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1980년 당시 신군부에 뺏기기 전 동아방송(DBS) 간판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DBS 초대석`에 4월1일부터 23일간 출연했다.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었던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 진행했던 이 대담 프로그램에서 김 추기경은 유학시절이야기, 종교·정치, 여러가지 사회문제에 관한 생각 등을 들려 주었다.
Q) 인공유산이나 피임에 반대하시는 이유는?
A) 이런 인간도 만들 수도 있고 저런 인간도 만들 수 있고 결국에는 괴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유산을 한다는 목적이 어디 있냐면 사람이 너무 많다, 줄여야하는 데 저항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고 이런 태중에 아이들부터 죽인다는 쉬운 방법을 씁니다. 순결한 생명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는데 부모들에 의해 임신이 되고 단지 어른들의 입장에서 인구가 너무 많다고 죽이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차후로 비생산적인 인간들, 식물인간이 많아지면 이것도 없애자 이렇게 됩니다. 능률을 위주로 하는 물질적인 분배만을 위주로 하는 그런 가치관을 가지게 되면 인간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인간의 부분적인 살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