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청년 김수환 대구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해방 직후 대구가 주는 놀라움이 무엇이었나요? 무엇보다 청년들이 제일 크게 받아들인 것은 갑자기 좌우 대립이 심해지고 이데올로기가 휩쓰는 상황이었는데, 대구는 어떠했나요?

A)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나라 전체가 이데올로기 적으로 좌우익 격돌이 심했습니다. 돌아와 보니 선배들 중에 `비판신문`에 종사하는 분들이 있었고 좌익에서 하는 `무슨 전선`이라는 신문이 있었는데 대학 선배 중에 한명이 있었습니다. 저하고 같이 같은 상지대학에서 같은 학년 한 명을 서울역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여러 해 만에 만났는데, 잠시 커피샵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자기는 수원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며칠 후 수원에서 국대학 반대(국립대학 반대) 데모가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가 관련되어 있지 않나. 예를 들면 이 친구처럼 좌익에 가까운 친구들이 있었고 우익이라고 그럴까, 가톨릭 신자들도 있었고 좌익을 반대하는 입장이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로서 서로 가까이 느꼈다가 이데올로기 때문에 갈라졌다는 얘기를 신변 가까운 데서 느꼈고 그런 상황이 한국 전체를 지배하는 상황이 아니었나 아쉬웠습니다. 예전에는 친구처럼 얘기했는데 이데올로기 때문에 갈라지게 되고 주변에 그런 사람이 많았습니다.

Q) 이데올로기라는 무엇인지요? 편집국장을 하기도 했지만 홍명희 같은 분도 있다. 북한에 가서 큰 지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해방되면서 신문사 안에서도 갈라지고 국토 분단이 되었습니다. 민족주의, 사회주의 그룹이 해방 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소통도 안하고 원수가 되다니… 일제 36년처럼 분단 36년이 되었습니다. 그 시초는 미소가 해 놓은 냉전의 체제입니다. 요새 미소는 협상도 하고 악수도 하고 그런대로 얘기를 하는데 우리의 남북은 그런 게 없습니다.

A) 이데올로기 측면이 하나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이지만 조선 때도 4색 당파가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성이 자기주장을 절대시하고 남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적습니다. 요즘에도 그런 걸 느끼고 그런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대화를 한다든지 토론을 한다든지 하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토론은 토론대로 냉정하게 하고 함께 참된 점을 찾아서 나아가는 공동 노력을 한다든지 어떤 타협점 그런 것에 대해 훈련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느낍니다).

Q) 주관적인 조건이 그런 전쟁을 일으켰겠지만 남과 북이 6·25 때 서로 최대로 죽이고 죽인 결과가 오래 원수 관계를 계속하게 만드는 이런 느낌이 있습니다. 전쟁은 어떤 경우에 수단으로 쓸 수 있는 것입니까?

A) 전쟁이라는 것이 옛날 교회에서는 정당한 전쟁이 있다고 했으나 지금 교회 전체의 태도는 어떡해서든지 전쟁은 피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종교적인 입장에서도 북이 쳐들어왔을 때 총을 들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고 총을 집어 쏘게 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전쟁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전쟁밖에 해결길이 없다고 보여지기도 하지만 민족간 동족 상잔은 절대로 안 됩니다. 모든 슬기를 동원해서 동족끼리 피를 흘리는 것은 막아야 하고 대화를 통해 통일에 접근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더구나 핵 시대 전쟁 얘기 지구가 몇 천개 있어도 없앨만한 그런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특히 우리에서 국제정세 다른 많은 기술의 발달, 화해의 증대, 인류가 더불어 산다는 기류 안에서 한반도 안에 화해의 발전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뚜렷한 계기가 눈에 보이는 것 같지 않아 아쉽습니다.
다음에는 6·25전쟁 체험으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입력일 : 200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