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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서 편 - 악사로 데뷔… 코미디언이 되기까지
구봉서 편
악사로 데뷔… 코미디언이 되기까지
1967.05.23 방송
‘나의 데뷰’는 가수, 영화배우, 스포츠 선수에서 시인, 화가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서 데뷰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오늘은 유명하신 코미디언 한 분을 모셔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구봉서입니다.

우리의 동아의 마이크하고는 뭐 많이 친하시죠?
- 네, 한 20분 전에 제가 떠들었죠.

한 곡조 꽝! 하는거요? 구봉서라는 성함이 본명이 아니시죠?
- 네, 그랬으면 좋겠는데 본명이에요. 본명이 아니면 뭐 세금 문제도 좀 적절히 해결이 될거 같은데 불행히도 본명이 돼서 그게 안되는 군요.

흔히 저 예명이라고 그래서 연예계에 들어오면 다른 이름들을 갖잖아요?
- 네, 제 밑에 젤 아래자 `서`자가 돌림자에요. 그래서 구씨성을 가진 사람들은 본명인 줄 알죠.

그럼, 맨 처음에 연예계하고 인연 맺으실 때 어떻게 우연히 되신거에요?
- 네, 우연입니다. 연예계 들어갈 마음도 안 먹었었는데요, 지가 집에 악기가 몇가지 있었어요. 예전서부터. 그래 친구들하고 아마추어 음악회를 하고 장난을 좀 했죠. 밤에 악기들 들고 오는데 지금 작고하고 안계시지만 김영한씨라고 계세요. 작곡도 하시고 노래도 하시는 분인데. 지금 계신 김정구씨의 형님되시는 분이죠? 그분한테 길가에서 이렇게... 밤에 가니까 어느 쇼단체 악사인줄 아셨던 모양이에요. 급하다고 뭐 해달라고 해서 뭐 그렇지 않다고 말도 할 겨를도 없이 어떻게 끌려가서. 어떻게 그렇게 됐어요.

그래서 가서 연주를 하셨어요?
- 네

혼자서요? 여럿이 친구분들하고 하시다가요?
- 네... 그러니까 이제 그쪽에서 악사 수요가 좀 모자랐겠죠. 그러니까 이제 그 틈바구니에 하나 끼어서 했죠.

그럼 뭐 얼마동안은 연주를 하신 거에요?
- 뭐. 얼마동안이 아니죠. 얼마 안 되죠. 그거 연주... 그 때 뭐 실력이나 있었어요 뭐? 아마추어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할 적이니까요.

코미디언하고는 같은 연예계 라는것 외에는 전혀 다르지 않아요? 분야가?
- 뭐 전혀 달르다고 할 수도 없죠. 뭐. 그 무대가 그 무댄데요 뭐.

그럼 어떤 계기로.
- 그래가지고서 불과 한 달 됐을까요? 음악한지... 희극배우 한 분이 실종이 됐어요. 어떻게. 행방불명이 돼가지고. 그 분 종래 돌아가셨지만. 그 별안간에 사람을 구할 순 없고. 막을 열려면 낼인데 오늘 그렇게 없어졌거든요? 그래 제가 대역을 했죠. 제가. 대신한것이 어떻게 그냥 그렇게 물들어버렸죠.

연예계에 들어오면서 이름을 바꿀 겨를도 없이.
- 네, 중간에 이름을 바꿀려고 했었어요. 어떻게 바꿀려고 했냐면 지금 김정구씨요. 가수. 김정구 선생님이 날 친아우 같이 생각하셨기 때문에 김정칠이라고 고쳐라 이렇게 하셨는데 정칠이라고 그러니까 정말 희극배우 이름 같단 말이에요. 너무 장난 같고. 그래 내 생각에 화투를 쪼금 할 줄 아는 사람인데 일곱끝 가지고는 도저히 시원치가 않아서 또 그 때만해도 내 이름이 날까 말까 하는 시절인데 이름을 바꾸기도 뭐하고 그래서 그냥 그만뒀지요.

네, 그래서 아홉이 조금 더 많은거라 그대로 하셨군요. 오늘 노래는 두 곡조 꽝!이 되겠습니다. 먼저 ‘헤어져 있어도’ 라는 한상일이라면 신인 가수에 속하겠는데요?
- 네네

새로운 노래 하나 들어보시겠습니다.

♪ 헤어져 있어도 - 한상일 ♪

우연이라는게 참 묘한거 같애요. 그 밤에 악기를 들고 거기를 지나가지 않으셨으면 코미디언이 안되셨을꺼 아니에요?
- 글쎄말이에요. 지금쯤 장관도 했었죠.

그럼, 학교다니실때는 뭐가 됐으면 하셨었어요? 또 뭐가 되고 싶고? 집에서 또 시키고 싶은 일도 있었을꺼구요.
- 그 때 집에서는 뭐 회사를 아버지가 경영하고 계셨으니까요. 아버지 뒤를 이을 작정이었었죠. 근데 그렇게 안됐어요.

그럼 구봉서씨 자신은?
- 뭐 제 자신은 뭐 별거 없어요. 뭐 아무생각 안 했어요. 어떻게 뭐 되겠지. 아무게 되든. 그렇게 생각했죠.

그래서 그때 이제 대역을 하셨다고 그랬는데요. 그게 그럼 이제 첫 무대가 되겠습니다?
- 그렇죠. 첫 무대죠.

그 얘기좀 해주세요. 누구의 대역을 어떤 역할이었고 또 어디에서 무대를...
- 그 분은 돌아가신지 오래됐는데 해방직후에 돌아가셨으니까 김대봉씨라는 분이셨는데 나운규씨 원작의 아리랑이라는게 있었죠. 거기 동네 청년이 있어요. 바보. 동칠이라고. 그걸 했어요. 그걸 했다가 대본에 없는 얘길 했다가 선배에게 혼났죠. 첫 무대에 그랬다가. 건방지다고요. 그거에요.

대본에 없는 얘기라는건 어떤 거였어요? 생각나세요 지금?
- 생각이 잘 안납니다만서도. 건방지게 제가 애드립을 좀 했죠. 거기서요. 그러니까 첫번째 무대에 서는 사람이 그렇게 건방지게 시작하면 어떻하냐고 해서. 내 자신이 참 잘하고 들어온 것 같은데 혼났어요.

근데 건방지다고 할 수도 없잖아요? 하다보면 애드립이 필요하게도 되지 않습니까?
- 그래도 어느 영역에 달한 사람들의 얘기죠. 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런걸 했으니 야단 맞아야죠.

영역에 일찍 너무 도달하셨던것 같애요?
- 아유. 그렇지 않아요. 지금은 어디 도달했나요? 까맣지요.

그때 그 연극은 어디에서 하셨었어요? 서울이 아니죠?
- 네 개성입니다. 개성에서 했어요.

그 때가 몇년전 쯤 되는 일인가요. 그러니까?
- 해방되던 해죠.

되던 해면 근 20년 됐죠?
- 20년이 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20년이 넘었죠. 20년 전에 그러니까 이제 무대에 코미디언, 처음부터 코미디언으로 데뷔를 하신 셈이 되겠습니다. 두번째 노래 들어볼까요 그럼?
- 두번째 노래요. 무슨 노랠 좀 들려주시겠어요?

성태민씨 노랠 요즘 몇곡 들어봤는데요. ‘여기서’라는 곡 좋아하실 것 같아요
- 네, 한번 들려주십시요.

♪ 성태민- 여기서 ♪

요즘에는 어디 출연하시는 거 보면은 같은 코미디언끼리 듀엣이라고 그러나요. 두 분이 호흡을 맞춰서 하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옛날에는 어땠어요?
- 옛날엔 지금은 이제 모든 물가가 올라가지고 인건비도 비싸고 그러니까요. 여러사람이 한꺼번에 모여서 하는 걸 피하죠. 경비가 많이 드니까요. 옛날엔 어디 그랬습니까 옛날에야 뭐 전부 한 단체에 전속이 돼있고 단원들은 맘대로 쓸수 있고 그러니까 하나의 일테면 토막극이라고 그럴까요? 그런걸 많이 했습니다. 여러사람이 했지.

코미디언이 여러사람이 나와서 이제..
- 아니 코미디언이 아니라. 이제 나를 중심으로 해가지고 여러사람이 같이 움직였었는데, 요즘에는 그렇게 되질 않아요 잘. 또 작품도 그런 작품도 없고 또 뭐 경비문제로 해서 그렇게 한꺼번에 여러사람이 모여서 그 한토막하기 위해서 여러사람이 애쓸수도 없고.

요즘은 뭐 후라이보이하고 같이 출연을 하신다던가 또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으실꺼고 한데, 그 당시에 같은 코미디언으로 뭐 저녁에 술이라도 드시고 같이 일도 하시고 그런 사람으로는 어떤 사람이 있었어요? 재미있을것 같애요. 또 뒷생활은.
- 그 때 시절에 저하고 같이 한 사람이 없어요. 절 갔다 중심으로 해서 딴 사람들이 코미디언 아닌 사람들이 같이 많이 움직였죠. 그리고 제가 데뷔한지 한 5-6년 후에 이제, 5-6년이 아니라 한 10년 됐을 적에 배삼룡이란 친구가 이제 같이하고 그랬었죠.

그리고 이제 한 20년 넘어 전해서 무대에 첨에 스셨고, 영화에도 출연하신 건 훨씬 후가 되겠죠?
- 그럼요. 그걸 시작해가지고 한 10년 후겠죠? 그러니까 반 잡으면 되요. 지가 만약에 데뷔한지 20년이 된다면 10년 후서부터 시작한걸로 하면 돼요.

근데 어떻습니까? 무대하고 영화하고 어려움의 차이라고 그럴까요?
- 양쪽이 다 어렵죠. 양쪽이 다 어렵고 영화라는거는 영화대로의 어려운 점이 있고, 무대는 무대대로 어려운 점이 있고. 제 자신이 그렇게 연기면이라던가 뭐에 원숙치를 못하니깐 뭐 전부 결함 투성이지요.

오늘 자꾸만 너무 겸손하신 말씀만 하셔서요 제가 뭘 여쭤볼까 궁색해 지는데요.
- 어렵게 생각지 마시고 물어보세요.

영화말고 이제 또 방송에도 많이 나오시잖아요?
- 방송은 첨에 어떻게 하게 됐냐면은... 방송은 제가 어렸을 때 부터 하긴 했어요. 지금 정동 꼭데기에 있는 옛날에 왜정때 JODK죠? 여섯살때부텀 했어요. 방송은. 아동극이죠. 쬐그만 유년극. 그거하고 국민학교 댕길 적에는 그 땐 보통학교죠. 보통학교 댕길적에는 교과서 낭독 같은거 있잖아요? 그런것도 하고. 그러다가 어떻게 이렇게 방송국에 다시 돌아 왔네요 제가.

처음부터 정말 소질을 보이신 셈이로군요. 근데 마이크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감정을 표현해야 되고 무대같은 거는 연속성있게 다 이렇게 보이고, 차이가 있지 않겠어요? 하시는 테크닉 같은데도 주력을 두시고 이런...
- 그럼요. 차이가 있지요. 이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니까. 눈에 보이는 거나 다름없이 제 목소리를 갔다가 전해 드려야 될 것 아니에요? 근데 어떻게 그렇게 됩니까? 안되죠? 안되는거는 아직 이제 덜 됐나는 얘기겠죠? 쉽게 얘기하자면요?

근데 선생님 무대 영화 방송에서 역시 웃기는 건데요. 남을. 웃긴다는 것이 어떤건지.. 웃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 말씀.
- 웃기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구경하시는 분들이 웃음에 대해서 상당히 인색하신데. 어떻게 좀 인색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들도 많이 공부할테니까.

인색을 부리지 않게 많이 좀 웃겨주세요. 앞으로요.
- 네,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데뷰 오늘은 코미디언 구봉서씨의 얘기들 들어봤습니다.

(입력일 : 200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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