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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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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편 - 제5회 교회가 무엇이냐 신부가 직업이냐
김수환 추기경 편
제5회 교회가 무엇이냐 신부가 직업이냐
1980.04.05 방송
김수환 추기경은 1980년 당시 신군부에 뺏기기 전 동아방송(DBS) 간판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DBS 초대석`에 4월1일부터 23일간 출연했다.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었던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 진행했던 이 대담 프로그램에서 김 추기경은 유학시절이야기, 종교·정치, 여러가지 사회문제에 관한 생각 등을 들려 주었다.
Q) 교회란 무엇일까요? 로마교황, 카톨릭은 정치적 힘이 큰데요. 우스개 소리로 스탈린이 교황의 발언권이 세다고 해서 교황이 도대체 몇 개 사단이나 가졌기에 그렇냐고 말했다고 하죠. 교회라는 것, 거기에 종사하는 신부란 또 무엇인가요?

A) 신부는 사제라고 말합니다. 신부 위에는 주교가 있는데요. 그 위에 다시 추기경이 있겠죠. 물론 주교로서는 똑같지만 저는 대주교이면서 추기경이지요. 그러나 성직을 엄격하게 말해서 직업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소명으로 봐야 하는 거죠. 여러 나라들이 생활비는 주고 있는데, 봉급 제도는 따로 갖고 있지 않습니다.

Q) (생활비는) 누가 주나요?

A) 교회가 주는 건데, 지역 교회는 신자들이 주기도 하죠. 연보라고 합니다. 엄격하게 설명 드리기 힘들기도 합니다.
앞서 질문으로 돌아가 일단 교회는 쉽게 말하면 믿는 신자들의 집단 조직이겠죠. 깊이 신학적으로 말하면 단지 그것만은 아니겠죠. 믿음에서 모인 형제적인 공동체. 그리스도의 몸이기도 합니다. 한 몸을 이루듯이 믿음에 있어, 서로 사랑함에 있어 일치의 원리가 돼야 한다. 그래서 세계 속에서 사랑의 일치를 이룩하는 공동체로서, 그 사랑을 확산시켜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 속에서 빛, 소금 누룩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Q) 교회란 집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군요?

A) 물론 인간이 육체가 필요하듯 집이 필요하죠. 집이 곧 교회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설령 없더라도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입니다. 달리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표현되기도 하죠.

Q) 교회가 사업도 많이 하는데…?

A) 포교하는 것, 믿음을 전하는 것, 사업 사명, 넓은 의미로 복지 향상을 위한 문화사업, 병원 사업 자선사업 등이 있죠. 이익보다는 봉사를 앞세우는 사업입니다.

Q) 교회가 하지 말아야 하는 사업도 있나요?

A) 교회가 이익을 추구하면 안 됩니다. 물론 이익을 추구해서 다시 교육에 재투자 한다거나,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러나 현재 한국 카톨릭 안에서 그런 일은 없습니다.

Q) 술집을 경영한다거나 그건 안 되겠죠?

A) 그건 자체로 찬성할 수 없죠. 과거에 (사업에 대한) 그런 경험들이 있는데, 단순한 이윤추구는, 성직자들은 사업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교회는 신자들의 자발적인 성금에 의해 운영돼야지, 돈을 벌려고 한다면 하느님의 축복을 못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Q) 소득세 안 내나요? 갑종 근로소득세 같은 것 말이죠.

A) 10년 전엔가 거론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정부 당국자하고 같이 이야기 했다가, 저희랑 불교의 스님이 걸렸는데, 봉급제도가 안돼 있다고 해서 세금 매길 수 없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Q) 소득은 있는데요?

A) 그게 일정하지 않죠.

Q) 무언가 좀 불합리 한데요. 개신교의 목사님도 그런가요?

A) 거기는 봉급제가 있습니다. 세금을 낸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세금을 안내는 게) 개운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으로 개선하려고 연구도 해봤는데, 신자들의 성금이 유동적이고, 그게 어려운 게 있습니다.

Q)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A) 하는 나라도 있고 하지 않는 나라도 있습니다. 봉급제를 하는 나라도 유럽에 몇 개 있네요. 그러나 봉급제가 없는 나라가 더 많긴 합니다.

(입력일 : 200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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