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나의 데뷰
가수 최희준 편 - 서울대 법대생 가수된 사연
가수 최희준 편
서울대 법대생 가수된 사연
1967.05.13 방송
‘나의 데뷰’는 가수, 영화배우, 스포츠 선수에서 시인, 화가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서 데뷰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안녕하세요.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서 데뷰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이 시간. 오늘은 즐거운 주말의 한 때를 위해서 여러분이 너무도 잘 아시는 인기 가수 한 분을 모셨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최희준입니다.

최희준이가 뭐하는 사람인가 이렇게 물을 분은 아마 한 분도 안 계실것 같애요. 누구든지 유명해 지고 싶어하고 그러는데 유명해 지신 분의 입장으로는 또 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십니까? 유명하신 최희준씨는요.

- 글쎄요. 어떤 사람들은요. 그 소위 저희들 세계에서 그것을 가지고 인기세라고 그러는데요 그걸 가지고 상당히 불편하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근데 제 경우에는 불편하다기보다는 편리한 점이 참 많습니다. 여러가지로요.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면 됐지 해는 되지 않습니다.

편리한 점 한가지만 들어볼까요?

- 네. 우선 호주머니에 돈이 없다. 배는 몹시 고프다. 어디가서 뭘 먹어야 될텐데. 어떻하느냐 이럴 경우에 들어가서 먹고 아 이거 미안합니다. 마침 돈이 없습니다. 상대방에서 저 사람이 돈이 없어서 그러는게 아니고 어디다 놓고 왔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얼른 외상을 주거든요. 그러니까 뭐라 그럴까요. 돈 없이도 다닐수 있다 이런 굉장히 편리한 점이 있죠.

네. 한 가지만 해도 유명해져야 되겠습니다. 누구든지. 학교다니실때는 어땠어요? 유명하신 축이었나요? 뭘로 유명하셨...

- 학교다닐때 유명한거는 그저 뭐 키 적고 똥똥허고 얼굴 못생기고 그걸로 유명했죠. 그런데 학교다닐때도 과히 그렇게 인기가 없는 편은 아니었어요. 왜 그런고 허니 그 어디 야유회를 간다는가 말이죠. 그럴 경우에 아무래도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는 노래같은게 꼭 따르게 마련아닙니까? 그럴경우에 절 찾게되죠 이제. 노래를 좀 하라구요.

그 시절부터 보이시길 시작했군요. 근데 허스키란 얘기가 그 때만해도 없었을것 아니에요?

- 그렇죠. 허스키랑 얘기가 물론 있기야 있는 거지만 우리들 주변에서 그렇게 붐을 타고 얘기가 되진 않았었죠. 허스키가요. 근데 제 목소리가 이제 아마 허스킨가 봐요. 그리고 이제 제가 그 때 데뷰할 당시만 해도 하녕숙씨 또 현미씨 이렇게 허스키의 삼총사가 한꺼번에 나왔어요. 그래서 좀 더 강하게 여러분들에게 어필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됩니다.

정말 붐이었죠. 그 당시에는 그럼 허스키아니고 어던 목소리라고 표현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친구분들이랑.

- 뭐. 쉰듯한 목소리다. 그리고 제가 또 냇킹 콜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흉내도 내고. 모창하던 시절도 있었어요. 절 보고 우리나라의 냇킹 콜이다. 뭐 이렇게 별명을 붙여주고 그랬었어요.

노래 가수가 되실... 노래는 좋아하셨지만은 노래하고는 먼 전공을 가지셨다는것도 또 최희준씨... 계시는 분들은 다 아실텐데요. 왜 가수가 되셨는가 이 얘기는 좀 이상할꺼고. 어떻게 어떤 점이 그렇게 됐는지.

- 참 사람이 아주 그 자기도 모르는 그 뭐라그럴까요 아주 우스운 순간에 운명이 갈려진다 뭐 이런 얘기들 하지 않습니까? 저도 그런 경우의 하나인것 같애요. 어렸을때 그러니까 고등학교 2학년때 그때는 제가 이제 수학을 조금 좋아했어요. 난 틀림없이 이제 이공계통으로 나가서 그 집안 살림의 안정된 뭘 이루어야 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엔지니어계통?

- 엔지니어가 아니라 처음에 의사를 지망했었어요. 그랬다가 또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까 또 변하더군요. 마음이요. 아 요번엔 내 어떻게 사업을 하는 그런 방향으로 해야겠다. 그래서 이제 그때 어떤 대학이라고 밝히진 않겠습니다만 시험을 안 보고 무시험으로 들어가는 제도가 있었어요. 석차가 100분의 5가 되면은요. 그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입학시험이라는 뭐라 그럴까요 어려운 경쟁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 대학을 지망을 했었어요. 제가. 상과를요. 근데 아버님께서 말씀이 왜 사립학교를 가느냐구요. 기왕이면은 지 아버님은 지금 별세하고 안 계십니다만 상당히 그 완고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왕이면 경성제국대학을 가야 하지 않겠느냐 뭐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래 가지구선 아버지가 자꾸 우기셨어요. 법률공부를 하라고. 그때만 해도 법률을 공부하고 싶은 그 뭐라그럴까 마음에 준비라 그럴까 하나도 돼 있지 않았었습니다. 하두 아버지가 우기시고 학교는 또 뭐 나중에 옮길수도 있고 또 해 보노라면 자기 취미에 이렇게 동화될수도 있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해가지고 아버님한테 이제 마지막 효도를 해야겠다 뭐 이런 생각으로 법대를 지망을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그 이제 시험을 쳐서 요행 운이 좋아서 입학을 했어요.

최희준씨 말씀이시고. 그럼 결국은 효도를 못하신 셈이 되죠?

- 아니 들어갔으니까 효도는 됐죠. 네. 아버님께서 뭐 고시를 꼭 보라고 이렇게 말씀을 안 하셨어요. 우선 대학을 들어가라 우선은 들어갔으니까 좌우간 아버님 뜻에 거역을 안했습니다.

고 다음에는 장기대회라는게 서울대학교에 있었고 이건 제가 근야 잡지라든가 들어서 안 얘깁니다만 오늘 구두로 좀 직접 말씀을 들어보았으면 하는데요.

- 네. 사실이에요. 그게요. 제 대학교 3학년땐가. 제1회 서울대학교 장기놀이대회에요. 이름을 그렇게 붙였었어요. 장기놀이대회다. 카니발 비슷한거죠. 이제 법대 대표로 제가 나가서 노래를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당당히 입선을 했죠? 그게 이제...

그 때 부르신 노래가 뭐였어요?

- 그 당시에 팻 분이 굉장히 학생들간에 인기가 있었어요. I`ll be home 그걸 불렀습니다. 지금 현재 김광수씨가 와서 반주를 해주시구요. 그래 가지고 굉장히 아주 호평을 받았어요. 박자는 막 틀리고 그랬지만. 허허. 그래 이제 소문이 나서 친구들 간에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넌 뭐 노래를 해도 되겠다구요. 그 때 이제 제가 가정교사를 하고 있었어요. 학생들을 여럿 모아가지고 가리키니까 시간 많이 뺏기구요 어떻게 이거이 거 노래부르는 거이 거 돈 버는거의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없을까 생각하던 끝에 타피라고 월남이 갔다 온 해병대 제대한 그 밴드마스터 있습니다. 김한영씨라구요. 그 양반을 소개로 알게 됐어요. 그래가지고 그 8군쇼에 첫 데뷔를 한 셈입니다. 그 당시에 제가 부른 노래가 `낙엽`하구요 제리 베일이 불러서 크게 히트한 `you don`t know me` 허허허.

장기대회가 먼저였나요?

- 장기대회가 먼저죠.

장기대회가 계기가 된 셈이 되겠군요.

- 그렇죠. 그걸 일반한테는 공개를 안 하고 이제. 우리나라에 와 있는 미군병사들만을 위해서 노래를 했습니다. 한 4년간.

네. 그것이 그런 얘기가 지금부터 한 몇년쯤 되나요?

- 그러니까 한 10년 넘는 것 같습니다.

10년전의 옛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림자`라는 곡이 아마 데뷰시절의 곡일까요?

- 네. 이 노래가 제가 우리 노래를 처음 취입을 한 노랩니다.

10년 전 노래 한 번 들어...

- 아니죠. 이건 10년 전이 아니죠. 이건 그러니까 6년이군요.

6년 됐나요? 네.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 그림자 - 최희준

6년 전 노래라고 그러셨는데요. 지금 들으시면은 뭐 어떠세요? 만족하시는지 그렇지 않으면 부족하다고 느끼시는지요.

- 왜 저 그런 경험 있으신지 모르겠어요. 어렸을때 사진 퇴색한 사진 있지 않습니까? 근데 사진이 잘 된게 아니고 잘 안된 사진을 볼 적에 자신이 볼 ㅈ거에 서먹서먹하지 않아요? 그런 똑같은 느낌이에요. 뭐라그럴까 요런데는 지금 내가 부르면 요렇게 안 할꺼다. 아이 이거 참 부끄럽구나. 뭐 이런 생각이 들고 말입니다.

이 그림자가 우리 노래로는 처음이라고 그러셨는데요. 8군에서 노래를 부르시다가 이쪽으로 또 나오시게 된 계기도 또 있을것 같습니다.

- 네. `그림자`를 그 때 부를적에도요 8군쇼는 계속해서 나가면서요 나가면서 취입만 한 거에요. `그림자`하고 기억하시는 분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저 `목동의 노래`라구 있어요. 그 둘을 동시에 녹음을 했는데요. 처음에 이거 지가 안한다고 그랬습니다. 안 하는게 아니라 못한다고 했어요. 지금은 파키스탄인가 어디 가 있는 데요. 김성옥씨라고 가수가 저하고 같은 쇼에 있었어요. 그 양반이 남의 노래를 갖다가 흉내내는 앵무새 같은 그런 노래만 할 일이 아니라

외국 노래 부르는 거요?

- 네. 자기 노래를 하나 해서 두고 두고 길이 남기고 싶은 생각이 없냐 그러더군요. 난 뭐 그때만해도 뭐 지금도 시원치 않습니다만, 음악적인 실력도 그렇고 말이죠. 도저히 내 능력이 없어서 못하겠다 그랬더니, 처음부터 배워가지고 나온 사람이 어딨느냐고 한번 해보라고 자꾸 용기를 주더군요. 그래 이제 손석우 선생님을 만나 뵜어요. 선생님을 만나 뵙고 나서 제가 용기를 더 얻은 셈이죠. 그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아, 과연 이런 길이 있었구나. 또 이 길이 보람된 길이 될 수 있을것 같다 뭐 이런 생각을 해가지고 그 때까지만 해도 막연하게요 막연하게 그저 노래하고 돈을 받고 그걸로 학비를 조달을 한다 뭐 이런 생각뿐이었었는데 아 이렇게 아직 미개척의 분야도 있구나 내가 조금만 노력을 하면 거 뭐 조금 보람을 얻을수 있는 길이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해가지고 `그림자`하고 `목동의 노래`를 용감하게 선생님한테 받아가지고 그러니까 연습을 음을 듣고 그 음을 따러해서 하는거죠. 그러헥 해가지고 취입을 했어요. 근데 그 때만해도 내가 꼭 가수가 되야겠다 이런 확연한 생각은 없었어요. 될 수 있는 한 어느 선까지 해가지고 언제가되면 내가 이제 물러서야겄다 이런 생각을... 그래서 이름도 그 최희준이란 이름을 갖다 짓게 된 원인이 있는데요.

본명이 아니시군요?

- 네. 본명이 아닙니다. 원래 제가 최성준이에요. 이룰 성자하고 준걸 준짜요. 방송에 나가면 틀림없이 아버님이 들으실꺼거든요? 그 때 이제 조금 몸이 불편하셔서 외출을 안하시고 매일 래디오만 들으셨어요. 그래 혹 들키면 어떻할까 싶어서 말이죠 이름 가운데자를 바꿔가지고 최희준이라고 허허허허

네. 그 때만해도 거의 아마 결정은 되셨지만은 확정은 안 됐었는데 아마 노래가 히트됨에 따라서 노래를 따라서 결정이 된 것 같애요.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라는 것이 아마 그 이후로 정말 히트가 됐던 노래로 기억이 되는데요.

- 네. 보름차이를 두고 취입을 했습니다.

네. 같은 시기군요.

- 네. 같은 시기죠.

들어 볼까요? 옛날의 사진 다시 한번...

♬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 최희준

아버님이 결국은 알으셨을텐데요. 그 얘기도 또 궁금합니다.

- 네. 그 지금 밖에서 연출을 하고 계신데, 임영씨라구요. 그 분이 예전에 신문사에 계실적에요. 신문에다 절 크게 취급을 해주셨어요. 그 때 제가 나갈까 말까 망설였었어요. 신문에 나게 되면 틀림없이 아버님이 아실텐데. 한참 망설였습니다.

래디오로는 아마 목소리를 모르셨던...

- 모르셨죠. 절대 절대로 모르셨어요 그거는. 근데 이제 굉장히 망설이다가요. 에이 내 기왕에 나선 길인데 뭐 해야겄다 하구서. 그 종로에 있는 무슨 다방에서 만나 뵙기로 했는데. 거기 나가서 이제 물어보시는 대로 다 대답을 해드렸어요. 그랬더니 이제 그 다음 다음날 신문에 크게 났어요. 집에 들어갔더니 아버지께서 신문을 내놓고 이거 너지 그러시잖아요. 허허. 거 뭐라고 얘기합니까. 그래서 아무소리 못하고 네. 굉장한 야단이 떨어질줄 알았어요. 아주 뭐 혼날줄 알았는데 아버님께서 말씀이 그래 기왕 니가 좋아서 이 길로 들어가고 싶고 이렇게 또 하고 싶으면은 그 계통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라. 그 계통에선 필요한 사람이 되라.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그게 이제 저한테 마지막으로 남겨주신 유언이 되고 말았어요. 그 뒤에 바로 아버님께서 별세 하셨으니까요. 그래 지금도 얘기가 있을적마다 제가 그런 얘길 합니다. 허허허.

지금 아버님께 들려 드리고 싶은 얘기는 이 길에서 성공하셨다는...

- 글쎄 아직은 성공을 했다고 생각이 안 됩니다. 이제 인생을 다 저 총정리해가지고 이렇게 마지막으로 계산 뽑을 때 이제 얘기가 나오겠죠?

앞으로 법률공부와는 영원히 이제 지내실수 없는거죠?

- 이제는 이제는 안 되죠. 다 잊어버리 구요. 이제는...

즐겁게 노래 불러주시고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입력일 : 2007.07.26)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