게 순 문학 한다는데인지는 몰랐어요. 불문학을 더구나 물론 인제 불문학 불문학 연구하는 데다 그랬었지만 누가 이끌어 주는 선배도 없었고, 제 나름은 뭐냐면 막연하게 불문과 라는 데가 그 이 불어라는게 말이죠 외교로써 영어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유력한 국제 공용어다 그런 생각으로 불문과 나와서 무슨 외교관 되겠다고 불문과를 갔었어요.

- 네.

- 다니다 보니까 어떻게 이상하게 소설 쓰게 됐는데요.

- 국어하고 제일 친하셔야만 되는 그런 직업이 아니겠어요?

- 그렇죠.

- 네. 저, 연극 같은거는 안하셨어요? 그런거 하고는 관계가 없으셨겠네요 그럼.

- 네. 연극은 저는 뭐 구경도 제대로 못해보고 자랐습니다.

- 네. 그럼 습작 같은거 학교 다니실 때 뭐 지어 보시고 그러셨어요?

- 고등학교 때 무슨 그 교집 편집을 맡은 적 있는데 그것도 무슨 그 꼭 소설 썼다 그런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러니까 소설을 처음 써 본 거에요. 당선작이 말이죠.

- 네.

- 대학교 2학년 말 마지막 학기 때 말이지요. 처음 쓴게 어떻게 이상하게 그게 당선이 됐는데.

- 근데 그 처음 그대로 써가지고 당선이 된다는게 본인으로서도 이상스럽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전에 그런 경우 정말 이상하지 않겠어요? 그 전에 자기가 그런 소양이 있다던가 그런...

- 네. 뭐 시 비슷한것은 지금 그 시를 아직 전공하는 친구들이 옛날 제가 쓴 시를 보면 아주 웃어 버리는데 말이지요. 하여튼 제 나름대로 시라고 끄적거린 적은 있었죠.

- 네.

- 그것도 무슨 꼭 시인이 되겠다는것도 아니고 그저 기분 나는대로 그저 이렇게 써 본게 된적도 있고 그런데 소설은 써 본적이 없었지요 본격 적으로.

- 네. 시 같은거 지금 보관하고 계세요 그럼? 몇 편 쓰신거.

- 몇 편은 있어요.

- 근데 읽어 보시면은.

- 제가 보긴 좋아요.

- 그렇죠? 근데 우습다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 시 전공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또 그렇게 뭔가 있겠지요.

- 네.

- 또 몇년 작가생활 지나신 후에 보면은 또 다르게 느껴지실 거에요 아마 그 때의 작품들이.
오늘 노래 두 곡 골라 주시면은 저희가 준비 하겠는데요. 좋아하시는 곡들.

- 저기 빌라가 부른 `탱고 이탈리아노` 라고 말이죠.

- 네.

- 탱고 음악으로써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인데 그거 한번 들어 봤으면 좋겠네요.

- 네. 준비 하겠습니다.



- 네. 처음에 응모 작품을 쓰실 때요.

- 네.

- 그러면은 그 전 부터 작훔을 하나 소설을 써 봐야겠다던가 그런 생각을 하셔서 쓰셨는지 그렇지 않으면 응모 그 현상 응모를 보시고 당선 돼야겠다 그러고 쓰신 건지요?

- 뭐 소설을 꼭 쓰겠다고는 좀 비슷하게 생각 있었죠. 왜냐면 대학 들어와서 1학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되고 하니까 공부 하는게 말이죠 자연히 문학 쪽으로 기울어지고 말이지요. 근데 또 외국문학 이라는게 한계가 있지 않겠어요? 외국인으로서 공부하기 말이죠. 그래서 창작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 중에서는 역시 소설이 낫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신문에 광고가 나서 말이지요 응모 해볼까 하는 생각이 났었죠. 여러가지 응몬데 꼭 소설가가 돼야겠다 하는거 보다도 그 때 돈이 좀 없었어요.

- 네.

- 그래서 상금을 타면 다음학기 등록금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네.

- 근데 꼭 그런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군대 갈 걸로 말이죠 입대 할 하여튼 준비를 하면서 되면 등록을 하고 안되면 군대를 간다 그런 각오로 쓴거지요.

- 네. 그래서 어떻게 됐었죠?

- 그래서 당선 됐었죠.

- 그래서 등록금을 그걸로 내셨어요?

- 네. 등록 했습니다. 등록금 그때 좀 쌌던 모양이죠? 등록금 내고 뭐 양복 한 벌 맞췄으니까요.

- 네. 뭐 일거양득 이로군요. 그 때 첫번째 발표하신 작품이 어떤거였었죠?

- `생명 연습` 이라고 그런 제목의 단편 이었죠. 뭐 대강 이야기는 그 몇가지 에피소드로 이렇게 엮여진 이야긴데요. 전체 주제는 소위 그 극기 사람들이 자기를 극복 한다는 말이지요. 극기를 한다는게 사실은 그 극기를 했다고 하는 그래서 사회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있잖아요? 어떤 극기를 통해서 이렇게 성공 했다고 하는 사람들 말이지요. 그런 사람들 이면에 얼만큼 그 좀 더러운 면이 있는가. 극기 라는게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뭐 그런 주제 였습니다.

- 네.

- 그런데 밖에서 알려지기는 오히려 그 작품 테마를 갖다가 거꾸로 알고 있더만요. 극기 라는게 얼마나 좋은거냐 그렇게들 사람들이 그렇게 그 작품을 읽고 있더군요.

- 그럼 작가...

- 제가 책임이 있는거죠. 제 표현이 그 만큼 부족했던 거겠지요.

- 그런 소제는 평상시에 이렇게 막연히 가지고 다니시던 거에요? 그렇지 않으면은 붓을 들고...

- 근데 몇 가지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자라면서 좀 보고 느꼈던것들. 이렇게 생각 나기도 하고, 대학교 와서 또 이렇게 몇개 생각했던 것들 그런 것들 이렇게 메모 해 뒀던걸 엮어 본거죠.

- 네. 그 때가 5년 전 62년도 라고 그러셨죠? 그 이후로 작품 인제 쭉 쓰시게 되셨을 거에요?

- 네.

- 대강 우리가 알 수 있는 작품, 제가 알기는 `1964년 겨울` 그거는 아주 근래의 거구요.

- 네. 그렇죠. 상받은 동인상 받은 작품이지요.

- 네. 그 `생명 연습` 이후.

- 네. 그 전에 문단에 그 명색이 그니까 당선이라면 문단에 나왔다는 걸로 되는데 말이죠 그게 인제 데뷰가 되는건데 그 뒤로 한 2년 동안 괜히 그랬어요 그 때 학생 그 젊은 기분으로 지금도 젊지만 어떤 그 때 어린 기분으론 뭔가 이렇게 상업지들 문학지라던가 말이지 상업지들에다가 뭐 투고 한다는게 원고를 낸다는게 뭔가 좀 지져분하지 않은가 좀 그런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2년 동안 작품을 다른데 발표하지 않고 동인지 활동을 했었죠. 그 때 학교 친구들하고 같이 동인지 활동을 하면서 동인지를 어떻게 좀 적어도 기성 문예지와 같은 정도로 한번 글을 올려 보겠다 그런걸로 해서 말이지요.

- 네.

- 그런데 약간은 성공한거 같아요.

- 네.

- 그 첫 작품이 그 뒤에 인제 뭔가 상업지에 처음 낸 것이 `역사` 라고 문학춘추에 처음 냈었지요. 그 뒤로 계속해서 뭐 `무진경` 이니 뭐 많이 냈습니다만.

- 네. 근데 그 상업지에 내는 것이 약간 그 예술성이라든지 이런게 좀 격하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 가지신거.

- 아니 그런 뜻 보다도 괜히 그 반발 이었죠.

- 지금은 변하셨어요?

- 지금은 뭐 역시 인제 무대가 거기로 옮겨진거죠.

- 근데 이 김승옥 씨의 작품이 그 64년 겨울도 전후 그 젊은이들의 허무와 방황을 얘기한다 뭐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요. 그런 스타일은 쓰시는 사이에 그렇게 이루어 지시게 되는 거겠죠? 자기가 이런 스타일이 되겠다던가 이런걸 의식하면 안되겠죠?

- 글쎄요 뭐 반반이겠지요. 근데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제가 세대를 보는 어떤 제 눈이겠죠 그게.

- 네.

- 특히 또 우리 새대를 보는 눈, 우리 새대는 이렇지 않은가 하고 생각 하는거 말이죠. 그런 뜻에서 그건 외부에서 평이 그렇게 나오고 있는 모양이죠.

- 네. 아까 `탱고 이탈리아노` 를 들어 봤는데요. 또 한곡 고르시면은 어떤거 들어볼까요?

- 글쎄요. `멕시코` 라고.

- 역시 칸소네. 네. 클라오디오 빌라의 노랩니다.



- 지금까지 쭉 소설만 써 오신 셈이죠?

- 그렇죠.

- 그런데 저 그 `무진기행` 을 각색을 하셨다는 애기를 들었는데요. 그건 아주 근래 입니까?

- 네. 최근에 지금 그 영화로 찍고 지금 찍고 있습니다. 뭐 8월 말일 쯤이나 개봉될거 같은데 말이죠.

- 네.

- 제 작품이기 때문에 제가 애착이 가서 말이지요. 제가 직접 영화 그 시나리오로 각색을 해봤지요.

- 네. 그럼 앞으로 다른 작품 같은거 시나리오 방면으로 관심을 두실 것인지요?

- 네. 요즘 밖에서 그런 요구가 들어오고 있어요. 어떤 시나리오 써 보지 않겠냐고 그래서 또 평소 때도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제가 또 몇 가지 소설로 될 수 없는 이야기, 소설에 대한 형식을 빌릴 수 없는데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 그런것을 역시 좀 써 볼까 그렇게 생각 하고 있습니다.

- 네. 앞으로 인제 바쁜 생활 하시게 될거 같아요.

- 글쎄요.

- 오늘 여러가지 말씀 고맙습니다.

- 네. 고맙습니다.


- 럭키유지 제공 나의 데뷰.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으로 소설가 김승옥 씨를 모시고 얘기와 음악을 들었습니다.
여기서 그 동안 이 시간에 참여해 주신 백 스물 한분, 그리고 또 애청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내주 월요일 그러니까 7월 31일 밤 부터는 사회 저명 인사들의 슬기로은 얘기를 들어보는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얘기` 가 역시 럭키유지 제공으로 방송 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애청을 바랍니다.

(입력일 : 200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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