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황청 대사가 우리나라에 와있죠? 외교 시스템이 있고, 심지언 바티칸엔 장관도 있더군요. 국제정치에 개입을 하는 현실적인 힘이기도 한데요.
A) 교회가 말씀하신 대로 하나의 순수 교회이면서도 한편으로 정부 형태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그것은 과거 중세로부터 내려오는 유산입니다. 이태리에 교황 영토도 많았고 한 때는 황제 위에 있기도 했습니다. 그게 축소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됐죠. 중구 명동 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일 뿐인데요. 각국과 수교도 하고 그렇습니다. 현재도 그런 것이 타당하냐는 논의도 있습니다. 교회는 어디까지나 정치권력에서 말하는 세력이 아니라 정신 세력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느끼고 그래야만 타당하겠죠. 과거에 그런 영향 때문에 교회가 갖고 있는 힘 때문에 스탈린이 "몇 개 사단이나 가졌냐?"는 식으로 말했을 수 있죠. 무식한 질문이기도 한데, 하여간 교회의 힘은 무력이라던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정신의 힘입니다. 나폴레옹도 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두 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칼과 정신이라고요. 결국 정신의 힘이 칼을 이긴다고 간파했습니다. 교회나 우리 자신도 무력이 필요한 때가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 같은 상황은 더욱 그렇지만, 힘은 정신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Q) 십자군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교회 조직을 외경스럽게 바라보는 배경에는 자세히 모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추기경도 자문회의 같은 조직의 멤버죠? 예전에는 70명에서 130명대로 늘어났다죠? 그런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요?
A) 교회가 커졌기 때문이죠. 예전 추기경은 원칙적으로 로마 주변을 관장하는 주교들이 추기경이 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가 세계적으로 넓어지고 여러 인종 대륙으로 넓어지다 보니 추기경 수를, 전 세계의 소리를 듣기 위해 확대한 거죠.
Q) 우리나라의 교황의 사절이 와 계신데, 그분과 김 추기경과의 관계는…?
A) 서로 협력 관계인거죠. 한국 교회에 대해서 교황을 대리하기도 하지만, 교회 안의 행정에 개입하지는 못하고, 어디까지나 (교황청과 한국 교회의) 중계 역할을 하는 겁니다. 저는 추기경이기 때문에 직위로는 그분보다 제가 위고, 교구장의 입장으로는 그분과 협력관계입니다.
Q)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부활절 밤이군요. 부활절의 의미가 특별하게 부각되기도 하는데요. 특히 1980년 한국의 부활절은 다른 종교적인 의미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새로운 의미가, 새로운 가치가 부각된다고 할까요? 그것을 기다리는 벅찬 감격이 있습니다. 부활절에 부쳐 한 말씀해 주십시오.
A) 부활이란 그리스도께서, 의를 위해서 진리를 위해, 다시 태어나셨다, 불멸의 생명으로 태어나셨다는 게, 우리의 믿음입니다. 부활절의 의미를 우리 사회에 대입해 해석하면 정신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죽었다고 할 때, 우리의 양심, 자유랄지, 이런 것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많은 희생을 치룬 대가로 살아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금년 부활은 특히 희생을 치룬 분들이 직접 간접적으로 부활을 체험하고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감옥생활을 하신 분들이랄지, 그리고 또 시련을 겪은 분들도요. 얼마 전 환자를 한분 만났는데요, 투병 안에서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Q) 또한 4월이라면 우리나라에 특별한 의미죠. 봄이라 설레기도 합니다. 가톨릭교회의 올해 부활절에 붙여서 하는 특별함은 없나요?
A) 행사로서는 없으나 저희들 교회 안에서도 전체로서 부활절이 가진 의미는 참된 것은 반드시 죽지 않고 산다, 참 사랑은. 사랑이 소멸한다고 볼 수 있습니까? 우리나라가 안창호 선생도 말씀하셨듯이, 진리는 따르는 사람이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룩되는 날이 있다고 했던가요? 부활이라는 믿음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입력일 : 200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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