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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손석우 편 - “다방 빌려서 레코드 취입”
작곡가 손석우 편
“다방 빌려서 레코드 취입”
1967.04.11 방송
‘나의 데뷰’는 가수, 영화배우, 스포츠 선수에서 시인, 화가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서 데뷰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 예로부터 이런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만 누구나 화려하고 대성한 오늘이 있기 까지에는 가슴 설레이면 등장한 첫 무대가 있습니다.
예술, 문화, 연예, 스포츠 등 각계 각층의 저명 인사들을 초빙해서 그 분들의 데뷰 시절의 얘기를 국내외 가요와 함께 들어보는 이 시간, 오늘은 과연 어떤 분을 모셨을까요. 》

- 안녕하세요. 서른 두번째를 맞이하는 나의 데뷰, 오늘은 수 많은 히트 송으로 청취자 여러분이 너무도 잘 아시는 가요 작곡가 한 분을 모셨습니다.

- 손석우 입니다.

- 우선 노란 셔츠의 사나이가 저는 떠오르는데요.

- 네.

- 노란색 하고는 뭐 관계가 없으신지 모르겠어요. 좋아하신다던가 뭐 특별한.

- 네. 뭐 노란 빛 이라고 그래서 싫어 할 까닭은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꼭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 네. 그럼 어쩌다가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군요. 노란 옷도 물론 안 입으시고. 노란색이면은 그 색말이 절교 든가요 아마 그렇죠. 절교 편지 할 때 뭐 노란색에다 써 보내면은 절교를 말한다고 그러는데 반대로 이 연예계 하고 인연을 맺으신거는 굉장히 오래되셨죠.

- 음, 그렇죠. 6·25가 나기 한 2년 전 이라고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 네.

- 몇년 쯤 됐을까요.

- 네. 한 십년이 훨씬 넘었죠?

- 네.

- 지금 와서는 인제 이렇게 여러가지 작곡을 하시고 정말 성공을 하신 셈이지만은 맨 처음에 이 연예계에 들어오실 때에는 참 애로도 많으셨을것 같아요. 그 당시에 또.

- 네. 뭐 지금 그렇게 말씀 하셨지만 뭐 성공하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도 없구요. 뭐 여전히 그 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만. 에, 저는 그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말이죠. 비교적 순조로운 걸음을 걸어 온 축이 못 되는 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서는 어렸을 때 부터 나는 음악을 하겠다 이런것이 움직이지 않는 하나의 코스가 돼가지고 그대로 순조롭게 음악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그런 코스도 있지 않겠어요? 근데 저는 그러질 못했어요. 그래서 꼭 음악을 해야겠다 어떻게 음악을 해야겠다 곡을 써야겠다 이런 뚜렷한 생각이 애당초부터 있었던건 아니구요. 뭐 젊어서는 누구나 다 그러리라고 생각 됩니다만 좀 꿈이 많았다고 할까요? 취미가 많았다고 할까. 그래서 전 하고 싶은게 많았었어요. 뭐 소설가가 된다 하는것도 꿈 꿔 보기도 하고, 또 연극을 한다 신극이죠 그런걸 꿈 꿔 보기도 하고 또 그림을 해 볼까 하고 망설여 보기도 하고, 좋게 말해서 취미가 많은 거겠지만 뭐 그 두 마리의 토끼를 쫓아서 한 마리도 얻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퍽 갈팡질팡 했다고 할까요? 많이 망설이고 번민하고 그랬었습니다. 그러다가 가깝게 이 길에 들어오는 계기라고 할까 그 여러가지 이를테면 길 가운데서 제일 이 길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사람을 알게 됨으로써 그렇게 됐어요.

- 네.

- 네. 구체적으로 말씀을 좀 드리면은 우리 김혜성 씨, 아실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김 시스터즈의 아버님이시죠.

- 네.

- 지금은 이제 이북에 납치돼서 생사를 알 길이 없습니다만 김 선생의 그 사랑을 받게 됐던것이 이 길로 주저없이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 네. 그럼 아까 맨 처음에 얘기를 했던 노란 셔츠의 사나이를 우선 들어보고 또 얘기를 계속하죠. 한명숙 씨의 노래죠.

- 네. 그렇죠.

♬ 노란 셔츠의 사나이 - 한명숙

- 이 노래가 그 종래의 스타일에서 바뀌어지는 전환이 됐다 그럴까 그런 얘기를 어디서 제가 읽은 것 같은데요.

- 그랬을까요?

- 네. 이 노래에서 쓰이는 악기가 기타죠. 주로 쓰이는게 지금.

- 네. 기타도 물론 들어가 있습니다만 이 저 바이올린

- 아 바이올린이요?

- 네. 빌리 빌리 풍으로 연주하고 있지요.

- 네.

- 그러니깐 웨스턴 스타일의 음악이라고 말 할수 있죠.

- 네. 근데 선생님 맨 처음에 기타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 네. 네. 아까 그 말씀 잠깐 드렸지만요. 김혜성 씨의 그 사랑을 얻어가지고 KPK 쇼즈에 입단을 했었죠.

- 그게 뭐하는 데에요?

- 음 그러니까 스테이지 쇼를 하죠. 8·15 후에는 미군 위문도 많이 했고, 또 일반 무대에서 공연도 많이 했습니다. 그 밴드부에 입단을 했었어요.

- 네.

- 그래서 기타를 그 때 했었는데 다른건 별로 할 줄 모르구요.

- 네.

- 아마 지금은 그 일렉트릭 기타가 한창 그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그 때만 해도 엠플파이어가 없는 그냥 기타였었죠. 생기탄데. 전기 엠플파이어를 처음으로 가까스로 구해가지고 미군이 쓰다가 두고 간거지요. 그래서 이제 일렉트릭 기타를 하게 됐는데 그게 아마 이 한국에서 일렉트릭 기타의 효시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돼요.

- 네. 그러면은 작곡으로 이렇게 바꾸신 거는 얼마나 되셨어요?

- 네. 그 때만 해도 곡을 쓰겠다 하는 생각이 아직 없었어요. 그런데 동난이 터지고 모두 부산으로 피난을 했지 않겠습니까? 그 때는 생활도 어렵구요. 그리고 지금 그 말씀드린 김혜성 씨도 희생을 당하셨고, 그러니까 과거에 쭉 그 선배들이 계셨는데 그 때에 그 꼭 뜻하지 그러리라 생각했던것은 아니지만 그 뭐라고 할까 세대교체가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는 우연이라고 할까 운명적이라고 할까 하나의 그 뭘 가져온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때 부터 해볼까 이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말하자면 습작에 손을 좀 대기 시작 했죠.

- 네.

- 그리고서 이제 그 때 지금 생각해도 뭡니까 이 감회 어린 추억이 되겠습니다만 그 피난 마당에서 레코드 취입을 한다면 그 때 무슨 그 설비가 제대로 돼있겠습니까.

- 그렇죠.

- 그러니까 다방을 빌려서 하기도 하고, 남의 집 2층방을 빌려서 하기도 하고 하는데 그 때 처음 취입을 제가 해 봤어요.

- 네.

- 지금은 그 곡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SP레코드 시대니까 뭐 남아 있지도 않지만요. 그 때 뭔가 그 `항구의 블루스` 라고 하는 곡이 있는데 그것을 어레인지 해가지고 첫 취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지껏 밴드맨 생활만 하다가 어레인지를 처음 하니깐 사실 떨리더군요.

- 네.

- 쓸 때 까지는 이제 썼는데 막상 이 소리가 어떻게 나오느냐 그러니깐 그 때 연주해 준 그 멤버 중에는 지금 김광수 씨도 있구요 엄더미 씨도 있고, 당당한 우리 그 동료는 멤버 들인데. 막상 소리가 나고 보니깐 염려 했던거 보다는 마음이 놓여요. 그래서 뭔가 그대로 기운을 얻어가지고 끝마치곤 했지요.

- 네.

- 그리고서는 몹시 흥분을 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머리에서 도무지 그 소리가 지워지질 않아요.

- 멜로디가요.

- 네. 네. 그 소리들이 말이지요. 그래서 그 날 몹시 술을 먹고 흥분 가운데 하룻밤을 지샌 기억이 지금도 생생 합니다.

- 네. 지금 그거는 습작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거 말구요.

- 네.

- 이제 아주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그런 곡으로는

- 아무래도 `나 하나의 사랑` 이 되겠죠.

- 네. 송민도 씨가 불렀던 노래죠.

- 네. 이것은 이 수복 후에 말이죠.

- 네.

- 지금 정동에 KBS 그러니까 중앙방송이죠. 중앙방송에서 처음으로 전속악단을 제대로 그 조직을 하구 그리고 이제 방송에서 가요 방송을 본격적으로 이제 시작을 하게 됐죠. 그 때에 그 멤버의 하나로 저도 참여를 해가지고 가요 프로를 제가 담당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자연히 곡을 좀 많이 만들어야 했었고, 그래서 이제 송민도 씨를 대상으로 해서 이게 만들어 졌었죠.

- 아., 그러니까 가수를 먼저 이렇게 생각하시고 작곡을 하신거에요?

- 네. 그러니까 요즘 순서하고 달리 방송이 먼저 됐었죠. 그래가지고 좀 노래가 알려지고 퍼지고 하니까 다음에 그 디스크 회사에서 교섭이 와가지고 레코드화 하게 됐었죠.

- 네. 굉장한 유행이었었죠. 오늘 저 권혜경 씨의 노래로 디스크를 준비해 봤는데요.

- 네.

- 원래는 송민도 씨의 노래로 히트를 했었는데요.

- 그렇습니다. 네. 네.

- 들어보겠습니다. `나 하나의 사랑`

♬ 나 하나의 사랑 - 권혜경

- 송민도 씨의 히트송을 지금 권혜경 씨가 불렀는데 이 들으시는 분들 자기 나름대로 뭐라 말씀을 하시겠지만은 전문가 입장에서 같은 곡을 이렇게 여러 가수가 부르면은 어떻게 어떤 생각을 하세요.

- 역시 다른 그 뭐라고 할까요. 쉽게 말해서 맛이라는게 있죠.

- 네. 달라지죠.

- 또 그렇게 되야 원칙이구요.

- 네. 선생님은 한 십여년 전에 이 가요계에 데뷰를 하시고 그 후로 쭉 제가 알기는 참 지금 아주 유명한 가수들 뭐 최희준 씨니 한명숙 씨니 가수로 데뷰를 시키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역시 그 개성에 맞추어서 작곡을 해야 되겠죠?

- 네. 그것도 그거고 역시 또 가수들이 잘 해주었기 때문이죠. 네.

- 이 노래에 정말 연예계 가요계에 대해서 그럼 오늘 시간도 다 된거 같은데요.

- 네.

- 선생님이 뭐 바라고 싶은 얘기라던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끝으로 부탁 드립니다.

- 네. 네. 요즘 뭐 다들 능력있는 사람들이 잘들 하고 있습니다만 너무 우리 노래들이 물론 가운데는 좋은 노래도 있지만 그 상업일변도에 흐르고 있는 그런 그 폐단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일면이긴 하지만 물론 상업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좀 더 음악성이 짙은 노래다운 노래를 만드는데도 당사자들이 좀 주력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 네. 모두들 원하는 거겠죠. 네. 오늘 여러가지 말씀 고맙습니다.

- 안녕히 계세요.


코티 벌꿀비누 분포, 동산유지 제공, 나의 데뷰. 오늘은 그 서른 두번째 시간으로 작곡가 손석우 씨를 모시고 얘기와 음악을 들어봤습니다.

(입력일 : 200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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