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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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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편 - 제1회 종교와 정치
김수환 추기경 편
제1회 종교와 정치
1980.04.01 방송
김수환 추기경은 1980년 당시 신군부에 뺏기기 전 동아방송(DBS) 간판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DBS 초대석`에 4월1일부터 23일간 출연했다.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었던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 진행했던 이 대담 프로그램에서 김 추기경은 유학시절이야기, 종교·정치, 여러가지 사회문제에 관한 생각 등을 들려 주었다.
Q) 사회적으로 시끄러운 게 많습니다. 단순한 종교에 그치지 않고 천주교가 사회적으로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카돌릭이 200년간 꾸준히 커왔고 오늘의 한국 정치와 연결해서 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지 듣고 싶습니다.

A) 동아 60주년 축하드립니다. 동아일보는 민족지로서, 동아방송은 사회적 공기 역할을 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만우절이지만 남을 속이는 말은 아닙니다.(하하) 종교가 정치와 관련이 됩니다. 종교도 정치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전인적입니다. 여기까지는 정치다 하는 분야도 없지만 종교가 전인적인 구원적인 역할이 없으면 종교의 역할을 다하지 못 합니다.

정치를 의식한다기보다 정치와 조화도 이루고 갈등도 가져오고 그럴 수 있습니다. 중동이나 아일랜드 예처럼 종교의 사회적 발언이 많아졌다라는 말씀인데 정치적인 간섭이랄까 이런 의미는 아니고 종교 본연의 역할을 하다 보니 때로는 정치가나 정부로부터 종교는 종교의 영역을 넘어선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발언, 어떤 행동이 그런 비판을 받을 만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종교가 소속된 사회·나라가 우리 자신들이 어떤 이상으로 삼고 있고 모든 이가 보다 인간다운, 정의로운, 자유로운 사회를 이루는 데 이바지할 것이 없는가 하는 동기에서 출발한 일입니다.

한 때는 어려운 시기에 많은 분들이 정치권력과의 갈등을 일으키기 쉬운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은 피해 왔습니다. 믿음을 위해서는 순교하는 자세가 본 종교인의 자세인데 종교가 인간을 위한 종교라면 어떤 권력이나 체제 아래서 신음하는 것을 보면서 입을 닫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수난을 겪을 염려가 있고 겪기도 했으나 그래도 권력을 탐내서가 아니라 이럴 때 오히려 종교인들이 희생을 치루더라도 말할 건 말하고 나서야 하는 겁니다.

Q) 종교가 정치에 관여할 것이 아니라 종교가 정치하는 사람의 마음에 작용을 하라고 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도 하나의 사람이라면 종교가 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정치하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종교도 정치가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설명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정치 자체가 문제를 갖고 있을 때는 정치인 개인 문제라기보다 집단의 문제 아닙니까? 개인의 여하를 떠나 조직원의 하나로 움직입니다. 정치인 개인의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자체가 문제입니다. 어떤 윤리관을 가치관을 가졌느냐가 기본적이지만 정치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만 있어야 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역사 속에 정당한 일을 해야 한다면 하는 게 맞습니다.

Q) 봄을 맞아야 하지 않느냐 이런 언급들도 있는데 봄을 맞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봄은 올 것인가요?

A) 지금 4월인데 아직 5월은 아닙니다. 정치 기류에 있어서도 봄이 오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꽃샘추위도 있을 수 있듯이 그런 추위가 또 올 수도 있다 이런 느낌이 드는군요. 저는 크게는 낙관합니다. 그러나 아무 문제도 없을 거다 이런 생각은 안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도 예상됩니다. 과연 일부에서도 그런 것이 있을 수 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치적인 민주적인 의식이 과연 얼마만한가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민주주의를 살려야 합니다. 정부, 정당, 군대도 이걸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것은 확신합니다.

Q) 민주주의 해야 하는 건 누구나 다 알지만 그렇게 되겠습니까?

A)누구든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가치라는 확신을 가진다면, 정부가 국민이 그런 확신을 가졌느냐 그것이 문제죠. 확실히 민주주의로 나가야 한다는 힘이 모아진다면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과거와 타국은 어떤지 참고로 해서 기독교와 정치와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입력일 : 200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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