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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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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규석 편 - 후라이보이의 MC데뷰시절 이야기
곽규석 편
후라이보이의 MC데뷰시절 이야기
1967.03.18 방송
‘나의 데뷰’는 가수, 영화배우, 스포츠 선수에서 시인, 화가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서 데뷰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 예로부터 이런 격언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만은 화려하고 대성한 오늘이 있기에는 가슴 설레이며 등장하던 첫 무대가 있습니다.
예술, 문화, 연예, 스포츠 등 각계의 저명 인사들을 초빙해서 데뷰시절의 얘기를 청취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엽서의 신청곡과 함께 들어보는 이 시간. 그럼, 오늘은 어느 분을 모셨을까요.》

-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김상희 입니다.
나의 데뷰 오늘은 그 열두번째 시간인데요. 즐거운 주말의 한 때를 위해서 오늘 특별한 손님 한 분을 모셨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인기 없는 후라이 보이 입니다.

- 안녕하셨어요 선생님.
곽 선생님 하고는 방송도 함께 한것이 한 두번이 아닌데요. 대게의 경우는 제가 질문을 받는 경우였지만요.
오늘은 참 제가 좀 여쭤봐야 되겠어요.

- 그러세요. 그러세요. 이왕 나온 김인데.

- 요새 라디오나 텔레비전 보면은 곽 선생님 프로가 없는 것이 없는데요. 방송을 처음 시작하신...

- 아, 처음이요. 근데 내가 이 지금은 프로 페셔널인데. 프론데. 아마츄어 때, 한 지금부터 10여년 됬나?
정동에 있을 때요. 남산 방송이 정동에 있을 때 그 때 성가대 했을 때 성가 합창 한 일이 있습니다.

- 선생님이요.

- 네. 네. 거룩한 마음으로. 그 땐 내 머리에서 후광이 비췄었지. 지금은 까만 양이지만.

- 그럼 그것이 제일 처음이었어요?

- 방송 처음 해봤어요.

- 그럼 프로로 전향 하셔가지구요.

- 전향 해가지고... 한 7,8년 될거예요. 내 기억에. 저 기독교 방송국 있잖습니까.

- 아, 거기가 처음인가요?

- 네. 후라이 보이 아워 라고.

- 아, 그러니까 선생님 머리에서 항시 후광이 빛나고 있군요.

- 후씨 집안이니까 후광이 빛나죠.
그게 데뷰일 거예요 아마.

- 그 때는 프로가 뭐였습니까?

- 후라이 보이 아워.

- 후라이 보이 아워.

- 네. 그 순전히 노래, 신앙 공개 였었죠.

- 아, 그러니까 맨 처음으로 이제 코메디언으로서. 그러니까 방송의 아나운서가 아니고.

- 아니고 인제 MC. 코메디 하면서.

- 그럼 제일 처음으로 나오신 분이 되겠습니다.

- 그럴까요?

- 그 때 혹시 뭐 재밌는 얘기가 없었을까요?

- 재미난 얘기요? 글쎄 하두 오래 되서요.
그 때는 뭐 그 공개 프로가요 기독교 방송국에서 처음 했었고, 그런 화려한 프로를 그 방송국에서 처음 했었어요.

- 그렇겠죠.

- 제. 그 클래식 음악만 많이 하다가.
그래가지구 무슨 제가 인제 뭐 하잖아요? 그러면 거기 역시 기독교 방송국인만큼 많이 골랐죠 얘기를. 그래서 많이 애로가 있었어요.

- 오늘 저희 애청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음악을 한곡 선사해 주시지요.

- 아, 음악이요. 제가 골라요?

- 그러셔야죠.

- 좋죠.

- 뭐 디스크는 많으니깐요.

- 많은 줄은 나도 알아요 동아방송에.
근데 나는 판을 못샀어요. 이게 하나 듣고 싶은데 있을라나 모르겠네. 같은 우리 후씨 집안의 노래인데.
후랭키 슈나트라 있죠?

- 아니 후씨 집안 인가요?

- 네네. 우리 오촌당숙의 사촌에 그 뭐 되는데. 그 오빠의 동생인가...

- 네. 알았어요. 그 어떤걸로 골라드릴까요.

- 요즘에 그 스트레인져 인 더 나잇 이라는 곡...

- 아, 네. 준비 되있습니다.

- 있어요?

- 네. 골라드리겠습니다.

- 네. 그것 좀 듣고 싶습니다.


♬ Stranger in the night - 프랑크 슈나트라


- 두비두비두... 두부를 갖다 발음을 잘 못했군. 두부두부비지... 아, 두부하고 비지 같이 파는 거구나.

- 네. 같은 종씨 집안이라서 그런지 선생님하고 좀 비슷한 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 아니 뭘...

- 그런데 곽 선생님, 아까는 방송에서 제일 처음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이번에는 코메디언으로 데뷰하셨을 때.

- 참 이상해요. 난 사실 처음엔 코메디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인제 사회 엠씨 사회를 맡아보게 된 동기가 공군군악대 있었어요 제가. 근데 공군군악대 연주를 각 기지를 다닌다던가 미군부대로 연주 다니잖아요 전쟁때니까.
그 때 이제 클래식 음악만 연주하고 다니니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어요 청중들이. 그래서 인제 엠씨를 나한테 맡겼죠. 맡기는 도중에 인제 그 지루한 감을 덜기 위해서 조크도 하고 재미있는 얘기도 하고 판토마임 노래도 하면서 한것이 그게 이제 코메디언의 초창기가 아닌가 나로써는 그렇게 생각되요.
일반 무대에 알리게 된것은 제가 그 때 공군군악대에서요 재즈밴드를 하나 조직해가지고 그 이름이 후라이보이 밴드 입니다.

- 아, 그러니까 공군.

- 네. 날으는 사나이들. 조종사라 그거지요. 나도 참 조종사 노릇을 이렇게 하다가 기어를 잘못 놔가지고 빠꾸하다가 판잣집 하나 부셔가지고... 얘기가 이상해졌다.

- 정말입니까 진짜로?

- 후라이지 뭐.

- 하하하

- 근데 그 때 이제 우리 대민 사업으로써 대민 공연은 많이 했어요. 그 때 인제 곽하사 곽하사라는 이름이 알려졌죠.
저 친구가 인제 일반 사회에 나가면 코메디 할 사람이 아닌가 그렇게 얘기 했었데요. 선배님들 말씀이.
아닌게 아니라 인제 일반 사회에 나오게 됬어요. 일반 사회에 나와가지고 처음에 어딜 나왔냐면은 은성싸롱이라는 싸롱 뮤지컬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한 10년전 미도파 옆에 있었어요. 그 때 우연히 거기 들렸었어요 내가 군복을 입고 그 때 인제 공군 상사였었지.

- 아, 그럼 하나 올라갔네요.

- 하나가 뭐야 세개가 올라갔지.

- 세개 인가요? 잘 몰라서.

- 하사에서 상사는 세개 특진 했다구요. 공군에서 유사이래 처음이었다구 내가. 내 자랑만 하니까 안 됬지만 말이야.
거길 지나가는데 음악 소리가 들려요. 또 내 생활이 그런 생활이니까 들어갔더니 엄토미씨, 엄토미씨가 클라리넷 연주를 한참 하다가 날 보더니 `어, 후라이 보이 올라와` 한단 말이예요.
그 내이름은 곽규석이 얘기 힘드니까 후라이 보이 후라이 보이 이랬어요 밴드 이름으로. `올라와` 그런단 말이예요. 베이스 치라고. 그래 베이스를 치고서 노래부른게 시작이 됬어요 어떻게. 문이 열린거예요 고생문이. 그 때 부터.

- 네. 아니 그걸 고생문이라고 말씀하시네요 선생님.

- 난 처음에 코메디언 될라고 그러지 않았어요 나는.

- 아, 그러니까 싸롱에서 데뷔하신게 코메디언으로서는 첫출발이시군요. 그럼 직접 인제 그 아주 여러 청중들하고 무대에서 생활하신 것은.

- 음, 그것은 지금 시공관이지 지금은 국립극장. 거기서 `박단마쇼`라고 처음 했어요.

- 네.

- 박준서씨하고 같이 처음 데뷰했죠.

- 네. 그 때는 어떤걸 들고 나오셨어요?

- 그 땐 이제 엠씨. 사회를 보는데 어째 전체 프로가 1시간 20분 프로인데 나보고 40분은 때우라고 그래요.

- 어우, 혼자서요?

- 그래 난 아 그렇게 하는건가보다. 처음 초년병이니까. 혼자 40분을 했어요. 엠씨를 해가면서 이것저것.
그래가지고 인기없는 후라이 보이가 됬죠.

- 그 때 그 하고 지금하고는 또 기가막히게 차이가 나겠죠?

- 다르지요. 그 때는 좀 세금이 적었어요.

- 저, 곽 선생님은 웃는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가슴이 흐뭇해지는거 같은데요.

- 고맙습니다.

- 이번에는 엽서를 하나 골라주시면 좋겠습니다.

- 아, 엽서요. 많이 왔네. 하나만 골라요?

- 네.

- 아이구. 여기 `웃는 얼굴 다정해도` 그런게 있네. 아, 윤복희양의 노래구만요.

- 네. 어딘가요? 아, 영등포구 오류동 6-20 김명옥씨의 신청곡이군요.
네. `웃는 얼굴 다정해도`

♬ 웃는 얼굴 다정해도 - 윤복희

- 정말 이 말처럼 웃는 선생님 얼굴 뒤에는 믿을 수 없는 마음도 있을까요?

- 에이, 허기야 뭐 내 이름이 후라이 보이니깐 거짓말 잘 하는 사람으로 오인하는데요.
믿어주시오 라는 4월 초하룻날 특히 믿어주시는게...

- 이번에는 이런거좀 얘기해 주세요.

- 뭐요.

- 선생님 또 영화에도 출연을 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 네. 종종 하지만요. 영화는 제가 10년 좀 넘습니다. 역사가 깊습니다 10년.

- 산천도 변하는데.

- 네. 산천... 변한건 내 몸이 좀 변했죠. 저 중부지방이 좀 돌출했죠. 배가 나와서 많이 변했는데.
영화 처음에 데뷰한것이 `후라이 보이 박사소동`. 난 하나 참 자부하고 싶은것이 있어요.
지금 영화 배우들이 영화 출연 많이 하지만 자기이름 따가지고 영화 제목 붙인 사람 몇 이나 되느냐. 난 이걸 자부하고 싶어요.
뭐 자기 작품이 뭐뭐뭐 이런식으로. 후라이 보이의 무전여행, 박사소동 뭐 이런식으로. 그게 한 10년 됬죠.

- 거기서는 그럼 일약 주연이죠?

- 주연. 주연 뿐이예요?

- 미안해요. 미안해요.

- 1인 2역. 1인 2역. 아이 바뻐.

- 혹시, 뭐 잘못 하시진 않았겠어요?

- 잘못 하진 않았는데 역시 첫 작품이래서 고생했어요. 어려워요. 처음부터 어려운걸 했어요 1인 2역.

- 네.

- 근데 영화에서 제일 어려운데 뭐니뭐니해도 키스씬이더만.
근데 코메디언들 한테는 참 안시켜요 키스씬을.

- 근데 가장 엄숙해야 할 시기에 후 선생님이 나오시면은 그 분위기가 깨지는 통에 뭐 이런거 없습니까?

- 아니 아니. 역시 연기, 연기로 버티니까 그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연기를 해야지. 아 이거 내자랑만 하네.

- 지금까지 영화는 몇 작품이나. 대략.

- 그렇죠. 아마 주연, 조연, 부주연, 부단역, 부조연...

- 알았어요.

- 그런것 까지 합하면요. 이럭저럭 한 100편 넘을거예요.

- 네. 굉장히 많네요.

- 뭐 개런티로 따지면 굉장한 개런티였지.

- 그럼 또 세금도 많이 내셨겠네요.

- 많이 냈죠. 표창만 못 받았죠.

- 뭡니까 요사이도 일상생활의 스케쥴은 꼬박꼬박 혼자 손수 짜신다고 들었는데.

- 그럼요. 난 메니져가 없습니다. 제가 다 혼자 하고 있죠.

- 혹시 그럼 뭡니까 그거 짜시는 동안에 에러 같은건 없을까요?

- 있죠. 있지 않았는데 딴데서 툭 튀어나온 스케쥴 피치못할 스케쥴. 곤란할 때 많습니다.

- 그럴 때는 `어서 가거라` 하는게 낫겠죠.

- 누굴보고 가라그래.

- 스케쥴보러.

- 나 가란 얘기요?

- 아니 이제 시간이 다 될 때는 됬는데.
다시 음악 한 곡 골라 보겠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노고산동 56-39 10통 3반에 사시는 홍현포씨의 희망곡 위키 리의 `어서 가거라`.

♬ 어서 가거라 - 위키 리

- 호 선생님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 합니다.

- 오늘 나 혼자 내 피알 한것 같아서 안됬는데.

- 바쁘시면 어서 가보시죠.

- 네. 가야되요.
가만있어 가는게 아니라 나 가면 안되요 참. 9시 5분에 여기 또 방송 해야지.

- 아, 그럼 이따 다시 뵈야 되겠네요.

- 예. 안녕히 계십시오.

- 나의 데뷰. 오늘은 코메디언 후라이 보이 곽규석씨를 모시구서 얘기와 노래를 들어 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상희 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입력일 : 200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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