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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김희갑 편 - “노래를 가지고 데뷰 했습니다”
영화배우 김희갑 편
“노래를 가지고 데뷰 했습니다”
1967.03.10 방송
‘나의 데뷰’는 가수, 영화배우, 스포츠 선수에서 시인, 화가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서 데뷰시절의 숨은 얘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김상희 입니다.

매일밤 이 시간에는 예술, 문화, 연예, 스포츠 등 각계각층의 저명 인사들을 한 분씩 모시고 그 분들이 데뷰할 시절에 겪은 갖가지 얘기들을 들으면서 또 청취자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엽서에 의해서 국내외 가요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나의데뷰 다섯번째 문을 여는 시간인데요. 어느분 모셨는지 직접 여쭤보겠습니다.

- 네. 저 김희갑이올시다.

- 저 아까서 부터요 선생님. 첫 멘트 읽을 때서 부터 웃음이 나오는걸 억지로 참았더니 이제는 눈물까지 나올려고 그래요.

- 네. 절 보면 대게 웃죠.

- 모든 사람들 다 그렇겠죠?

- 네. 아주 뭐 우는것 보단 낫지 않겠어요?

- 오늘 선생님 모시니까는 흐뭇한 시간이 되는것 같은데 지금으로부터 몇년전에 선생님 데뷰를 하셨나요.

- 아 그러니까 1946년에 데뷰를 했습니다. 제가 금년 나이 마흔 다섯 입니다. 그러니가 햇수로 21년이 되겠지요.

- 그러니까 무대가.

- 네. 전 무대가 처음입니다.

- 그 때는 대게 어떤것을 하셨어요?

- 네. 제가 처음 무대는 기타하고 그리고 노래를 가지고서 데뷰를 했습니다.

- 네.

- 그것이 지금 시내에 있는 중간극장.

- 네.

- 요새는 저 이 됐죠. 그 때는 그것이 저 무대, 주로 무대의 극장 용도 였습니다. 그 때 제가 기타하고 노래로써 데뷰 했어요.

- 아, 그러니까는 가수 자신이 악기를 만졌던 분으로서는 처음이시겠어요.

- 아니 그렇지도 않았죠. 근데 이제 악기를 하게 되니까 자꾸 또 뒤에서들 가수가 모자라니까 좀 나가라고 그랬어요. 처음에 제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우스운 일인데. 에... 노래라는 것이 자기는 자신있다고 그러는데 처음에 이제 마이크 앞에 딱 나서니까 앞이 보이질 않아요. 앞이 통 뵈질 않고 캄캄해요. 그리고 다리가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는데요. 도무지 뒤에서 하는 음악 소리가 전혀 들리질 않고 박자가 엉망이 돼서 그것이 이제 몇일 가니까 좀 익숙해진것 같고 역시 세월이 가야 환경이 바뀌는것 같고 그렇습니다.

- 맨 처음에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시면서 불렀던 곡목은 무엇입니까.

- 그 때 가요곡인데. 그 때 제가 주로 남인수 선생의 노래를 많이 모방한걸 불렀어요. 뭐 그 불러봤자 노래라는 것이 오히려 창작하고 하는게 적절한 매무새라고 볼수 있습니다.

- 아니 그 때 아주 무척 재미있었던 일이 많으신것 같은데.

- 네. 그 때는 물론 그것이 재미지요.

- 네.

- 그리고 지방 같은데 가면 지금은 그래도 제법그 이륜차, 또 호텔 이런데를 듭니다만은 그 때만해도 자동차 트럭 뒤에다가 무대를 싣고 그 위에 겹쳐서 사람이 타고 그런 여행을 하는데 그것이 그 때는 펄 한결 재밌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은 단벌옷인데 그 인제 얄팽이 거리를 다음 장소를 뛰면 먼지가 뽀얗게 묻지 않습니까? 그걸 벗어서 털어서는 또 이제 가서 다려서 그걸 입고 무대에 나가야 하고, 또 그날 밤 잘 때는 그 바지 같은것을 잘 이렇게 해서 요 밑에다 깔아 놔가지고 이튿날 그것을 그대로 입고 가고 그 인제 다리미 아이롱 하는 그 값을 좀 경제적으로 해볼까. 그 때는 그랬습니다.

- 네.

- 그러나 그런 고생 가운데서도 항상 그래도 우린 그래도 우린 예술을 한다 이런 그 하나의 자부심 영웅심 이런것 때문에 한 것 같아요. 네. 그게 없었으면 아마 하기 힘들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오늘 제가 기타를 가져왔으면 선생님한테 한곡조 꼭 부탁을 드릴뻔 했는데.

- 아이고 이제는 뭐 손이.. 이제는 뭐...

- 그럼 선생님이 애청자 분들을 위해서 노래 한 곡 선사해 주시겠습니까?

- 네. 제가 몇년전에 미국에 갔을 때 시카고에서 우리나라에 김 씨스터즈, 시카고 반하우스에서 만났는데 그 분들이 그 우리나라의 `봄맞이` 라는거 있죠. 그거 한번 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 네. 들려드리겠습니다.

♬ 봄맞이 - 김 씨스터즈

- 네. 지금 김 씨스터즈의 노래를 들으니까 지금 한간에는 미국에서 들어온 소식을 보니까 결혼을 두분이 했던가요?

- 네. 저 민자양은 유태인이라고 그런 얘기도 들었습니다.

- 네. 근데 그 우리나라 고유한 선율은 남의 나라에선 절대 모방을 할 수 없는거 같죠? 네. 그 뒤에 어레인지가 아무래도 좀 다르죠? 우리나라 말하고는요?

- 네. 네.

- 그럼 다시 인제 또 말씀을 들어봐야겠는데. 그럼 연극은 시작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 연극은 그 이듬해 제가 데뷰를 했던 이듬해 47년도가 되겠습니다. 그 때 반복악단이란 단체가 대구에 갔었는데 그 해에 십일사건이란 유명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래가지고 이제 괭장히 기다렸어요. 그래서 단체가 거기서 한 20일간 아마 가도오도 못했어요. 그 때에 이은근 선생이라고 있었습니다. 그분이 6·25 때 납치 돼갔지만 그분이 그 때 그 춘향전이란걸 하는데 사또를 했었어요. 그러다 이제 뿔뿔이 거기서 헤어졌는데 겸령이 해제 되니까 다시 그 대극장에서 우리가 연극을 시작하는거에요. 근데 할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날보고 대역을 사또를 하라고 해서 그래 사또 대역을 하는데 좌우간 한 닷새를 대사를 어떻게 무진 외웠던지 이제 대사는 입속에서 그냥 빙글빙글 돌도록 이렇게 참 줄줄줄줄 외도록 외웠고 그런데 그건 좋은데 너무 또 열심히 해서 목까지 쉬었어요. 그래가지고 완벽을 기해가지고 무대에 서는데 그 때 그 대극장에 회전무대 였습니다. 또 무대를 휙 돌려 놓으니까 내가 상하수가 바뀌었어요. 이쪽이 상수 같기도 하고 저쪽이 하수 같기도 하고 전혀 이게 분간을 할 수가 없어서 실수를 했고, 또 특히 뒤에서 대사를 일러 줍니다. 일러주는데 그게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아요. 그래가지고 내깐에는 괭장히 외웠는데 그리고 소리를 내 역량껏 다 질렀는데 객석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소리소리 야유가 들어오고 집어쳐라 소리가 들리고 그래서 제가 참 땀을 흘리고 무대에서 울면서 내려온것이 제가 연극 첫 무대 였습니다.

- 아마 그것이 약이 돼서 지금의 선생님으로 변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엽서 하나 고르겠어요. 선생님이 하나 골라주시겠습니까?

- 예. 시내 영등포구 오류동 39번지 계신 원용재 선생님.

- 네. 원용재 선생님한테 보내드리는 유주용씨의 노래 `사랑의 묘약 제9번`

♬ 사랑의 묘약 제9번 - 유주용

- 네. 지금 `사랑의 묘약 제9번`을 들어보니까 혹시 김희갑 선생님 한테도 숨은 로맨스 같은게 있을것 같은데.

- 그야 좀 있겠죠. 이제 로맨스 라는건 다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 안 발표해 주시겠어요. 선생님?

- 네. 그건 뭐 다 지나간 일입니다.

- 네. 그럼 다른걸 또 여쭤봐야겠네. 선생님한테 여쭤보고 싶은게 많아서요. 이번에는 영화에 데뷰할 때 얘기를 좀 해주시겠어요?

- 영화는 그 한 10년 지난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2~13년 전에 `청춘 쌍곡선` 이라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이라고 할까요. `청춘 쌍곡선` 이라는데 제가 첫 데뷰를 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그 연극을 하다가 데뷰를 다시 영화로 하게 된 그 전환점이죠.

- 네.

- 이제 처음에는 영화를 찍는데 연극보다 재미가 없어요. 도무지 한 컷 또찍고 또 와서 뒤에가 또 찍고 그러니까 앞뒤를 계산 할 수가 없어서 말이죠. 처음에는 우리가 거의 찍을 때 감독이 이래라 저래라 이렇게 해서 무작정 찍은거에요. 그 땐 아무 계산도 서있질 않았어요. 그래놓구서 그 다음에 턱 이어보면 자 이게 또 그럴싸 하단 말이지. 네. 그래가지고 차차 이제 좀 익숙해 지니까 이제 영화에 대한 편집이라던가 이런것이 짐작이 가고 말이죠. 그 때서 부터 영화에 대한 눈을 좀 뜨게 됐죠.

- 네. 어떤 장면에서 제일 많은 NG를 내셨어요?

- NG는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라는데 저희가 멤버 구봉서씨랑 저랑 멤버를 한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우스운 대사가 하나 있었어요. 그래서 둘이 웃어가지고 그 때 잣수로 말이죠. 1000자를 NG를 냈어요. 그래서 그 날 그거를 도저히 못찍고 그 이튿날 찍은 일이 있어요. 그게 아마 제일 기억에 남는 NG 인것 같아요.

- 네. 1000자라고 그러면은...

- 네. 그러니까 전 영화의 10분의 1이죠.

- 아, 굉장히 많은 NG를 내셨습니다. 아, 나의 데뷰 이시간에는 여러 애청자들이 보내주신 엽서를 꼭 둘 고르게 돼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듣고싶은 곡이 있다든지요. 나의데뷰 시간에 모시고 싶은 분이 계시면은 엽서에다가 적어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동아 방송국은 주소를 여러분들이 잘 아시니깐요. 제작과 나의데뷰 담당자 앞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엽서 한곡 골라 보겠어요. 이번에는 사직동에서 보내주신 분이군요. 사직동 96-1 황성낙씨. 이분에게 보내드릴 노래는 `상록수` 클립 리처드의 노래 보내드리겠습니다.

♬ 상록수 - 클립 리처드

- 김 선생님의 재밌는 얘기를 듣다 보니까 오늘도 시간이 다 된것 같습니다. 나오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애청자 여러분들에게도 사과의 말씀 드려야겠어요. 항시 얘기를 듣다 보면은 마지막 부분 끝까지 못 듣는데요. 여러분들의 많은 저 뭐라그럴까요. 저 애교스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코티 벌꿀비누 분포, 동산유지 제공 나의 데뷰 오늘은 그 다섯번째 시간으로 영화배우이며 코메디언이신 김희갑씨를 모시고 여러분들과 함께 즐거운 얘기와 노래를 들어봤습니다. 여러분들 다시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상희 였어요. 안녕히 계십시오.

(입력일 : 200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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