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스물 네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물려준 생활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스물 네번째 시간으로 경상남도 삼천포시 늑도동을 찾았습니다.
삼천포시 늑도동은 초량도, 학섬, 신섬, 늑도의 4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늑도가 행정의 중심지가 돼있다. 늑도동은 216호의 1200여명이 살고 있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어업을 생활의 토대로 살고 있으며, 농사는 부업으로 하고 있다. 특히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학섬은 천연기념물 208호로 지정돼 학을 보호하고 있다.
삼천포에서 약 4km 떨어진 늑도를 가노라면 하루 세번 다니는 통통선을 이용하던지, 아니면 대저선을 타고 약 20분간 가야한다. 이 늑도는 물이 귀하고 남자들의 출어시간이 길어, 님이 그리운 섬이다.
예순 여섯살 구두천씨에게 구리섬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늑도와 학섬에 대해서 알아본다.
(음성 녹음)
또 쉰살 김도엽 여인은 이 늑도가 말의 형상을 닮은 산세를 가졌는데, 말 머리에 해당하는 곳에 길을 내 큰 인물이 나지 않는다고 옛 사람들이 말했다면서 누가 지금 그런 소리를 믿겠느냐고 웃는다.
(음성 녹음)
늑도는 농사일이란 부녀자들만 하고 있는데, 논은 한평도 없고, 27.9 헥타르의 밭이 있어 보리, 마늘, 양파가 주산물이 되어 있고, 밭일이 끝나면 고기잡으러 배타러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일이 고작이라고 말한다.
(음성 녹음)
물이 귀하고, 남자들의 출어시간이 길어 님이 그립다는 이곳 주민들의 민요는 거의 님타령과 물타령과 관계된 노래가 많다. 그래서인지 젊은 남자라고는 찾아 볼 수는 없고, 부녀자들과 아이들, 그리고 노동력이 없는 나이많은 노인들만 볼 수 있었다. 이 섬에 가장 잘 알려지고 누구나 흔히 부른다는 님타령, 물타령을 들어보자.
(음성 녹음 및 소리 - 님타령, 물타령)
님은 종종 보나, 물이나 펑펑 솟아나 님의 빨래나 하여 보세. 물이 님보다 더 그리운 곳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물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여전하고, 요즘도 밤새 물을 길러 다니고, 날만 가물면 며칠 밤씩 날을 샌다고 말하면서 비누가 없어, 불을 때고난 재로 비누를 만들어 쓰며, 빨래를 하던 얘기를 마흔 아홉살 강석은 여인이 들려준다.
(음성 녹음)
여하튼 이곳은 물이 그립고, 님이 그리운 고장이다. 물을 긷고 밭을 맬때 부른다는 물타령을 들어보자.
(소리 - 물타령)
이번에는 고기잡이 하러나간 님의 소식을 듣기 위해 가는 배를 멈추어, 보고 싶은 님의 소식을 묻는 님타령을 들어보자.
(음성 녹음 및 소리 - 님타령)
섬에 남아 있는 많은 아낙네들의 님에 대한 열망에 비해, 님의 돈벌이는 시원치 않은 모양이다. 열흘만에 고기잡이에서 돌아왔다는 서른 일곱살 최영조씨에게 고기잡이에 대해 알아본다.
(음성 녹음)
님 그립고, 물 그리운 늑도 주민들은 그들의 외로움을 잊기 위해 많은 우리의 민요를 부르며 열심히 살고 있다.
(음악)
DBS 리포트. 오늘은 민요의 고향 스물 네번째 시간으로 삼천포시 늑도동을 찾아봤습니다.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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