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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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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편 - 제20회 근로자들의 사회문제
김수환 추기경 편
제20회 근로자들의 사회문제
1980.04.20 방송
김수환 추기경은 1980년 당시 신군부에 뺏기기 전 동아방송(DBS) 간판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DBS 초대석`에 4월1일부터 23일간 출연했다.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었던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 진행했던 이 대담 프로그램에서 김 추기경은 유학시절이야기, 종교·정치, 여러가지 사회문제에 관한 생각 등을 들려 주었다.
Q) 강원도 사북에서 광부들의 유혈사태가 벌어졌습니다. 80년대를 놓고 우리의 과제가 노동 문제인데요, 평화시장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놓고 우리의 교훈이라면 무엇일까요?

A) 사북사건이 질서를 회복하고 타결에 들어간 것이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폭동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이었습니다. 인명 피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사람이 감정이 복받치면 혼란스러운데, 부녀자에게 가해진 일 등 아름답지 못한 일들을 보면 지금까지 모든 일들이 너무나 순리적으로 해결됐다기보다는 모든 것이 힘으로 처리된 데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여러 직업 종류가 있는데 맨 밑이 넝마쟁이고, 끝에서 두 번째가 광부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상상할 수 없겠지만 날마다 죽음을 앞두고 사시더군요. 이들의 느껴온 소외감이 얼마나 클지, 더구나 현실 임금이 기본에 미치지 못할 때 느끼는 소외의식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반드시 사북의 광부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경제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에너지 문제가 큰 문제라는 것 또한 맞습니다. 석탄도 많이 파야겠죠. 인정합니다. 석탄산업이라는 것이 사양산업이라고 합디다. 기업주 입장도 이해해야죠.
그럼에도 밑바닥에서 직접 채광을 하는, 생명의 위협을 안고서 박봉의 허덕이는 그런 광부들의 인간적인 측면, 소외에 우리가 이해가 적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비단 광부뿐만 아니라 영세 근로자들에 대해서 경제발전을 시켜야 한다, 어려움의 극복도 중요하지만, 아울러 직접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고충과 아픔을 우리도 함께 나눌 줄 알아야만 순리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이런 일을 놓고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가요? 사북에 천주교 교회도 있을 텐테 말이죠.

A) 교회가 직접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제가 알기로는 원주교구인데 소외된 지역에 수녀님들이 좀 나가 있습니다. 광산촌을 위해서 힘은 없지만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수녀님들이 가서 큰일은 못하지만 대신 광부들의 부인되는 분들과 인간적인 어려움을 함께 나눈다고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임금문제가 아니라 인간적인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마음에서 갈망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노동에 대한 충분한 보상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앞서서 말 한마디라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가진 대우가 중요합니다.

(입력일 : 200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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