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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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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편 - 제3회 한국 기독교의 성장
김수환 추기경 편
제3회 한국 기독교의 성장
1980.04.03 방송
김수환 추기경은 1980년 당시 신군부에 뺏기기 전 동아방송(DBS) 간판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DBS 초대석`에 4월1일부터 23일간 출연했다.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었던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 진행했던 이 대담 프로그램에서 김 추기경은 유학시절이야기, 종교·정치, 여러가지 사회문제에 관한 생각 등을 들려 주었다.
Q) 기독교인인 3김씨 얘기로 마무리되었는데 이런 정치인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한국 기독교가 그만큼 다른 종교보다 성장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순교하는 역사를 본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이렇게 교세가 많이 성장한 것 아니겠습니까? 한국의 정치의 중심에 섰는데 기독교의 수장으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기독교가 사회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종교로 성장해간다 이렇게는 볼 수 있습니다. 성장이 전부 긍정적이냐는 평도 나올 수 있겠지만 그만큼 비중이 커진 것은 사실이고 책임의식을 충분히 느낍니다. 교회 전체 의식으로 형성되어 있느냐는 의문시됩니다. 맨 먼저 교회의 성장과 3김씨의 탄생과 인과 관계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아니라고도 그렇다고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셋 다 김씨라고 김씨의 영향력이 크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모두 기독교인이니 교회의 입장은 어떠냐하면 대통령 출마한다면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표를 많이 던질 것이냐 그렇진 않을 것입니다. 일부 소수의 좁은 생각에서 그런 태도를 취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 있어서 교회나 신자 대부분은 정말 믿을만한 정치인이냐, 이 나라를 정말 민주주의를 이뤄나갈 사람이냐 하는 이런 것에 따라 표를 주고 안 주고 좌우될 것입니다.

Q) 종교 정치 선거 이런 걸 연관시켜서 가톨릭 신자였던 존 F 케네디가 대선 출마 당시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는 교황의 지시를 받지 않느냐, 우리가 교황 아래 들어가야 하냐 이런 비방이 있었습니다. 이 때 명연설을 하는데 "내가 가톨릭을 믿는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비해 정치 결정에 종교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덜 한 것 같습니다.

A) 존 F 케네디가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장면 박사가 부통령을 출마할 당시 현재 미도파 위치에서 같은 내용의 연설을 하는 것을 명동성당으로 들어오면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승만 박사가 개신교였고 가톨릭인 장면 박사를 치기 위해 그런 말을 했습니다. 20세기 들어와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 자부하고, 그것이 종교의 본연입니다. 3김 분들 역시 대통령 권력을 잡으려고 종교를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모두가 지향하고 있는 참된 의미의 종교일 경우는 인간을 위한 정치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자기의 믿음을 가지고 일하면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습니다. 색깔론으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가치를 포괄하는 종교라면 자기 믿음을 갖고 일한다면 좋은 일 아닙니까?

Q) 대통령이 된 이후에 케네디 정부가 교황청에서 반대하는 산아제한에 찬성을 한다거나 그런 결정을 할 때 그 사람이 가톨릭 교도가 아닐 경우 교황청에 반대하는 정책에 대해서 찬성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A) 실정법에 있어서 갈등이 정치를 실제 하면 있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까지 정치와 실제 종교가 아주 융합된다고 기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격한 의미의 종교인, 완전히 자기의 삶을 소명으로 가진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가지고 실제 나라의 행정권을 맡게 된다던지 하게 되는 것은 갈등이 심하므로 하기 힘들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그렇습니다. 순수 종교적인 입장에서는 산아 제한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합니다. 특히 인공피임이나 유산은 생명의 존중이라는 입장에서 절대적으로 반대합니다. 그것이 일반 윤리관이나 사회 전체의 정치에까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입니다. 인명 경시 풍조,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좋으면 된다는 가치관을 사회 전체에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태리에서는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치의 문제지만 종교적 믿음이 깊게 숨어있는 정치 문제입니다. 내일 또 여기에 대해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입력일 : 200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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